실패왕 뽑기 대회 북멘토 가치동화 70
박슬기 지음, 유영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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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실패왕뽑기대회

 

북멘토가치동화 초등고학년창작도서추천 박슬기작가 신간소개 [실패왕 뽑기 대회]

 

엄마!!..........”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아들이 내 두 손에 종이 한 장을 쥐어 주었다.

초등 여름방학 생활계획표 & 생활기록부였다. 작년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어떤 내용인지 잘 이해를 못해서였을까, 그냥 해맑게 가지고 왔었는데 올해는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작고, 표정이 무언가 우울해 보인다. 초등학생이기도 하고 저학년이라 성적과 관련된 이야기도 없을 것이고, 우리 집은 그런 것에는 크게 관여를 하지 않는데 무엇이 우리 까불이 아들을 위축되게 만들었을까?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겨보고 있는데..

엄마.. 있잖아. 다른 건 다 잘했다고 써 있는데, 내가 발표를 잘 안하고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그 부분이 안 좋게 써 있어. 괜찮아? 그런데.. 난 진짜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그냥 많이 부끄러운 건데.. 장난치는 거 아닌데...” 라며 우물쭈물 거렸다.

알고 있어. 네가 앞에 나와서 이야기 할 때 장난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거. 그리고 손을 들지 않는 건 잘못 된 게 아니야. 부끄러워서 못하는 것도 나쁜 게 아니야. 그럴 수 있는 거야.”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제 서야 아들의 얼굴이 환해지더니 그럼 엄마, 나 잘 하고 있는 거지?”라고 말하더라. “그러엄!!!!”

 

[실패왕 뽑기 대회]의 주인공들도 우리 아들과 비슷하다.

 

어쩌면 우리 딸과 비슷한 성격의 친구도 있는 것 같다. 온이라는 친구는 무엇이든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앞에만 나가거나 상황이 닥치면 일시 정지 마법에 걸린 것처럼 아무것도 못하고 주춤거린다. 이 장면이 어쩌면 나의 아들의 모습과도 같았다. 가족 안에서의 모습은 까불까불 귀엽지만 앞에 나가서 하는 활동에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그래서 선생님과의 첫 상담 때에도 말씀을 드린 기억이 있다. 천천히 기다려 달라고. 그러면 하게 된다고. 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기다림이라는 것이 아직은 많이 어렵고 힘든 것 같다. 고작 시골 작은 학교라 10명도 안 되는 아이들인데 말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잘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하리. 누군가는 하리의 모습을 보고 정말 잘한다 칭찬을 하지만 그 모습 뒤에는 엄청난 노력의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하리는 그 결과를 위해 애쓰지만 점점 지쳐 간다. 그 모습이 우리 딸과도 같았다. 조금은 천천히, 느리게 가도 좋으련만 욕심은 있고, 하고 싶은 것은 많고. 그래서 집에서는 아이의 감정을 많이 존중해주려고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푸름이는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푸름이의 뒤에는 언제나 할머니가 응원을 해주고 있었다. 우리 푸름이가 이미 잘 알고 있네. 실패를 실패로 보기 보단 성공으로 가는 계단이라고 생각하면 돼.” p.68그런 환경에서 자란 푸름이는 온이와 하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던 것이었다.

 

어쩌면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압박을 주지 않아도, 학교 안에서, 또래관계에서, 더 나아가 사회에서 경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성공해야만 하고, 실패하면 패배자가 되는. 실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실패왕 뽑기 대회]라는 책을 통해 아이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기 보다는 적어도 실패라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님을, 그리고 그것이 인생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것을 부모님이, 선생님이, 주변의 어른들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잘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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