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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스로 되돌아가다
디디에 에리봉 지음, 이상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월
평점 :
디디에 에리봉은 자신의 블로그에 부르디외와 나누었던 대화를 올린 적이 있다. 이 대화는 부르디외가 한창 『자기분석에 대한 초고』를 쓰던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부르디외가 감히 하지 못했던 시도를 결국 그의 친구이자 제자인 디디에 에리봉이 해냈다..
에리봉: 그 자서전을 최대한 멀리 밀어 붙이시길 바랍니다.
부르디외: 그렇게는 못하겠어... 나는 차마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어... 내 동료들이 뭐라고 하겠어... 당신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비웃을지 잘 알잖아... 난 작가가 아니야... 난 장 주네(Jean Genet)가 아니야.
에리봉: 그렇게 되세요... 당신은 하이데거에 관해 말할 때 작가 토마스 베른하르트(Thomas Bernhard)가 되지 못했다고 못내 애석해 했잖아요. 주네가 돼서 당신에 관해 말하세요.
에리봉: 사실상 당신의 모든 저작은 당신 자신에 대한 사회학이자 인류학으로 읽힐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부르디외: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어떤 면에서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사회학과 인류학을 한 것뿐일지도 모르지.
대화 내용은 역자의 글, 부르디외와의 가상 인터뷰(http://www.daesan.or.kr/webzine/sub.html?uid=2904)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