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은 없다 - 세계 최초, 유기동물 호스피스에서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
알렉시스 플레밍 지음, 강미소 옮김 / 언제나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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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진 않지만 워낙 털 달린 동물을 좋아하여 내 sns는 온통 팔로우 하는 개와 고양이의 사진으로 넘쳐난다. 그런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닌듯 댓글창엔 얼굴은 모르지만 이모와 삼촌을 자처하는 많은 이들의 글들로 넘쳐난다.



전보다 동물에 대한 보호의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유기견 문제와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잔혹행위는 하루를 멀다 하고 뉴스와 인터넷 기사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와중에 읽게 된 이 책, "작은 생명은 없다"는 본인도 크론병을 앓으며 인생과 큰 전쟁을 치르고 있으면서도 병들어 버려진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호스피스 병원을 만들어 그들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보내주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멀쩡한 사람도 하기 어려운 일들을 병마와 싸워가며   주변인들과 함께 이뤄가는 것이 큰 틀이라면 그 안에서 사연있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사연 없는 동물이 어디 있겠냐만) 한챕터 한챕터 다뤄지며 생명에는 크고 작음이 없이 모두 소중하다는 것과 꺼져가는 생명의 끝에 따뜻함을 불어넣어주는 알렉스와의 교감이 내용을 채우고 있다. 또한 병마로 인해 꺼져가는 딸의 생명을 지켜보면서도 그 뜻을 함께 하며 옆에서 서포트 해주는 부모님의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참 뭉클했다. 






개나 고양이 뿐만이 아니라 양이나 닭까지도 맡게 되면서 호스피스는 점차 커져갔다. 챕터별로 새로운 등장동물들이 있기에 구성이 깔끔하게 느껴졌다. 챕터 하나가 끝나면 다음 챕터에선 어떤 아이를 만나게 될까 기대감도 들고 끝이 정해져 있는 걸 알면서도 그 아이와는 어떤 교감을 하고 어떻게 마지막을 보낼까 라는 어떤 슬픈 기대감 같은 것마저 들었다. 




중간중간 삽화로 주인공 동물들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었는데 책의 끝에 사진이 나와 있어서 마치 글로만 알던 친구들을 실제로 만나는 반가움이 있었다. 네가 매기로구나, 네가 조지아구나 하며 이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을 뒤늦게 불러보며 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볼 수 있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책의 후반부에 묵직하게 그러나 간결하게 그려지고 있다. 삶에서 고통을 피할 방법은 없으며 어떤 선택을 하든 계속 가는 것,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아니라 그저 쓴 것은 쓴 것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아픔에 머물러 있지 말고 그 자리에서 새로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게 우리가 인생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 동물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sns를 보며 귀여워하거나 안타까워하는 걸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스스로를 일컬었건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매일매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동물들이 있고 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여건들이 아직 충분히 올라와 있지 않아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핸드폰 너머에서 팔짱을 낀 채 방관만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도 동물 호스피스 병원이 일부 있는 것 같은데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고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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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아래, 동생에게 - 스스로 떠난 이를 애도하는 남겨진 마음
돈 길모어 지음, 문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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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집어들게 만드는 힘은 제목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어떠하든 그 첫 장을 열게 만드는 것은 늘 (내 경우엔) 제목이었다. "스스로 떠난 이를 애도하는 남겨진 마음"이라는, 일종의 부제처럼 영문 제목(To the rover) 옆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이 문구는 책장을 열기 전 숨을 깊게 들이마시게 하는 힘이 있었다. 


강물에.. 강물로... 등등 직역하기엔 모호한 원문 제목을 어떻게 번역할까 고민이 많았었으리라. 강가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과 물가에 비친 그의 모습(실제 모습은 부분만 나오고 물 속에 비친 모습은 온전히 다 드러나 있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은 누군가의 마지막 결정의 순간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님 어쩜 이 책의 저자처럼 누군가의 마지막 선택을 되짚어보며 누군가를, 그의 마지막 생각을 찬찬히 따라가보고 싶었던, 이해해보고 싶었던 남아있는 자의 뒤늦은 노력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한번 표지를 보았을 때 이 그림과 함께 한국 제목인 "강물 아래, 동생에게"가 주는 여운은 엄청났다. 


