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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과 집 - 근대부터 현대까지, 역사 속 생활의 변화 ㅣ 네버랜드 지식 그림책 15
크리스타 홀타이 지음, 게르다 라이트 그림,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네버랜드 지식 그림책 15번째는 '근대부터 현대까지, 역사 속 생활의 변화'라는 부재가 붙은 "길과 집"이랍니다.
개인의 역사를 담고 있는 '집'과 사회의 역사를 담고 있는 '길'의 변화상을 통해 시대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저는 왠만한 책장에는 꽂히지않는 이 기~다랗고 커다란 판형의 책을 넘기는 순간 갑자기 생각나는 말이 있었어요.
지난 주말 갔던 유치원 설명회에서 원장선생님의 말씀이었죠. "여러분 아마 이 유치원에 올라오시면서 두 번 놀라셨을거에요"라고 하셨거든요.
부정적인 이유로 한 번 놀라고 그 부정적인 인상이 완전 긍정으로 바뀌게 되는 이유로 또 한 번 놀랐었는데요, "길과 집"은 저를 어떻게 놀라게했을까요?
먼저 책을 소개해볼게요.
이 책은 독일의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집과 길의 모습을 담고있는데요 첫 페이지에 나타다는 이 연대표...
'헉!!! 어쩌지? 울 아들 이제 네 살인데... 지식그림책이라더니 왠만한 백과사전이구나 ㅠㅠ'했다지요.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땐 아들이 좋아하는 교통수단의 변화나 전기제품 등의 발명품들에 대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사적 배경이 깔려있더라구요.
'어쩌나... 어쩌지... 이 책을 어찌 설명해줄까???'라며 한 페이지를 더 넘겨보았어요.
'앗! 글자가 없네??? 오홍~ 그림책이다! 그럼 아이가 보고싶은만큼 보고 아이의 수준만큼 알려주면 되겠구나. 휴~'
정말 놀랍게도 글씨가 하나도 없이 왼쪽은 집 중 다락(?), 거실, 그리고 주방과 방의 모습이 그려져있고 오른쪽은 거리(길)의 모습이 나와있담니다.
오른쪽 상단에 이야기를 시작하거나 이끌어갈만한 키워드가 될만한 시기와 핵심어인 "1911년 부유층과 빈민층, 마차"라고 적혀있어요.
처음 그림을 보면 그냥 사람들의 모습 하나 하나에 집중하다가 키워드를 보면서 어느 부분에 좀 더 집중해야할 지 알게되더라구요.
이 그림엔 마차를 타고가는 부유한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구두닦는 소년도 보이고 손수레나 지게를 지고 있는 빈민층이 보인담니다.
또한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과 반대로 신발조차 신지않은 아이들의 모습도 들어오네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왠지 폐허가 된 듯한 이 모습은 전쟁 후의 독일이랍니다.
"1945년 패전, 무너진 도시, 혼란"이라는 키워드가 주어져있는데요,
무너진 건물이나 부서진 나무 등의 외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우울하거나 슬픈 사람들의 표정까지 정말 디테일하게 표현되어있담니다.
전쟁에서 돌아온 연인을 맞이하는 남녀의 모습과 멀리보이는 탱크의 모습... 다락방에 걸려있는 군인의 모습까지 알면 알수록 많은 내용이 표현되어 있담니다.
"현대 스마트폰, 쇼핑몰, 풍력발전기"라고 적혀있는 마지막 페이지랍니다.
한결 밝고 다양해진 색상의 표현뿐 아니라 자유스러운 느낌이라던지
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가전제품(TV는 벽걸이로, 컴퓨터는 노트북으로 바뀌어있어요) 등이 익숙한 모습이에요.
길거리에도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반기게되는 택배차의 모습이라던지(^^;) "Coffee to go"메세지, 슈퍼마켓이나 고층 빌딩 등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죠.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듯한 그림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줄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해주지 사실 감이 잘 안잡히더라구요.
비록 아이보다 나이가 많다고는 하지만 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했다지만 과거의 내용을 상세하게 알고있는 건 아니니까요... ㅠㅠ
다행히도 뒷쪽부터는 "주제로 살펴보는 생활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놀이와 학교 - 롤러스케이트에서 인라인스케이트로, 체벌에서 대화로' 등
네 가지의 소주제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담니다.
각각의 테마는 소주제와 그림이 함께 과거부터 현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이들은 그림만으로도 이야기를 해 볼 수 있구요,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엄마가 미리 읽어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아요.
지식그림책이지만 너무 딱딱하지않게
"신문 배달이나 아이 돌보기를 해서 용돈을 벌고 싶다고?.... 어때, 너희들도 그렇지 않니?"등 친절한 어투로 쓰여있담니다.
그래서 스스로 글을 읽는 아이들도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 연대표를 보면서 독일의 시대적 상황이 나와있었는데요 우리나라는 어떨지 알려주고 싶었어요.
역사적 지식이 짧은 저로선 처음엔 1945년 부분에 최근에 이야기했었던 광복절에 대한 이야기만 들려줬었는데요,
이렇게 맨 마지막 페이지에 지난 100년간 세계와 한국에 각각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연대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담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겐 큰 의미가 없을지몰라도 엄마인 저에겐 큰 힘이 되어지는 추가된 걸로 보여지는 편집부분이었어요.
아이가 "What?"에 대한 질문을 넘어서 "Why?"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면 구입을 고려하게 되는게 지식그림책인듯해요.
저도 집에 지식그림책을 갖고 있는데요 네버랜드 지식그림책 "길과 집"은 기존의 지식그림책과는 차별화되는 책이었어요.
그림을 보면서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앞의 그림과 비교해서 달라진게 어떤게 있는지 찾아보기도 하구요,
한 장면 장면을 바라보면서 상황을 설정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구요,
물론 역사적인 부분이나 시대적인 환경을 반영한 해석을 그 이야기에 입혀볼 수도 있담니다.
네 살 별이가 읽기에 그리고 소화하기에 다소 어렵지않을까 생각했었는데요 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수다에 엔진 제대로 달았담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한 장면 한 장면에 이야기를 입히느라 한시도 쉬지않고 조잘조잘 이야기를 만들어내더라구요.
하지만 네 살 아이의 배경적 지식은 한계가 있는지라 엄마가 옆에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조금씩 살을 붙여주면 더 풍성한 이야기가 되더라구요.
(순간 논술을 공부하는 아이들이 키워드를 갖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연습을 해도 좋겠구나 생각했다지요)
책을 만난지 일주일... 별이는 지금 히틀러와 전쟁, 그리고 마차에 심취해서 계속 이야기중이에요.
아이들의 수다에 그리고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신개념 지식그림책, "길과 집" 너무 괜찮네요^^!
너무 어린 아이가 아니라면 어린이부터 초등학생까지도 충분히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지식그림책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