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주황색 가로등 아래 지오의 짙은그림자가 길게 뻗어 있다.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듯, 온 세상이 그 아이만을 비추고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아빠를 본 적이 없었어. 실은 아빠가 있는줄도 몰랐어. 그렇게 지금까지 살았는데 갑자기 아빠랑 살게 된거야. 내 세상은 뒤집어졌는데 다른 사람들 세상은 그대로더라.
그 생각만 해도 막 화가 났어."
이제야 지오가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바라본다. 지오의 눈이 가로등에 비쳐 반짝인다. 그 반짝임에 나도 모르게 지오의 눈을 피해 버리고 만다.
"아저씨는 널 무서워했어. 네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여전하네. 태어나기 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그렇게 무섭나."
•씁쓸하게 웃는 지오를 보면서, 더는 아무 말도 해서는 안 된다.
고 생각했지만 지오의 슬픔이 나를 멈추지 말라고 보챈다.
"나는 남 경사 아저씨가 더 많이 무서워했으면 좋겠어."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