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괜찮은 이야기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황세정 옮김 / 씽크뱅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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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짧지만 삶에 교훈을 주는 누군가의 일화들을 참 좋아한다. 내가 겪지 않은 일이지만 남이 대신 겪고 내게 가르침을 주니 얼마나 경제적이고 좋은 일인가. ^^ 주로 그 누군가가 삶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그것을 털고 일어나면서 깨닫는 경우가 많은지라 어려움은 직접 겪고 싶지 않고 그 핵심만 쏙 뽑아먹고 싶은 나의 간사한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일, 대인관계, 삶의 방식에 대하여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33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이전 버전의 제목은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33 이야기 90 명언"인데 실제로 33가지 일화(이야기)들과 90가지의 명언이 담겨져 있다. 

나열된 숫자를 제함으로써 뭔가 안그래도 긴 제목이 정리되었다는 느낌도 있고(여전히 긴 제목이지만) 괜찮은 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음으로써 더 읽고 싶게 만드는 효과도 있는 듯 하다. 



일화를 먼저 소개하고 관련된 명언을 뒤에 따로 (예쁜 하늘색 배경과 함께) 소개하는데 이 구성이 왠지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다. 딱딱 챕터가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카페에 앉아서 수이 읽을 수 있었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책장도 술술 넘어갔다. 




조용한 시간대에 혼자 또는 친구를 기다리면서 읽기도 좋다. 이야기 하나당 10페이지 정도고 글자도 크며 중요한 곳에는 크기와 색으로 강조해 놓아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펼쳐진대로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읽다 보면 금새 이야기 하나가 끝난다. 


제목만 봐도 내용이 궁금해진다.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글들도 있고 뒤통수를 가격당한 듯한 깨달음을 준 글들도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르겠지만 다양한 감정과 다양한 생각을 끌어내는 이야기들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관련된 명언이 소개되는데 명언 일련번호가 있어서 질서감 있고 좋았다. (묘한데서 희열을 느끼는....^^) 짧은 문장으로 강한 인팩트를 주는 명언들로 인해 여러 페이지의 귀퉁이가 접혔다. 잘 기억해 두면 써먹을 날이 있겠지. 무엇보다 내 인생에 써먹어야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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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닳는 것
임강유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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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의 시집이었다. 이 시집의 제목이자 첫번째로 소개되는 시 "바라만 봐도 닳는 것"은 다카시문학상 수상작으로 나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이제는 여기저기 나이의 흔적이 서글프게 보이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쓴 시이다. 아마 그래서 표지의 그림도 관련된 것으로 택한 것 같다. 등과 허리가 굽은 작아져버린 할머니의 뒷모습... 나를 키워주셨지만 이젠 내가 업고 다녀도 될만큼 왜소해진 할머니....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도 우리 할머니인 것 같아 마음이 괜히 짠해졌다. 



이 시집은 기본적으로 상실과 슬픔, 그리움과 후회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즉슨, 우리에게는 그토록 소중한 것이 있(었)다는 말. 우울하게 만들기보다는 그런 감정들은 마주하게 함으로써 삶을 더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요즘 연로하신 부모님이 종종 꺼내시는 말. "많이 못해줘서 미안하다." 부족함 없이 컸다고 생각하는데 부모님의 이 말은 정말 의외였다. 한참 때는 매일매일의 삶에 집중하느라, 주어진 삶을 살아내느라 여유가 없다가 노년기에 접어들어 과거를 돌아보니 후회가 남으시는 것 같다. 아홉을 주고도 하나를 더 못줘서 미안해 하시는 이 마음은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이미 내게는 필요한 것들을 차고 넘치게 주셨는데.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귀담아 듣지 않으시는 것 같지만 한 번 더 말씀드려야겠다. 덕분에 부족함 없이 자랐다고. 감사하다고. ㅠㅠ 


