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기억책 -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 최원형의 사라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연코 지금은 환경의 시대다. 주변에서는 온통 ESG 얘기가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구호만 외치는 건 이제는 의미가 없다. 어떻게 지킬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다.

 

환경을 지키자고 아무리 얘기를 하고, 관련 교육을 받아도 사실 체감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단순히 그런 시대에 살고 있으니 해야 하는 것이겠거니. 에서 그치는 것이다.

 

막상 교육을 받더라도 교육만으로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어렵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옛말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설명을 들어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계절 기억책은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쓴 책이다.

이 책은 기후위기의 희망이 될 생명 연대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소개를 하는 말에서부터 비장함이 느껴진다.

 

방송작가로 일하며, 생태에너지기후변화와 관련해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시민교육을 하는 저자는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이며, 사라지는 사례에 대한 기록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은 저자의 관점에서 글을 썼지만, , 나무, , 동물들이 쓴 것처럼 그들의 처지를 대변하고 있다. 새들이 둥지를 지은 것을 보면 인간의 눈에는 허술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건 오로지 인간의 관점이며, 새들은 자기들의 생존방식으로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 효과를 얻을 집을 알아서 잘 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또한, 벌의 입장에서 벌이 단순히 인간의 위장을 채워주는 노동자가 아닌 우리보다 훨씬 지구에 존재하며 식물의 진화에 기여해 왔으나 정작 인간들은 벌의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가혹한 환경에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를 지적하고 있다.

 

책에서는 사계절별로 만날 수 있는 동식물, 조류에 대해서 특징과 습성을 설명해 놓아서 미처 생각지 못한 그들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의미 있는 날(, 후쿠시마 사고일, 지구의 날, 세계 공정 무역의 날 등)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도 확실하게 짚어 준다.

 

그리고 가장 설레게 하는 지점은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사진이 없으면 그 많은 동식물을 어떻게 설명을 하지? 걱정하지 마시라, 친절히 그림으로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 그림들은 사진보다 더 생동감이 있어 금세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새롭게 올라가는 건물들은 거저 올라가는 게 아니다, 그 건물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는 어디서 오며,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가 열광해야 할 것은 새로운 것을 취하며 얻는 두둑한 주머니가 아니라 지구에서 생명이 조화롭게 살아갈 유의미한 방법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 말이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오로지 인간의 기준으로 모든 것이 구별되는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으로는 절대 함께 어우러질 수 없다. 무엇을 하든 당사자의 의견과 생각이 중요한 것처럼 우리 모두 주변에 있는 꽃과 나무, 동물과 식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럼 언제부터? 여러분이 이 책을 읽은 바로 지금부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