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이야기
조예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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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은 해연의 설명에 따라 천천히, 두어 번 넘어질 뻔한 끝에 슈트를 입을 수 있었다. 배꼽까지 내려간 지퍼를 다시 올리고후드까지 쓴 뒤 전원 버튼을 누르자 빠르게 훈기가 돌았다.
그의 옅은 눈동자에 명백한 안도와 약간의 자괴가 비쳤다.
슈트를 입기 무섭게 어둠이 찾아왔다. 당장 얼어죽을 걱정은 사라졌지만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식량 또한 넉넉지 않았다. 캡슐 안에 약간의 비상식량이 남아있었으나 한 달은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양이었다.
두 사람은 폐자재 더미 안쪽에 몸을 누였다. 추락하면서 캡술에서 떨어져나온 철판을 모아 조금이라도 외풍을 막을 수있게 겹쳐 쌓은 후, 사방으로 뻗은 덩굴을 끌어와 깔자 그럴저럭 발 뻗고 잘 만한 공간이 되었다. 눈앞에 별 박힌 하늘이 펼쳐졌다. 당장이라도 쏟아질 듯 무수한 별들, 생명이 살 수 없는 행성과 번성하는 행성, 죽어가는 행성과 막 태어난 행성들이 전부 같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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