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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
김민지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반짝이지않아도잘지냅니다
에세이라는 장르의 글을 읽을 때마다 생각하는 건 하나다.
가까운 사람에게도 하기 힘든 어려운 이야기들을 어떻게 나에 대해서 모르는 이들에게, 나라는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줄 알고, 무턱대고 자신의 이야기를 써대는 것일까? 아.. 오히려 나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나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고, 색안경을 끼고 있지 않아 오히려 편하게 나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것일까? 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에세이는 정말 일기 같다. 지나온 삶에 대한 회고록 같다. 그냥 ‘내 얘기 좀 들어 줘, 나 힘드니까 아무라도 내 얘기에 공감이라도 해줘.’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걸 읽는 우리는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맞아, 나도 힘든데 이 사람도 똑같이 힘들구나.’ 하는 작지만 비슷한 공감과 ‘그래도 나보단 저 사람이 나은 거 아닌가?’ 하는 회의감도 들기도 하고, ‘이 부 분은 내가 이 사람보다는 낫구나.’하며 안도감을 내비치기도 하고.. 이런 모든 부분들이 픽션이 들어간 소설과는 절대적으로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공감은 어쩌면 자기연민에 대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진정으로 함께 나누는 공감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내가 위로를 받으면 한편으로는 이 책의 의도와는 빗겨 나가도 성공한 셈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한 달 뒤 회사로 복귀해서는 체력에 무리가 되거나 일이 과중되어 시간이 빠듯하다 싶으면 곧잘 ‘못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잘 먹고 잘 잤다. 대체 휴가가 생기면 바로바로 써버렸다. // 그러자 회사에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지만) ‘김민지는 일에 영 욕심이 없다’, ‘아니다, 어마어마한 빽이 있다’는 소문이 들었다.』 p. 47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서두름이라는 것이 없었다. 나만의 방에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나’라는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 ‘나’를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어찌 보면 가장 힘들지만 그녀는 그것을 선택하였다. 다른 이들에게는 불편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조직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말이다. 정말 어떻게 그렇게 선택할 수 있었을까. 그렇지만 그런 부분마저도 좋아하고 격려해주며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분명 그녀의 주변에 있었기에 그녀가 이렇게 반짝이는 사람이 되었겠지. 그것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반짝이는 삶보다 무탈함의 행복을 택했다고 말을 하지만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반짝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 존재만으로도 반짝이는 사람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