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수자타 매시 지음, 한지원 옮김 / 딜라일라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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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수자타 매시

영국 태생으로 인도와 독일계 부모에게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자랐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작문을 공부한 뒤 5년간 기자로 일하다가 미 해군 군위관인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일본어를 배우는 한편, 도쿄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레이 시무라 시리즈>를 발표한다. 이후 매시는 자신의 뿌리인 인도로 시선을 돌려 영국령 인도를 배경으로 한 <슬리핑 딕셔녀리>(2013)와 <인디언 그레이>(2015)를 발표했다.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에서 주인공은 인도의 여성변호사 퍼빈 미스트리이다. 여성차별이 심했던 인도의 1920년대를 짐작할 수 있다. 사건은 인도 봄베이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퍼빈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무슬림 부호인 '오마르 파리드'의 세 아내와 네 자녀들이 받을 재산을 정리하던 중, 한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편지는 그의 아내들이 자신들이 상속 받을 재산을 전부 자선단체인 '가족기부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이다. 퍼빈은 이를 수상히 여겨 그녀들을 만나 이를 재차 확인하려고 한다. 가족 대리인인 무크리를 만나 사실여부를 확인하려하지만 무크리의 반응은 미심쩍기만 하다. 결국 퍼빈은 무크리에게 쫓겨나고, 이후 그녀가 다녀간 저택에서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은 저택에서 벌어진 현재의 살인 사건과,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수렁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온 퍼빈의 굴곡진 과거를 오가며 진행된다. 책 소개에서 이 이야기가 억압에 맞서는 인도 여성의 투쟁기로도, 20세기 초 인도를 정교하게 묘사한 풍속물로도 훌륭하지만 끝까지 정통 추리물로서의 미덕을 잃지 않는 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책을 잘 표현한 말인 것 같아서 담아왔다.

 

'인도'라는 나라를 잘 모르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1920년대 인도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다만, 그 시절의 성차별과 문화적 억압에 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자신의 일을 꿋꿋하게 해내는 여성 변호사가 실제로도 존재했다고 생각하니 절로 감탄이 나온다. 도입부부터 추리소설로는 전개가 조금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또한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대적 상황들을 잘 설명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내겐 사건과 맞닥뜨리면서 성장하는 퍼빈을 눈에 담는 것 또한 새로운 재미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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