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사생아
엘리프 샤팍 지음, 한은경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일단 책이 두껍다는 점~

이번 감상은 <이스탄불의 사생아> 입니다. 제목이  

묘해서 내용이 꽤 궁금했어요. 책도 570 페이지에

달해 은근 두꺼워서 잘 읽어낼수나 있을라나 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꽤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토리는 읽기 재미있어서 책읽는 진도가 쭉쭉

나간다는거죠. 

  

 

 

 

 

 

 

 

이스탄불의 사생아

작가
엘리프 샤팍
출판
생각의나무
발매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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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사생아

 

책의 이야기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하나는 터키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이예요. 대대로  

남자가 귀한 집안인데 남자 아이가 잘 태어나지  

않거나 집안의 남자 어른이 어이없을만큼 이상한  

사고로 거의 다 죽어버린 그런 집이예요. 그 집  

딸 중 하나가 아빠를 알 수 없는 여자 아이를  

낳아요 이름은 아시야구요. 

그리고 두번째 가족은 이 집의 유일한 남자인  

- 어릴적 이 집안의 남자들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늘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 어릴 때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버린 - 아들이 미국에서 이룬 가족입니다.  

이 아들은 한번 이혼한 경험이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해서 살고 있는데요, 부인과 그 전남편  

사이에  딸이 하나 있습니다. 딸의 이름이

아마누쉬예요. 전남편은 아르메니아계 사람이구요. 

 

그리고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역사가  

있습니다. '아르메니아 대학살' 이라고  

불리는 터키와 아르메니아 간 분쟁이

바로 그것입니다.  

 

분쟁에 관한 참고자료 :  

 http://terms.naver.com/entry.nhn?cid=502&docId=1637299&mobile&categoryId=502 


 

이 소설의 이야기는 아르메니아계 아빠를  

둔 아마누쉬가, 자신의 정체성과 역사의  

상황을 직접 두눈으로 확인해 보겠다며  

터키에 있는 새아빠의 고향집으로 찾아가서  

그 집의 비슷한 또래인 아시야를 만나고  

함께 지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큰 줄거리  

입니다. 이 터키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갈등, 미국의 아들-부인-전남편네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갈등, 이 두 집안 

사이에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족사, 그리고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에  

있었던 역사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꼬이고

꼬인 채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정리하자면,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역사적 분쟁,  

그리고 터키 가족의 이야기와 아르메니아

가족 이야기가 얽히고 섥혀 있다고 생각 

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쯤되면 아, 이 소설의  

내용이 대충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겠구나  

짐작이 되실거라 생각이 드네요. ㅋ

 

 

우선 이 어렵고도 힘든 역사적 분쟁을  

소재로 글을 쓴 엘리프 샤팍이라는 작가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이것은  

대단히 어럽고도 위험하고 무서운 글쓰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이런 한편의 글을 완성해  

냈다는 것은 진심으로 대단하고도 엄청난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마치 독일과 폴란드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쓰는 것, 혹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쓰는  

것과도 비견될만한 그런 작업인거죠.  

 

일단 이런 소설을 잘 쓰신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거나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한번 얘기를  

해 보죠. 일본인 새아빠를 둔 딸이 새아빠의  

일본 고향집에 찾아와서 그집에 있는 같은

또래인 일본 여자아이와 같이 지내는데,  

그러면서 그곳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

우리들의 조상들이 한 일이라 잘 모르겠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거기까지  

미처 알거나 생각하지 못했다 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런 이야기를  보고

들을 한국인들은 뭐라고 할까요? 이런 뭐  

병X같은 상황이 있나라고 할 사람이 적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근데 사실 알고보니 이 두 집안의 증조,  

고조대에서 함께 생사를 넘나들며 도움을  

주고받았고 알고보니 모두가 한뿌리의 집안 

이며 사람들었으니 서로에게 반목과 역사적  

문제로 인한 앙금을 떨쳐내고 서로 화해하고  

모두 같이 행복하게 살자꾸나 라고 누군가  

얘기해 줬다면 상황은 어떨까요? 아, 그렇구나.. 

우린 알고보면 모두 같은 한집안 한가족일  

수도 있겠구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저 오래된  

옛날에 그러한 인연이 있었으니 서로  

적대시하지말고 대화합의 미래를 펼쳐야  

겠구나.. 라고 생각할까요? 아마 한국에서는  

이건 또 뭔 X소리인가 라고 얘기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겟으나 피해자의 입장은  

그리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그것이 민족이나 국가간의 분쟁 

수준이 되면 대단히 어려운 문제가 되겠지요.

