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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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삶에사랑이없다면그무엇이의미가있으랴

 

모티브 신간도서소개 인문교양추천 세계철학전집 에리히 프롬편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표지를 보면 에리히 프롬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처음에 언뜻 그를 보았을 때에는 인자해 보였는데, 한참을 들여다보면 무언가를 꿰뚫어 볼 줄 아는 눈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런 것을 보고 통찰력이 있다고 하던가. 살짝 입꼬리가 올라감에 있어서는 미소를 짓는 것처럼 인자해 보일 수 있지만 눈을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만 같다. 실물을 보면 오히려 더 비판적이고 직설적일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에리히 프롬은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고 사회심리학자이며 정신분석학자이기에 더 그런 느낌을 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가 있으랴]라는 제목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많은 것을 심어줄 것만 같다.

 

이전에 사람간의 관계-사랑에 관해서 풍자하는 그림을 본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이 각각 아름다운 꽃을 정원에서 기르고 있었다. 한 사람은 그 꽃에게 매일 물을 주고, 가위로 솎아주며, 사랑의 말로 예쁘게 키워 나갔다. 그렇게 그 꽃은 하루가 다르게 생기가 넘쳐나 주변의 시선을 받으며 더욱 예쁘게 피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자신의 꽃들이 예쁘게 필 때마다 가위로 잘라 시장에 내다 팔았다. 그 당시에는 주변의 사람들이 예쁘다 하며 비싼 돈을 주고 사갔지만 어느 새 시들어 버린 그 꽃의 값어치는 길바닥의 쓰레기보다 못하게 되었다. 이 두 그림의 이야기를 보면서 한참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들은 어떤 의미를 말하려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사랑이라는 건 과연 소유물의 하나인 것일까?

누군가는 꽃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아끼며 사랑하였고, 누군가는 겉모습만 사랑하였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진심으로 아끼고 배려하며 사랑할 줄 알지만,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구속하려하며 집착하고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이를 대하는 방식은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라. 만약 나한테 연인이 없다면, 나와 함께 하는 가족을 생각해 보라. 그 사람들한테 나는 어떤 존재이며, 나는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며 대하고 있는가.

 

사람은 성격에 따라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다고들 말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혈액형이었다면, 지금은 MBTI라는 것에 따라 사랑하는 방식과 자신과 맞는 유형이 다르다고들 한다. 하지만 에리히 프롬은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을 보고 과연 무슨 뜻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태어나면서 부터의 나의 기본적인 성품도 있겠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과 사랑하는 이를 대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정신적으로 피곤할지는 몰라도 이는 상대방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배려하기 위해 사랑을 배워나가야 한다는 것일 거다. 그래야 그 사랑이 오래 변치 않고 지속될 것이니까 말이다.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어떤 모습의 사랑이 진정한 것이고, 어떤 모습의 사랑은 집착이며, 어떤 사랑은 광적이라 말할 수 없다. 이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이 맞고 이해관계가 성립이 된다면 그 또한 사랑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아름답다고 여기는 사랑의 이면에도 분명히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하나씩은 숨어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에 우리는 장미라는 꽃에 비유를 많이 한다. 아름답지만 가시가 있는. 이른 아름다움 속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랑 또한 그것에 눈이 멀어 그 어떤 허물도 보이지 않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감쌀 수 있는 포용이 있지만 조금씩 그 껍질이 벗겨질 즈음엔 상대방의 환상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그 시기는 언제 찾아올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찾아온다. 그로 인해 사랑의 아픔을 겪을 날 또한 기어코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가 있으랴]에서의 에리히 프롬의 철학을 알고 있다면, 사랑의 관계가 무너지고, 마음이 식고, 더는 서로의 사랑을 믿을 수가 없어졌을 때 그의 철학이 당신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져 줄 것이다. 서로가 사랑함에 있어서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였으며, 무엇을 놓치고 잊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일로 아픔을 겪게 되었는지, 이제는 두 사람간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고 싶은지 말이다.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를 다시금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 놓이게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다시 만남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헤어질 수도 있을 것이며, 끝내는 이별을 고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진실에 마주하고자 하는 사람은 용기 있는 자들이기에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가 있으랴] 이 책이 함께 그 길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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