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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아이들의집
정보라 작가의 소설들은 거의 대부분 어두운 면들이 많은 것 같다. <저주 토끼>를 읽었을 때에도 처음엔 ‘무슨 내용일까’를 엄청 생각하며 여러 번 읽었었다. 그리고 이번 도서인 [아이들의 집] 또한 내가 자주 접하는 장르가 아니기에 한 번의 읽힘으로는 도저히 마음에 정착이 되지 않았다. 내용이 어렵고 모호해서가 아니라 은근 무거웠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는 장르라고 하길래 무섭다거나 아니면 추리 같은 것을 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을 했었지만 이건 뭐 그럴 겨를조차 없이 내용을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도 바빴고, 그 내용의 긴장감에 숨죽여 읽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래.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한 편의 영화’
『나는 일어나지 않아. 나는 일어서지 않아. 그건 내가 아냐. 난 이미 죽었어. 물.. 더.』
『거짓말하지 마. 움직이고 있잖아.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살아 있잖아.』 p.9
처음 장을 읽을 때부터 마음이 무거워 진다. ‘이 책의 내용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그리고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중반부를 넘어설 때쯤에는 화가 나기도 하였다. 내 마음이 이렇게 한 순간에 여러 감정을 오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참 재미있는 현상이었다. 보통 이런 내용으로 부모교육에 관한 책이나 교양 도서를 통해 본 적은 많았는데 이렇게 중대한 이야기를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로 보게 될 줄이야!! 그것 또한 흥미로웠다. 역시 사람은 매번 똑같은 음식만 먹으면 질린다고 다양한 장르의 책도 봐야 하는 것 같다.
무튼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 시대를 조금은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었나 싶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지면 좋겠지만, 그리고 이루면 좋겠지만 희한하게도 세상은 정반대로 흘러가는 것들이 많다. 내가 원하지 않은 일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듯이 나에게 일어난다든지, 또는 원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내가 원했던 것들이 도리어 이루어져 그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든지 하는 것들. 전자라면 그래, 그런 일들이 생기면 ‘언젠가는 다시 나이게 좋은 일들이 일어나겠지’라는 희망이라는 이름이라도 있겠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어쩌면 세상의 죄악의 뿌리이지 않을까 싶다.
뉴스와 신문에서도 많이들 나온다. 세계적으로도 이 문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이슈로 법으로도 정해놓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그리고 옛날의 방식과 현대적인 방식 그리고 사고가 다르다보니 서로간의 마찰이 생긴다. 가끔은 나 또한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모를 정도이다.
[아이들의 집]을 읽으면서 우리의 가정을 한 번 돌아보았다. 우리 가정의 모습과 구성원도 생각보다 스펙타클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사연도 많고, 그만큼 아픔도 많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를 보다 듬고 이해하며 배려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행복이라는 것은 각자가 느끼는 감정이겠지만 이 세상을 살아감에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이제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행복해지기 위해 일어서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