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세상에는 여러 가지 불쾌한 일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이 있겠지만, 나는 얼굴사진을 찍히는 일만큼 싫은게 없다. 옛날부터 사진 속의 내 얼굴은 도저히 좋아지지가 않았다(사진이 아니라 실물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특히 더 그렇다는 뜻이다. 그래서 얼굴촬영을 요구하는 일은 되도록 거절하지만, 폴 매카트니가 노래했듯이 그래도 인생이란 길고 구불구불한 길이다보니 거절할 수 없는경우도 생기게 마련이다.
어째서 사진에 찍힌 내 얼굴을 좋아하지 않는가 하면, 나는 카메라를 향하는 순간 거의 반사적으로 표정이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카메라맨이 "예, 힘을 빼고 웃어주세요"라고 하면, 나는 긴장해서어깨에 힘이 더 들어가는 데다 웃는다는 것이 사후경직 예행연습같이 되어버린다.
트루먼 카포티가 작가로 데뷔했을 때, 책 뒤표지에 썼던 얼굴 사진이 굉장히(병적일 만큼) 아름다워서 그것이 세상의 시선을 주목시켰다. - P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