칠흑같이 까만 어둠 속에도 별은 빛난다. 해가 없어도 밤하늘에 달과 별들이 그 자리에 있음으로 인해 완전히 어둠에 갇히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나락에 떨어져 바닥에서 기더라도 앞으로 걸어나갈 수 있는 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붙잡을 빛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없는 것 같을 때,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을 때 주위를 잘 둘러보면 마지막으로 열린 문 하나, 마지막으로 잡을 동앗줄 하나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하루만 사는 게 아닌 우리는 매일매일 성공과 실패를 하며 산다. 원하는 걸 얻으면 성공이요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백번의 실패가 필요할 수도 있고 단번에 얻은 성공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기도 하니까. 실패했다고 생각할 때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가 짧은 글로 긴 여운을 주는 장르이니만큼 제대로만 읽으려면 글자수는 적어도 생각하는 시간은 소설보다도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바라만 봐도 닳을 것 같은 소중한 것의 상실(feat. 세월)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시들을 읽어내려가면 공감가는 부분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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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별을 봅니다 - 우리 시대의 명상록
김인현 글, 권오철 사진 / 메이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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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지구과학 시간을 참 좋아했다. 지질이라던가 단층, 대기 이런 것보다는 뒷부분에 나오는 천체 부분 때문이었는데 이 부분도 물론 거리 계산이나 좀 번잡하게 외워야 하는 것들이 있긴 했지만 그 모든 수고를 이겨낼 수 있게 해준 건 환상적인 천체 사진이었다. 오로라라거나 은하수라거나 뭐 어쨌든 밤하늘에 있는 것들은 가 닿을 수도 없고 그리하여 만져볼 수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고 좋아보였나 보다. 딱딱하기만 한 교과서들 속에서 유일하게 도피처가 되어준 천체사진. ^^


그랬던 천체사진과 치유 에세이라니 이 조합 뭔가 참신했다. 융합의 시대이긴 한데 생각지 못한 융합이라 더 참신하게 다가왔다. 더구나 천체사진을 단순히 황홀한 우주의 사진, 별 사진, 멋드러진 배경사진으로 쓰는 게 아니라 그 사진을 찍는 기법이라거나 그 한 장을 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촬영했는지 설명까지 달아놓음으로써 천체사진과 그 스토리 자체도 이 책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고 신의 한 수로 여겨지기도 했다. 천체사진과 치유 에세이가 정말 절묘하게 만나는 포인트들이 있었던 것이다.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자만이 (단순히 시간 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5년이든 10년이든 단 하나의 샷을 위해 백번천번 고쳐찍고 다시 찍는 노력을 쉬지 않는 자만이) 누리는 성과 (건진 사진) 를 보며 깨닫는 삶의 이치 같은 것? ^^


정말 이 책의 반은 천체사진집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아름다운 별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카메라도 좋아야겠지만 촬영기법이나 시간 조명 그날의 환경과 조건 등등 몰랐던 얘기들을 알게 되어 그 재미도 쏠쏠했다.


최근 밤비행기를 타느라 밤하늘의 별을 굉장히 가까이서? 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땅에 발을 디딘 상태에서는 정말 보리라곤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별천지 세상이 매일밤 이렇게 펼쳐지고 있었다니 그걸 몰랐던 게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사진들을 통해 그 감동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어 좋았다. ^^


사진과 더불어 에세이를 통해서도 연관된 삶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어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넋놓고 예쁜 별사진만 보는 게 아니라 비유를 통해 인간관계나 삶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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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무기 - 이겨놓고 싸우는 88개 삶의 자세와 가치
최보기 지음 / 새빛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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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놓고 싸우는 88개 삶의 자세와 가치"


이기느라, 아니 지지 않기 위해 이 악물고 버텨야 하는 세상에서 이겨놓고 하는 싸움이라니.... 이 무슨 핵이득 개이득인가 싶어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기대감에 차 올랐다. 



챕터를 따로 나누지 않고 88가지 지혜들이 번호순으로 쭉 나열되어 있다. 교과서 같기도 하고 사전 같기도 한 것이 나중에 제목을 보고 원하는 부분만 쏙쏙 골라서 읽어도 무방하겠다 싶다. 


저자는 홍보 전문가이자 서평가이자 작가이자 공무원이다. 여러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삶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무기가 있는데 (돈이든 성실함이든 솔직함이든 도전정신이든 아님 거짓말이든) 하나의 무기만 갖고는 성공하기 어려우며 복잡한 세상에서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무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든 sns 활동이든) 관계의 문제와 멘탈의 문제 그리고 일련의 사건사고들? 안에서 성장하며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과정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인용구들이 특히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고 반복 사용되면서 복습과 강조의 효과도 있어 그점도 독특했다. 특히 접어놓고 나도 기억해두고 삶 속에서 활용해봐야겠다는 부분들이 꽤 있었는데 그중 "천망회회 소이불실" 은 카톡대화명으로도 저장해 둘 정도로 인상 깊었다. 

