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 작은 땅의 야수들 1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리더스원 큰글자도서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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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간 그들의 발자국들도 자주 보았다. 그러나 야수들은 결코 옥희를눈 내린 다음 날 아침이면 초가집 둘레를 포위하듯 어슬렁거리다 돌두렵게 한 적이 없었다. 정말로 야만적이고 짐승 같은 행동으로 그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건 언제나 인간들이었다.
"당신은 왜 그렇게 죽음과 살해를 좋아하는 거야?" 옥희가 눈을가늘게 떴다. 계속 지속되어 온 육체와 정신의 피로로 그렇게 멍한상태만 아니었으면 아마 그 자리에서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을것이다.
"아, 그건 아니지. 난 그처럼 위대하고 아름다운 짐승이 철창 안에갇힌 채 독살당하는 걸 지켜보는 데서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않아. 그건 뭔가..... 불공평해 보이잖아. 전혀 우아하지도 않고. 하지만 어차피 죽어야 한다면, 적어도 그 가죽이라도 내 몫으로 찾아오고 싶다는 거야. 동물원 측에서는 그 돈으로 나머지 동물들에게 줄먹이를 사겠다고 하더군."
자동차가 옥희의 집 앞에서 멈추었다. 이토를 향한 오랜 증오심과동물원에 대해 그가 알려준 처참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옥희는 음식을 얻었으니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부담을 느꼈다. 그러나 이토는 어깨를 으쓱여 보일 뿐이었다.
"나한테 감사할 건 없고, 그냥 내가 했던 충고나 기억해. 난 이번 금요일에 떠나니까 아마 지금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보는 거겠지…………. 빌어먹을 전쟁 따위도, 외로움 같은 것도, 다 엿이나 먹으라고 해. 계속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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