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와 죽을 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6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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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실종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은 폴만 선생님께 부탁할 수도 있어. 아니, 거긴 불안해."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빈딩이다. 거기는 안전해. 당신한테 그 녀석 집을보여 주었잖아. 그 녀석은 우리가 결혼한 걸 아직 모르고 있어.
하지만 상관없어. 내가 가서 미리 말해 둘게."
"다시 식량을 징발하러 가나요?"
그래버가 웃었다. "미처 그 생각을 못했는데, 정말 우린 먹을 것이 필요해. 안 그러면 다시 타락해야 해."
"우린 오늘 밤도 여기서 자나요?"
"안 그랬으면 좋겠어. 낮 동안에 다른 곳을 찾아볼게."
그녀의 얼굴에 순간 그늘이 어렸다. "그렇게 해요. 이제 난가 봐야 해요."
"빨리 짐을 꾸려 폴만 선생님께 맡겨 놓고 공장까지 당신을데려다 줄게."
"그럴 시간이 없어요. 뛰어가야만 해요. 그럼 저녁에 공장이나 카타리나 성당 아니면 빈딩의 집. 정말 흥미로운 인생이죠!"
"흥미로운 인생이라니, 제기랄." 그래버는 그렇게 말하면서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광장을 가로질러 갔다.
•아침 날씨는 맑았고 하늘은 깊고 푸른 청색이었다. 폐허 위에는 아침 이슬이 은빛 그물처럼 반짝였다. 엘리자베스는 뒤를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그러고는 다시 빠르게 걸어갔다. 그•래버는 그녀가 걷는 모습을 좋아했다. 그녀는 마차 자국을 따라 걷듯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디뎠다. 그는 아프리카에서원주민 여성들이 그렇게 걷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다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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