 

조금은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가 나왔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한번은 읽어볼만한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아시죠? 

비평과 감상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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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85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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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읽고 왜 빅토르 위고가  

대문호라고 불리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이건 어찌보면 허구의 이야기, 소설이라기

보다는 사설일 수도 있고, 그 당시

잉글랜드의 정치사회에 관한 논문일 수도

있으며, 장문의 에세이 일지도 모릅니다.

머릿말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의 진정한

제목은 <귀족정치>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당시 귀족정치의 문제점과 치부를 빅토르

위고가 정말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느낌을

책을 읽으면서 많이 받았습니다. 

 

 

웃는 남자 상

작가
빅토르 위고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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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하

작가
빅토르 위고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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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 사나이의 기구하고도 극적인 생에

관한 이야기란 측면에서도 정말 뛰어납니다.

웃는남자를 읽으면서 빅토르 위고의 다른
작품도 읽어 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번 파리 여행에서 아무것도 볼 것 없지만

팡테옹에 들어갔던 이유는, 빅토르 위고가
지하에 묻혀 있기 때문, 오직 그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영화로도 나왔죠? 그러나 영화로는 도저히

커버할 수 없는 깊이과 고찰이 책 속에 있습니다

내심 영화에는 많은걸 바라지도 않았어요.

역시나더군요. '배트맨의 악당 조커의 탄생',

'미스터리 호러영화' 따위의 싸구려 문구를

붙여놓은 거 보고는 팍 짜증까지 나더라구요

 

웃는 남자

감독
장 피에르 아메리
출연
제라르 드빠르디유, 마크-앙드레 그롱당, 크리스타 테렛, 엠마누엘 자이그너
개봉
2012 프랑스, 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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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명작이란 

이런 겁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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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광고 문구에 진정한 나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 이야기라길래 자아찾기나

자신의 참된 인생찾기 뭐 이런 내용일

줄 알았는데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전혀 아니라고는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어쨌든 이 책의 주요한 내용은

아니잖아요. 네, 이 책은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출판
밝은세상
발매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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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있는 책에는 이유가 있네요. 이야기가

꽤 재미가 있습니다. 미칠듯 스릴넘치진

않지만 촥촥 달라붙는 맛이 있는 스토리가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 것 같습니다.

독자를 일단 한방 크게 먹여놓고 마무리

될 줄 알았는데 후속타로 또 한방 완전

크게 먹여서는 책읽는 사람을 뻗게

만들어 버립니다. 작가의 일방적인

승리인거죠. 당하는 독자 입장이어도

신나는 이야기 한편 읽는건 행복한

일입니다

 
 
 
뭐랄까요. 등장인물이 분명 나쁜 놈이고
범죄자인데 그리 밉상은 아니라고 느껴
진단말입니다. 와, 저 녀석 나쁜 놈이야
저런 놈은 감방에 집어 넣어야 해, 이런
느낌보다는 왠지 딱하고 측은하고 동정심
이 생기고 인물의 행위에 공감하게 된다
고나 할까요?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그래,
잘 살아라, 어디 저 멀리가서 행복하게
살아라 뭐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작가
더글러스 케네디는 이만큼 영리한 사람
입니다. 아주 교묘한 작가예요!
 
 
 
이 책저는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더글러스케네디의 다른 책들도 있죠?
시간되는 대로 몇 권 더 사보려구요.
은근 기대가 됩니다. 
 

템테이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출판
밝은세상
발매
20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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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더 월드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출판
밝은세상
발매
20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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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출판
밝은세상
발매
201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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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5구의 여인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출판
밝은세상
발매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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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 제127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토가와 유자부로 지음, 이길진 옮김 / 열림원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나만의 책'을 소개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만의 책'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책의 분류나 형식과는

무관하게, 그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서는 다른 이들에게도 망설임

없이 추천해 줄 수 있는 그 한 권의 책 말이죠

그건 사람마다 참 다를 겁니다. 소설일 수도

있구요 교과서일 수도 있죠. 아주 오래되었거나

혹은 만화책이면 어때요. 시 한 편, 단 한줄의

문장이어도 관계없는 거잖아요.

오늘 소개드리는 <살다>는 저에게 있어서

그런 책입니다. '나만의 책' 바로 그것입니다.

