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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릴 때 마당 있는 집에서 2년만 살아보기 - 일러스트레이터 김효진의 전원육아 이야기
김효진 지음 / 이마고 / 2013년 8월
평점 :
책은 이렇게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로 나뉘어 각 계절별의 에피소드와 일어날 수 있는 불편함과 관련된 Tip을 제공한다.
봄 - 자연과 만나다, 여름 - 너와 내가 만나다, 가을 - 세상을 만나다, 겨울 - 일상을 만나다.
어쩜 각 계절의 부재가 참으로 시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시작이었다.
이야기는 전원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집을 선택하고 옮기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나와있다.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야하는 맞벌이 부부인 우리 집, 그에 비해 재택근무가 가능한 이 부부의 사회생활 덕에
어쩜 전원생활로의 전향이 더 쉽지않았을까라며 비겁한 변명부터 늘어놓으며 한 장을 더 넘겨본다
책에선 마당이 있는 집에서 지내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보여준다.
우리의 로망이나 이상과 현실이 실제로는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다름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까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신랑은 '이건 마당있는 집이 아니라 정원있는 집이다'라는 말을 했다.
진정한 농촌출신인 신랑이기에 작가가족의 삶은 다소 도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그냥 시골에 위치한 도시인의 집쯤?
처음엔 '아니야~ 이 부부도 농작물도 가꾸고 일도 해~'라고 마냥 부정만 하던 나도 점점 신랑의 말에 동의하게 되는건 음...
특히 이부분에서부터였던 것 같다.
문화적 소외감은 정말 전원생활에서 가장 불편하다고 느낄만한 부분일듯했는데 일주일에 한 두번씩의 서울나들이로 해소!
정말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아마 완벽 해소가 되지않을까? 실제 서울사는 사람도 매 주 나들이를 가는 건 아닐테니...
그러나 이 부분은 내가 생각했던 전원생활, 사실 어쩜 난 귀농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 어쩜 이 책의 제목처럼 그냥 마당 있는 집에서... 그러니까 꼭 시골일 필요는 없지않을까'라는...
도시에 있는 주택에서도 이 책에 나오는 환경적인 특성을 대부분은 누릴 수 있었다.
실제 내가 사는 곳은 광역시, 아파트지만 산아래에 살기에 밤이면 개구리울음소리를 듣고 잠들고 뒷산으로 산책가면 거미줄이며 곤충들 늘상 보고있다.
그러면서도 정화조처리라던지 동파같은 상황은 살짝 피해가고 있으니 개개인의 방식으로 선택하면 되는게 아닐까.
어쩜 시골출신이기에 기대보단 많이 시골스럽지않은 삶에(하긴... 시대가 변했는데^^)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은근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중간중간 소개되는 "전원살이 Tip"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는 법이라던지 정화조 처리, 벌레나 곤충이야기, 불편한 교통 등 다양한 경우에 대한 살아있는 Tip이 제공되고있다는 점.
그리고 쓰여진 글이 말이 참 이쁘다라는 것!
특히 이 페이지...
"빨래집게가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그 입에 덥석 이불을 물린다.... 토닥토닥 자장가를 부르며 햇살 향기를 뿜는다..."
사실 평소 말할때 이렇게 말하진 않을지언데 어쩜 이런 이쁜 말을 저렇게 귀여운 삽화와 함께, 그리고 옆엔 아이가 그렸을 법한 그림과 함께 보여줄까?
알고봤더니 이 책의 작가 김효진씨는 일러스트레이터였다.
(언젠가부터 아이 책을 읽어주느라 내 책을 읽을 땐 제목부터, 표지부터 찬찬히 살펴보는 습관을 잊고있었던것 같다ㅠㅠ)
그래서일까? 이 책은 자연 속의 사진도 이쁘지만 귀엽고 깜찍하고 때론 사랑스러운 삽화들로 가득차있다.
또하나, 딱히 전원육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이렇게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점.
집 안에 작은 카페를 만들어 함께 하는 시간을 정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다던지, 아이에게 아틀리에를 만들어주어 맘껏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
아이들과 함께 손쉽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요리활동이나 아이의 그림을 이용한 D.I.Y 인형만들기 방법 소개 등
쉽게 따라할 수 있으면서도 아이도 좋아할만한 활동들이 간간히 소개되어있어 좋은 참고자료가 되고 있다.
특히, 마지막에 소개된 아이에게 쓴 편지.
매년 아이의 생일에 편지를 쓴다는 작가부부의 편지가 소개되어 있다.
아직 아이가 글을 읽지못하기에 편지를 쓸 생각을 사실 한 번도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아이가 글을 쓸 수 있게되면 어떤 편지를 받게될까를 혼자서 김칫국마시듯 기대한적은 있지만 말이다...
이 페이지를 보면서 아이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일상을 기록하듯 내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남기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