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 똑똑! 역사 동화
김영주 지음, 김다정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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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주

가톨릭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실험용 쥐가 주인공인 『하얀 쥐 이야기』로 제17회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았다.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은 신라의 소년 성무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래보다 눈치도 빠르고, 영특한 성무는 부지런히 수련해서 화랑이 될 자신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화랑놀이를 한다. 진골 무진이에게 몇 마디했다가 진돌이 입에서 '육두품 주제에'라는 모진 말이 튀어나오고, 성무는 머릿속에서 그 말이 맴돌아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신라에는 사람의 운명이 태어날 때부터 뼈에 새겨져 있다는 골품제가 존재했고, 아무리 능력이 좋은 인재라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있었다. 성무는 골품 때문에 차별받으면서도 억울하다 한 마디 못하는 세상이 이해되지 않았고 그러던 차에 최치원을 만나 세상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잖아. 우리 중에 성무가 가장 똑똑한데 골품제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 있어.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이니? 게다가 우리를 봐.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인데 그깟 골품 때문에 갈라져서 싸웠잖아. 나는 정말 골품제가 싫어.

p.66 중에서

 

 

 

신라의 골품제나 조선의 가부장적인 제도 아래에 있던 여성들 그리고 노예제도를 생각하면 오늘 이 시대를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능력으로 온전히 평가받고, 인정받는 것을 지향하는 사회 속에서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차별이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조선 시대의 문학작품인 '가사'나 '시조'를 읽게 되는데, 떠난 후에 몇 년이고 소식없는 임을 기다리며 한을 노래하는 여성들의 작품이 많다. 또 매운 시집살이라던지 기구한 운명을 슬퍼하는 노래들도 있는데, 이러한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아릴 때가 있다. 기다리고, 숨죽여 울고, 참고. 시대가 요구했던 여성상은 참으로 가혹했던 게 아닌가 싶어서.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에서 성무의 스승인 '최치원'은 실존했던 인물로 당나라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명석했지만 조선에서는 신분의 벽에 부딪혀 자신의 뜻을 펼치지도 못한 채,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성무에게는 눈앞의 작은 성패에 연연하기보다 “언젠가 너의 꿈이 네게 다가올 때 힘차게 잡아챌 수 있는”멋진 어른이 되라는 조언을 한다.

 

 

이루지 못한다 한들 꿈이 사라지는 건 아니란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꼭 우리가 원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나는 믿는단다. 그리고 그 변화의 때가 비록 나의 시대에는 오지 않더라도 내가 한 노력들이 밑거름이 되어 너나 무진이, 해강이의 시대에 꽃피울 거라고 믿는다. 그때가 오면 너와 네 친구들의 꿈이 이루어 질 것이라 나는 믿어.

p.83-84 중에서.

 

 

아이들과 읽고 싶었던 책이지만 아직 함께 읽지는 못 했는데,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남길지 문득 궁금해진다. 힘이 있는 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만들었던 골품제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고, 지금의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며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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