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뒤집기 트리플 32
성수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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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찻잔뒤집기

 

[찻잔 뒤집기] 책의 표지를 보면 어두운 숲 같은 곳에 토끼 한 마리가 걸어가는 것 같다. 그런데 손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귀는 비이성적으로 너무 길게 솟구쳐 있다. 나무들의 모습도 좀 기괴해 보인다. 어떤 것들을 의미하는 것일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보통 표지를 보면 책의 내용과 연관이 많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니까.

 

강희가 나를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을까? 강희의 공방에서 일하며 월급을 받게 된 이후 나는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다. 강희는 내게 재미를 느끼고 있을까?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을 계속하다가 월말이 다가오면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러다 계좌에 강희의 이름으로 돈이 들어오면 마음이 놓였다.p.29

 

사람들은 누군가를 평가하기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그 평가라는 것이 돈이 많고, 적음도 아니요, ‘잘나고 못남도 아니요, ‘외모와 키도 아니요, 그럼? 바로 그 사람, 상대방의 쓸모라고 한다. 쓸모?? , 그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이용가치가 있냐는 말인데, 이것 참 얼마나 웃기고 씁쓸한 말인가. 그게 그 사람의 존재 가치라니.

 

강희는 늘 아득바득 살아내는 해진의 꿋꿋함과 꾸준함도 좋아했지만, 한편으로는 해진이 엄한 것에 한눈팔았으면 했다. 살면서 쓸모없고 아름다운 것을 더 많이 보았으면 했다.p.74

 

성수나 작가의 첫 연작소설인 [찻잔 뒤집기]는 위에 말한 쓸모를 완전히 잃고 나서야 진정한 나란 존재의 가치를 만들어낸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치가 쓸모없다며 왜 이런 것에 목숨을 걸고 그 가치를 논하는지, 그것을 논하는 것 자체가 가진 자의 특권이지 나에게는 시간 낭비하는 해진, 쓸모가 있다고 하나 죽음이라는 유일한 삶 앞에서는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강희‘. 이 두 인물의 심리와 주변 인물들을 다양한 묘사로 이야기는 진행되어 진다.

 

[찻잔 뒤집기] 이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각 각의 중심인물들을 따라가며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를 알아가는 일,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의 모든 삶 속의 어둠과 생각 그리고 작은 틈 안의 모든 것들을 비집고 알아간다는 것이 아닐까. 찻잔을 뒤집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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