 

 

 

 

살다

작가
오토가와 유자부로
출판
열림원
발매
200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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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영주가 죽은 후 그의 가신들이 그 뒤를  

따라 자결하는 관습인 순사가 죽기 전  

영주가 이를 금하는 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된다. 주위에서 쏟아지는

많은 비난과 치욕을 감수하면서도 

주인공은 순사를 하지 않고 남아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이 일의 영향으로  

오히려 외아들이 순사를 하고, 딸이  

시가로부터 의절당하며, 유일한 주인공을  

이해하던 아내마저 병으로 죽는 고독과

오욕으로 가득한 상황 가운데서도 삶을

놓지 않고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 주인공이 수치스럽과 힘든 삶을 반추

하며 살아가고 있을 때 순사 금지로 인해

오히려 고통받은 점에 대한 새로운 영주의

사과편지와, 그 옛날 뜻하지 않게 헤어졌던

딸과 장성한 외손자가 그에게 돌아온다.  

 

 살아 있다는건 무엇입니까

 

'살다' 라는 동사에 무얼 붙이면 좋을까요?

책을 읽고나서 생각해 보니 '왜' 와 '어떻게'

를 붙이면 좋겠습니다. 왜 사는가 그리고

어떻게 사는가 말이죠. 문장이 주는 깊이와

무게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무사로서

목숨과도 같은 명에를 잃고, 가족과 친구들

마저 떠나 '살아 있으면 있을 수록 치욕이

쌓이고 추태를 드러내는 인생' 만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데도 주인공은, 사람은 살아

갑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 때문에 살아

가는가에 대해서 책은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말해줄 수 없을 겁니다. 노인이

된 주인공의 인생의 마지막 즈음에 그를

찾아온 따뜻하고 안온한 무언가에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자신도 풀 수 없었던

삶의 이유와 의미에 대한 답을 조금이나마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맞습니다. 당신은 

단지 살아 있기만 한 것은 아니었던게

분명합니다. 우리는 당신에게서 살아있다는

게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배웁니다. 

 

<평온한 모래톱> 

 

무사로서 지조와 명예를 지키며 살고자

했던 행정관은 옳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의견이 거절되자 관직을 버린다. 이후

살림살이가 힘들어지고 아내마저 병이

들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면서 남자는

딸을 사창가에 판다. 떠돌이 무사이자

한량인 주인공은 남자가 주는 돈을 받아 

그의 딸을 찾아가 먹을 것을 사 주고

챙겨주는 일을 하게 된다. 사창가에서

딸을 빼 오기 위해 노력하던 남자는

결국 돈을 모으는 데 실패하고 그가

관리일 때 모시던 영주 앞에서 할복하는

것으로 삶을 마감한다. 영주가 준 위로금을

들고 주인공은 사창가의 그의 딸을 찾아

가지만 딸은 이미 사라져 찾을 수 없다.

시간이 흐른 후 우연히 시장에서 만난

어느 여자아이에게서 그 딸의 흔적을

발견하고서, 아이를 데려간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슬픔과 고통으로 찬 등장인물의 생애

속에서 우리는 '삶이란 그런 것이다' 라는

잡힐듯 하지만 잡히지 않는 깨달음을

어렴풋이 느낍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간의 생사와 기약할 수도 예측하기도

힘든 그들과의 해후를 보고 경험하면서

나와 연결되는 타인과 그들과의 만남,

나아가 그들의 생에까지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소중히 맞이하게 되는 거겠죠. 

네, 그렇습니다. 삶은 그런 겁니다. 모두가

그 미묘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겁니 다. 

 

 

 

나오키 상 수상이 빛나는 강력추천 책!

 

조금은 어렵고 추상적인 소재에 소개글도

그리 가볍지는 않게 되어 버렸네요. 작가는

어려운 소재와 주제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슴에 바로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를

너무나도 서정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보면 그

다정다감한 느낌에 감탄하게 됩니다.

책은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살다><평온한 모래톱> 그리고 소개해

드리지 않은 <조매기>는 한번 책으로

직접 읽어보세요. 저에게는 아직도 여전히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남아있는

이 책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기쁩니다.

아, 이 책은 127회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해요. 나오키 상 수상작은 일단 믿고봐도

좋을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아요. 이 책

강력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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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대왕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누가 우리를 지배하는가 

 

다들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지금은

어디신가요? 집? 회사? 아니면  

한적한 시골의 어느 주택? 뭐 어찌되었든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은 남한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겠죠.

