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지를 가만히 쏘아보았다. 아버지는 25년이 넘도록 매주편지를 보내고 있었다. 할머니가 꽤 오랫동안 편지를 몰래 버리고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을 때, 나는 할머니에게 몹시 화를냈었다. "할머니가 무슨 권리로 제 편지를 버린 거죠?"
"그 인간은 악마야, 노라." 할머니는 말했었다. "네가 그 인간 밑에서 11년이나 자란 것도 끔찍한데, 혹시라도 네가 그 인간한테나쁜 물이라도 들까 봐 난 너무 무섭다."
할머니는 내 외할머니였다. 부모님이 모두 체포된 후, 할머니는나를 집으로 데려왔고, 아버지가 종신형을 선고받고 어머니가 자살한 이후에도 나를 쭉 돌봐주셨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대로나를 버렸지만, 다행히 내 옆에는 할머니가 계셨다.
하지만 나는 할머니가 나를 온전히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다. 때론 두려워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볼 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