생활고나 실연 등 인생의 큰 어려움 속에서 더이싱 버틸 힘이 없어 하는 선택이라고 생각되지만 의외로 그 결정은 바닥을 치고 올라왔을 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놀랐다. 삶이 힘들어서라기보다 삶의 의미를 잃은 사람들에게서 보여지는 선택이라는 게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다.​


고대 아테네, 중세유럽 등에서 자살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도 알려주었는데 자살이라는 문제는 시대를 막론하고 늘 우리 곁에 있어왔다는 게 놀라웠다. 여러 감정들과 생각들이 몰려왔지만 쉽게 한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결국 이들은 사후에도 사회에서 용납받지 못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자살한 사람들의 주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럴 사람이 아니다, 평소에 밝아보였다 등등의 얘기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오랜 고민의 끝에 결심이 섰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현상?)이라고 하니 한 번이라도 말이든 행동이든 시도를 한 사람이 있다면 관심의 끈을 놓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동생의 자살을 경험하며 그와 함께한 유년시절을 추억하고, 떨어져 살았던 기간동안 그와 함께 했던 주변 사람들을 만나보며 동생이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어떤 마음이었을지를 헤아려보는 일종의 여정이 그려져 있다. 생각보다 자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 있지 않고(무엇보다 연구하고자 하여도 대상이 이미 세상에 없기 때문에..) 있다 하여도 유명인들의 자살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어 이시대의 상당수가 질병이나 사고가 아닌 자살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데도 그에 대한 관심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혹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뉴스로만 접하고 잠시잠깐의 충격에 휩싸일 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살을 선택하리라곤 생각도 못했던 스스로를 돌아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평균 수명을 낼 때 자살에 의한 변수가 고려된다면 사실상 훨씬 높아질텐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울증과 상실감, 근본적으로 (본인은) 사회의 규범 속에 어우러질 수 없는 사람이라는 답답함, 더는 기대할 것이 없는 상태의 무기력함 등 자살(시도)자들 사이에 많은 공통점들이 발견되었고 특히 예술가에게서 많이 발견된다는 통계가 있는데 아무쪼록 주변인들을 다시 한 번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고 결국 이 해결책(이란 게 뾰족하게 뭐가 있을까 싶지만)도 사회적인 차원에서 움직여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이었으나 최대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써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고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화두를 던져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고 싶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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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는 성공도 실패도 없다 -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라!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노경아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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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을 선택할 때 제목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40을 넘긴지 얼마 안되었지만 인생의 가속도 이론(?)에 따라 생각보다 빨리 50을 맞이하게 될 것을 알기에 50의 삶을 미리 엿보고 싶었다. 매일 직장에서 그리고 개인적인 삶에서 성공과 실패를 무수히 겪고 있는 요즘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50이 궁금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전에) 부럽기도 했다. 더구나 표지 그림 속 여인의 여유로운 자태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예전 어머니 세대들에게서 느꼈던 지침과 여유의 중간 어디쯤의 모습이 돌아앉은 뒷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감지가 되었다.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들어가며" 부분에 이미 다 나와있는 것 같다. 제목에서 나온 성공도 실패도 없다는 말은 상관 말고 제 멋대로 살라는 말이 아니라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 그리고 잘 모를 것 같으면 50이 되기까지 쌓아온 것들(지식이든 기술이든)로 남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타인의 생각과 사회적 입장 등을 생각하느라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없었던 지난 날은 잊고 진정한 나를 찾아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할 때 성공과 실패를 떠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 수가 있다. 

* 챕터의 맨 마지막은 파른색 굵은 글씨로 그 챕터의 결론(한줄요약)을 얘기해 주고 있어 제대로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편한 쪽을 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특권이라고도 생각했다. 젊어서 하는 고생은 주로 돈이 없어 발품팔아 가장 저렴한 상품이나 정보를 얻는 것이고 돈과 경험이 생기는 인생 후반부에는 그저 그 노력과 시간을 돈으로 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50에 편한 게 아니라 재미있는 쪽을 택하라니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으로 예를 들어주니 더 확실히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 핵심 부분들이 파란 글씨로 되어 있어서 마치 내 손으로 밑줄 그으며 읽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가 한 번 검토해 준 시나리오를 읽는 기분이랄까.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간섭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읽기엔 편했다. ^^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리라는 기대를 안고 책장을 열었다가 본인에게 즐겁고 남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라는 조언(?)을 얻게 되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인생을 보는 조금 여유로워진 시각과 태도를 낭비하지 말고 나와 남을 위해 제대로 쓰라는 결론을 얻었다. ^^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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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 정신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윤인숙 지음 / 해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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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메일로 구독했던 고도원의 아침편지. 그 시작이 어땠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다만 우연한 기회에 마음을 울리는 글을 만났고 구독하면 이메일로 소식을 접할 수 있다기에 구독신청을 했지 싶다. 그 이후로 나는 양질의 글을, 용기가 되는 글을, 마음의 양식을 그렇게 매일같이 받아먹었다. 처음엔 고도원이 사람 이름인 줄 모르고 아침고요 수목원 같은 어느 수목원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러다 사람 이름인 걸 알고 아하! 싶었는데 그분의 책을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었다. 영광스럽게도. ^^​