뜬금없지만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무엇이 혹은

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무엇이 우리를, 또는 우리의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가 라는 다소 황당하고

추상적인 질문에 이어 몇가지를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절대자, 지배자, 통치자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이건

인간의 본성같은 걸까요? 언제까지 

우리는 허구헌날 물어뜯어 다 낡고

해진 세계정복 같은 로맨스를 꿈꾸는

악당을 소설과 영화에서 만나야 하는

걸까요.

 

 

세계정복에 성공한 누군가라도

있으면 모르겠습니다만 유사 이래로

그런 사람도, 나라도 없었죠. 세계

최고, 최강 뭐 이런 기네스북같은

타이틀과 기록들은 깨어지라고

존재하는 것 처럼, 누군가 세계

통일을 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쯤부터 시작합니다. 배경은

지구보다는 훨씬 작은 베를린이지만

베를린을 지배하고자 하는 누군가들의

음모와 전쟁이 이 책 속에 있습니다.

 

 

 

베를린 대왕

작가
호어스트 에버스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1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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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대왕

 

이야기는 두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흙속에 비닐에 싸인 채

시체가 묻혀있던 대필작가의 사망

사건과 해충 방제업체 회장의 사망

사건입니다. 지방 도시 출신으로

베를린에 갓 부임한 경감이 이 사건

들을 수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숨겨졌던 많은 것들이 드러납니다.

베를린 쥐들의 대왕이 되고자 했던

방제업체의 회장, 그리고 어둠 속에

자신을 숨긴 채 진짜 베를린의 대왕이

되고자 하는 누군가에 대해서 경감은

집요하게 파헤칩니다.

 

 

 

풍자소설일지도 몰라

 

이 책은 미스터리나 스릴러, 또는

탐정 소설이라기 보다는 그런 이름의

모습을 가장한 풍자소설이나 고발소설 

로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작가는 사체와

사망사건을 마주한 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과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 속에 자리잡은 부정과 부패,

비리, 비효율적이고 경직된 사회 시스템

황색언론과 무지한 시민들을 지적하고  

꼬집습니다. 어떻게 되었든 사건을 덮고

무마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경찰

동료들, 다가오는 선거에서의 재선에

무엇보다 관심많은 시장, 경박하고 

자극적인 이슈부터 우선 노리는

언론들, 그에 수동적으로 동조하지만

며칠이면 다 잊는 시민들까지, 작가가

힐난하고 조소하는 범위는 그리 좁지

않은 편입니다. 사건 해결도 문제지만  

이 우습지도 않은 베를린의 작태를

그려내는 데에도 작가가 할애하는

지면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닙니다.

 

 

 

 

도시 속의 괴물 

 

더럽고 음침한 곳에서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피고 해충이 생기는 법이죠.

인간의 욕망을 먹고 자란 도시가 바로

그런 꼴입니다. 사람사는 곳이라면

다 그런 법 아니겠어요. 베를린으로

대변되는 일그러진 도시는 막장까지

가버린 누군가의 왜곡된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의 둥지가 됩니다. 이 도시를

내 손에 넣어보자, 이곳의 지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괴물들이 각자

다른 방법으로 베를린의 왕좌에 오르려

하죠. 누구는 베를린 지하의 쥐들을

이용하기도 하구요, 또 누구는 돈과

폭력과 협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뒤통수 조심해라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치닫습니다.

사건은 마무리되고 진실은 밝혀집니다.

음모는 저지되고 문제는 해결되죠.

이대로 해피엔딩인가요? 글쎄요. 책의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벌어진 시장의

죽음과 경관의 실종은 독자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집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깨닫습니다. 도시의 대왕이 되고픈

누군가가 아직도 검은 어둠속에 숨어

있다는 걸 말이죠. 더럽고 음침한

도시의 그 어느 곳에서 또 괴물이

커 가고 있단 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뭐 비록 저에겐 아주 웃기거나, 익살

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유머코드의

차이 때문이라고 해 두죠. '산뜻한

레몬케이크 같은 스릴러' 라는 표현도

너무 오버한 것 같아요. 엉뚱하고

기발한 요소와 소재들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이 이야기는 버벅거리는 부분이나

억지스런 부분은 없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 재미있었네!

라는 느낌이 듭니다. 읽는 동안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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