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아가
이해인 지음, 김진섭.유진 W. 자일펠더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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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해인영문시집 #눈꽃아가

 

[눈꽃 아가] 제목부터 참 사랑스럽지 않은가.

눈꽃. 겨울에 내리는 눈을 이라 표현한 것일까, 아니면 꽃에 앉은 을 표현한 것일까.

어떤 것을 의미하든 자연의 이름으로 그 평범한 단어가 신비하게만 들린다.

 

이 책의 저자인 이해인님은 시인이자 수도자(수녀)이다. 그렇기에 자연에서 얻은 모든 감명들을 사랑과 기도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승화 시켜 영문시집으로 엮어 놓았다. [눈꽃 아가]는 첫 책이 아닌 2005년 처음 출간된 이래 20여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개정판이다. 그녀의 시인으로서의 시작과 수도원에서의 생활의 모든 결이 고스란히 스며든 아름다운 시집인 셈이다.

 

[눈꽃 아가]는 대부분의 주제가 자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면서 영어로 번역을 함께 넣어 놓으면서 국내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독자들까지 이 아름다운 시와 기도, 그리고 사랑의 언어로 하나가 되게 만들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자연을 통해 고독을 견디고, 자연을 통해 사랑을 배우며, 기도로 승화해온 이해인 수녀의 오랜 수행과 삶의 태도를 우리는 이 시들을 통해 배우게 된다.

 

차갑고도 따스하게

송이송이 시가 되어 내리는 눈

눈나라의 흰 평화는 눈이 부셔라

 

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

 

차갑고도 따스하게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송이송이 시가 되었다. 차갑다. 하지만 따뜻하다. 겨울에 내리는 눈은 분명 차갑다라는 것을 우리는 머리로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따뜻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겠지. ‘차갑지만 따뜻함그 안에서 느끼는 평화로움. 우리는 그것을 언제 어디에서 마음껏 누려볼 터인가. 그리고 저 혼자 날아다니는 눈의 모습을 깨끗한 자유로움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라는 것에 ~’ 작은 숨결로 생명을 불어 넣는 것만 같아 싱그럽기까지 하다. 겨울의 느낌인데도 봄이 생각 날 만큼.

 

가볍게 쌓여서

조용히 이루어내는

무게와 깊이

 

하얀 고집을 꺾고

끝내는 녹아버릴 줄도 아는

온유함이여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연이지만 그렇기에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도 자연이리라. 그런 것 하나하나에 눈을 돌리기에는 우리네 삶이 참 팍팍하고, 무겁고, 힘겨운데, 이해인 수녀의 [눈꽃 아가]에서는 사계절을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삶을 편하고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통해 나의 삶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도 된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나도 그런 사랑을 해야겠네

그대가 하얀 눈사람으로

나를 기다리는 눈나라에서

 

하얗게 피어날 줄밖에 모르는

눈꽃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한 사랑을 해야겠네

 

이해인 수녀의 [눈꽃 아가]를 한 장 한 장 마음에 품고 꾹꾹 눌러 쓰면서 내 마음에는 한 자락의 사랑이 피어난다. 그 작은 두 손으로 기도하면서 조심스레 자연의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렇게 새로운 벗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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