책을 펼치면 말로만 듣던 고도원 선생님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본인의 이름을 따서 고도원 정신이라 명명하고 그것을 제목으로 하기까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삶의 진수와 그것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져서 본격적으로 읽기 전부터 마음이 두근거렸다. 한편 속표지의 짧은 글만으로도 고도원 선생님이 겪었을 삶의 굵직굵직한 역경들이 그려져 마음 단단히 먹고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글은 많은 부분을 명상을 하게 된 계기와 깊은 산 속 옹달샘이라는 명상센터를 짓는 과정,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갈 길(프로젝트들)에 대해 할애하고 있다. 나 스스로도 일복 하나는 타고났다고 s극와 n극처럼 아무리 일늘 벗어나려 직장을 옮겨봐도 지옥까지 따라올 듯한 이놈의 일복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같은 건가보다 하고 살았는데 나보다 더한 분을 책 속에서 만나뵙게 되었다. 



지치고 원망하는 시간들도 있었을텐데 어느 경지에 이르러야 이렇게 고통을 선물로 인식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서 많이 연마됐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직도 멀었나보다. 내면의 근력은 몸의 근력처럼 찢어지고 회복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자라나는 거지 싶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무료로 운영해오다 모금을 시작했을 때 보인 사람들의 날선 반응들은 글로만 접하는데도 심장이 다 벌렁거렸다. 거친 비난의 뜻으로 1원을 보내온 것을 알았을 때 그 마음이 어땠을까. ㅜㅜ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붙잡고 1원도 헛되이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때 정말 이 불굴의 고도원 정신에 존경을 마구 표하고 싶었다. 그런데 더욱 감동적인 것은 그 다음이었다. 49,999원을 보내 1원을 50,000원으로 채워주는 그 마음은 단순히 금전가치 49,999원을 넘어서는 거였다. 1원으로 무너져버린 마음을 일으켜세우고도 남을 따스함과 격려가 시간이 훨씬 지나 글자로 사건을 접하는 나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어 가슴이 파르르 떨렸다. 이런 사람들로 인해 세상이 바뀌는구나 싶어서. 



명상센터를 짓는 일, 부지 선정부터 정원을 가꾸는 일, 치유가 필요한 자들을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 모두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시작하신 걸 보면서 정말 보통사람의 보통 정신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이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이 있다면, 그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들이 모여 꿈에 불과하던 것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 보게 되었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내 세대에 못이룰 꿈이라면 다음 세대에 넘겨주고서라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존경스러웠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을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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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기린 편지 - 아동문학가 이수경의 동화 같은 일상 이야기
이수경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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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 작가, 우리말, 감동, 일상, 에세이.... 이 책을 설명하는 많은 키워드들이 나의 취향을 정확하게 정조준했다. 게다가 단아하고 깔끔하며 동양적인 느낌의 표지디자인까지...... 동화같은 일상의 60가지 감동이야기들을 어서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또한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우리말과 연관지었을지도 정말 궁금했다. 무리해서 연관 지으려다가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되어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책 뒷표지에 실린 짧은 글 속에 드러난 우리말은 정답기도 하고 우리말이지만 상경해서 새롭기도 하고 우선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60가지의 이야기들은 정말이지 하나같이 따뜻하고 정겨웠다. 이런 사람, 이런 이웃들만 있다면 이 세상에 경찰은 사라져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이제는 뉴스에 훈훈한 감동 스토리로 나올법한, 귀해져버린 한국인의 정 코너에 나올법한 이야기 모음집이랄까. ^^ 작가님의 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씨가 물씬 느껴져서 읽는 내내 마음이 폭신폭신 몰랑몰랑했다. 

특히 어르신들의 꼬장꼬장하고 괴팍한 부분 뒤에는 사람에 대한 외로움이 있음을 드러내주는 부분이 많아 가끔 이해 안되는 어른들을 보며 왜 저러시지 하고 눈만 흘길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상황과 외로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내심 들었다.


우리말을 어떻게 담아냈을지 궁금했는데 종종 출현하는 이해가 안되는 단어 옆에는 어김없이 별표(?)가 붙어있었다.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이 페이지 아래나 이야기 끝에 있겠거니 생각하고 아무리 찾아봐도 없길래 이리저리 책을 뒤지다 보니 책의 맨 마지막에 모아져 있었다. 

나름 산뜻한 구성이라고 생각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이 끊겨 불편함을 조금느꼈던 부분이다. 흐름이나 내용의 이해를 위해서는 해당 페이지 아래에 각주처럼 달아놓는 게 가장 좋을 것 같고 지금처럼 맨 뒤에 모음으로 엮어서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저나 우리말이라는데 왜 하나도 모르겠지....ㅜㅜ 우리말이라고 나온 별표 단어는  거의 다 모르는 단어였다는 것에 충격을 제대로 받았다. 

따뜻한 일상 이야기와 우리말의 연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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