​"나무에 앉은 새는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무를 믿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 "

단순해 보이는 문장이지만 정말 요즘 말로 뼈 때리는 문장이 아닐 수 없다. 몇 번을 읽고 읽고 또 읽었는지 모른다. 주변의 상황이나 환경보다 나를 먼저 믿어야하겠고 나에 대한 믿음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만큼 성실함으로 실력을 키우는 것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이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었을 때.... 비행능력을 갖춘 새는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자신있게 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주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은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나인홀트 니버)


이 또한 간략한 문장이나 지혜가 묻어난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괴로워하고 바꿔야 하나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없음에 괴로워하고 그 둘을 구별하지 못하여 괴로워하는 삼중고에 빠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수용, 용기, 지혜. 우리가 구할 것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바운더리 안에서 최선을 이끌어내는 지혜와 용기인 것이다. 


인간 관계 속에서 너무 (헛되이) 괴로워하지 말고 그들은 그들의 길을 가게 하고 나는 나의 길을 가자는 것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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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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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북스의 일본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표지나 구성등이 조금은 어설펐던, 그러나 담고자 하는 내용은 무척 실질적이고 독자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열정이 느껴지던 책들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며 출판되는 책들을 하나둘 보게 될 때마다 점점 세련되어지고 있는, 내용도 나날이 진일보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내심 그 변화와 발전을 기뻐하며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 



그동안은 일본, 책, 문화, 워킹홀리데이 등 제목이 그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려주었는데 이 책은 전의 책들과는 달리 어찌 보면 제목이 좀 문학적이랄까.... 그래서 새롭게 다가왔다. 어쨌든 세나북스의 일본이야기를 참 좋아하므로 책장을 넘겼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작가가 5년동안 학생으로 그리고 직장인으로 경험한 일본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크게 도시로서의 도쿄, 도쿄의 자연, 도쿄 맛집, 도쿄 주변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선 엄청난 양의 사진이 여행자가 아닌 (외국인) 거주자로서 직접 경험한 것들에 대해 보여주고 있어 더 현실감이 느껴졌다. 



유학이든 일 때문이든 일정기간동안 외국에서 살아본 사람만이 느끼는 방황과 어려움 들에 대한 얘기도 깊이 공감하며 읽었고 그런 부분들이 매 챕터 초반에 일본 문학작품을 인용한 것과 잘 어우러져 탄탄한 구조를 느낄 수 있었다.


가보지 않았어도 유명한 외국도시나 거리 이름 하나에 모두들 로망을 품고 있지 않은가? 가보지 않은 곳도 그럴진대 가본 경험이 있는 곳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작가처럼 추억이 진하게 우러나는 곳이라면 특히나 더하고. 이름만 들어도 우와~ 하게 되는 그런 거리들..그런 곳에 있는 기업들.. 유명한 쇼핑몰과 음식점들.. 그런 곳들을 멋드러지게 다니며 맘껏 누리는 자들도 실은 어딘가 슬픔을 품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모든 것이 100% 좋을 수도 100% 나쁠 수도 없이 그저 우리의 선택에 따라 그에 딸려오는 것들을 때로는 누리고 때로는 버티며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외국에서의 시간들은 정말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벗겨지며 온전히 나 하나만 오롯이 집중하며 발견해내는 시간들이다. 누군가에게는 특권으로 보이는 것들이 실은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필사적으로 지켜낸 것일 수도 있다는 거.... 보장할 수 없는 성공의 기회에 무모하게 나를 던져 죽어라 잡아낸 결과이기도 하며 때론 허무하게도 상처뿐인 영광이 되기도 한다는 거.... 나의 과거도 돌아보며 굉장히 집중하며 읽었다. ㅠㅠ 



챕터마다 갈만한 곳에 대한 정보를 깨알같이 소개해 놔서 에세이와 여행책자를 접목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쉽게 갈 수 없는 일본에 대한 그리움이 뭉게뭉게 솟아오른다. ㅜㅜ 그리고 도쿄노트라는 것을 통해 일본에서 일이든 공부든 일단 건너와 생활할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놓았는데 이 부분이 또 쏠쏠하다. 



전체적으로 사진자료가 많아서 시각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고 두근두근하면서 남의 일본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글자가 책의 끝에 너무 가까이까지 들어가 있어서 여백이 너무 없다 보니 읽는데 불안함? 약간의 불편함? 같은 게 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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