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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40만 부 기념 에디션) -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 2023년 4월
평점 :
40대 중반을 행해 달려가고 있는 요즘, 가끔 나도 이제 늙어간다는 걸 여러모로 체감하고 있다. 직장에서 나이가 제일 어린 직원과 15년 이상 차이가 나고 있으며, 신체도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나에게 자주 하는 질문 중의 하나가 ‘아빠는 장래희망이 뭐야?’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이미 15년째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고, 남들 보기엔 평범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장래희망이 필요하냐는 생각을 던져주었다.
난 나이가 든다면 멋있는 어른으로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러다 얼마 전 세련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세련된 이라는 단어에는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타인을 목적 없이 잘 이해하며, 내가 가진 지식을 조건 없이 나눠주며, 자기관리도 잘하는 그런 세련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은 많이 했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책을 통해 내가 되고 싶은 세련된 사람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이화여대 교수로 50년간 환자를 돌보고 학생을 가르쳤으며, 퇴임 후에는 아내와 함께 사단법인 가족아카데미아를 설립하여 청소년, 부모, 노년을 위한 준비교육 등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나이 드는 게 두려운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가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제목에는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했지만,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재미보다는 의미 있게 살고 늙어갈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죽음, 외로움, 공부, 철들기, 꼰대, 긍정, 게으름 등 나이 들면서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또한, 나이들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상황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기도 하지만 그것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설명도 함께 해서 본인의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더 신뢰가 가며,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실천 의지를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읽으면서 나에게 더 크게 다가온 부분은 chapter 3. ‘마흔 살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이다. 마흔 살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아이, 부모, 직장생활, 분노 등에 대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메모하며 읽기도 하였다.
나이 들고 늙는다는 얘기를 하다 보면 항상 결론은 우울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나이 들고 늙는다는 건 할 수 있는 것들이나,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책 제목처럼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뭘 하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할 수 있으니 나이 먹는다는 게 그렇게 슬픈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과 함께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두렵더라도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자는 다짐을 잃지 말자, 그것만으로도 남은 삶은 지금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우울하게 나이 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어쩌면 많은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될 수 있다. 다만 그렇다는 걸 몰랐을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렇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미 우린 세련된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