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잘 구슬러 양심적 반전주의자로 만들 수만 있다면, 그는 자동적으로 소리만 크고 인기는 없는 조직적 소수파의 일원이 되는 셈이다. 특히 네 환자처럼 기독교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경우에는 효과가 거의 확실하지. 물론 ‘거의‘ 그렇다는 말이다.
혹시 네 환자는 이 전쟁이 터지기 전부터도 명분이 정당한 전쟁에참전하는 일이 과연 적법한 것인지 진지하게 의심해 본 적이 있느냐?
그는 자신이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진정한 동기를 반신반의하지 않을만큼 진짜 용기 넘치는 사람이냐? 정직에 가장 근접했을 때에도(인간은 정말 정직해지지는 않는다), 자신은 원수에게 전적으로 순종하고 싶은 갈망 때문에 행동한다는 점을 확신해 마지않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