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 - 뜨겁고 치열하게 달린 17년
송영인 지음 / 꿈꾸는인생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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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에 흠뻑 빠져버리다! 🇧🇪
: 송영인,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뜨겁고 치열하게 달린 17년) 🇧🇪 (꿈꾸는인생)

누군가의 삶에 대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삶이 무난하지 않고 바람 잘 날이 없어서 재밌기도 했다. 누군가의 삶을 듣고 공감한다고 해도 내 삶이 아니기에 언제나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밖에 볼 수 없어서 느껴지는 재미인 것 같다. 만약 뜨겁고 치열하게 달린 17년이라는 시간의 주인공이 송영인이 아닌 나였다면 재미라는 단어 대신 거친 단어를 생각했을 것이다.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라는 제목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송영인이라는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정말 노빠꾸 상여자다!’라고 생각했다. 노빠꾸와 상여자라는 단어가 둘 다 강해서 뭔가 적당한 선을 훨씬 지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벨기에 생존기에 힘을 더 실어주고, 그녀의 삶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 송영인 작가, 그녀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쭌 꿈꾸는인생 출판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노빠꾸 상여자답게 바람 잘 날이 없는 벨기에 생존기는 정말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부지런히 달려왔다. 송영인이라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앞으로 살면서 만날 일도 없지만 언젠가 만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주변에 송영인과 같은 사람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냥 송영인이라는 사람이 보여주는 집념과 의지, 생활력, 에너지 등을 보여주는 문장 하나하나가 숨을 쉬어 나에게 그 숨이 직접 닿는 느낌이다. 송영인이라는 사람한테 반했고, 더 알고 싶어졌다. 그녀의 이야기가 재밌으면서도 대단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기도 했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응원도 했다. 복합적인 감정과 마음으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걸었더니 읽어야 할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쉬움이 생겨서 일부러 금방 읽을 수 있는 분량을 며칠 사이로 나눠서 읽는 중이다. 사실은 누군가의 삶을 짧은 시간 안에 읽고 마는 것에 그치고 싶지 않아서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까지 지나와야 했을 시간을 감히 짐작해본 건데 송영인이라는 사람은 그 시간이 참 치열해서 빨리 읽고 책장을 덮을 수가 없다.
그녀가 벨기에 남자를 만나 결혼까지 한 과정을 읽었을 때는 세상일은 참 모를 일이다, 사람 인연은 갑작스럽게 생각지 못 하게 찾아오는구나, 생각했다. 조선 선비인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는 조금 숨이 막히긴 했지만 조선 선비 아버지의 피를 물려 받은 그녀에게도 보이는 조선 선비의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아버지의 말에 따라 살아온 그녀에게 벨기에 남자와의 결혼은 아버지의 말에 처음 반하는 거였다. 딸을 위하는 마음으로 딸에게 조선 선비의 모습으로 엄하게 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건 사실이다. 아버지가 살던 시대와 그녀가 살고 있고 살아갈 시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아버지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 시대가 곧 그녀가 살고 있고 살아야 할 시대이다. 그녀가 아버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벨기에 남자와의 결혼이었던 것 같다. 벨기에 남자와의 결혼은 아마 하늘이 준 기회가 아닐까. 엄격한 테두리에서 벗어나서 조금은 자유롭게 살아도 좋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자유를 갖는 건 당연하지만 자유를 누리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을, 자유에 따르는 책임은 조선 선비인 아버지보다 더 엄격하다는 것을 그녀는 벨기에에서 지내면서 깨달았을 것이다.
그녀의 벨기에의 생활이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나라에서 며칠이라도 좋으니 지내는 게 꿈인 나에게는 그녀의 벨기에행이 부러웠다. 그런데 내가 놓친 것은 그녀가 여행이 아닌 이민을 간다는 것이다. 여행과 이민은 완전히 다르다. 여행은 집을 떠나 며칠 다른 곳을 즐기다가 시간이 되면 다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이민은 자신이 그동안 지내고 만든 공간 등을 모두 두고 떠나서 새로운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무뚝뚝하고 엄격한 아버지와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벨기에행 비행기를 탄 그녀는 도착할 때까지 계속 울었다고 했다. 그 눈물이 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 것 같지만 당사자가 아니라서 20%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것이다. 그녀가 비행기에서 흘린 눈물은 눈물도 아니었다. 벨기에에 적응하고 생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하게 되기까지 그녀가 흘린 눈물로 바다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눈물을 흘릴 때는 후회와 분노, 답답함 등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 위에 떠있는 부서진 뗏목 조각 같았겠지만, 그 폭풍우를 지나고 나서 그때를 떠올리면 그럼에도 잘 버텨온 자신에 대한 대견함이 있을 것이다. 그녀의 바람 잘 날 없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인생이란 한치 앞을 알 수 없고, 나쁜 일은 작정을 하고 괴롭히는 것처럼 굴비 엮듯이 계속 일어나며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성취하게 된다는 것. 직접 부딪쳐야 깨달을 수 있는 인생의 진리를 아직은 인생이라고 부를 만큼 살지 않은 내가 그녀의 치열한 벨기에 생존기를 통해 배웠다. 그녀의 생존기는 자극이 되었다.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치엻하게 살아왔지만 소꿉 장난을 한 거라고 생각했다. 완벽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 살자고 했지만 내가 가진 능력을 다 쓰지 않고 힘 빼면서 사는 게 나에게 마냥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끔은 치열하게 사는 것도 좋고, 내가 가진 능력을 마음껏 뽐내면서 힘을 주고 사는 순간이 있으면 훗날 내가 딛는 땅에 밑거름이 되고 단단한 받침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가 아니라 벨기에라는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는 언어의 장벽부터 허물어야 했다. 언어가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인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는 그곳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모두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 등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은 그녀의 삶이 대단하면서도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그녀가 뭐라고 답할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살아야 하니까 그러지 않았을까. 제자리에 앉아서 편한 일을 하기 보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남들에게 도움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진심이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다. 그것이 그녀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아는 것이 삶을 끌고 가는 힘인데, 그녀에게는 그 힘이 강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부딪치는 그녀는 강철로봇보다 더 강했다. 그녀의 강한 모습이 대단하면서도 위로도 되고, 나도 해보자는 의지를 갖게 되었다. 뭐라도 해보는 것이다. 나를 위해서, 나의 삶을 위해서. 일단 시작하고 나면 그 뒤는 뭐라도 될 것이다. 그녀의 빠꾸 없는 모습은 아마 위험 요인을 따지고 보느라 때를 놓치고, 안정성을 중시해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내게 새로운 자극이고, 힘찬 응원이다. 노빠꾸 상여자의 이야기는 의미 있고 재미있고 다채로운 삶은 본인이 만들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벨기에 생존을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빠꾸 상여자는 한바탕 시원하게 울고 객관적으로 득과 손실을 따졌다. 그녀의 솔직한 모습은 오히려 내가 그녀를 안타깝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충분히 다채롭게 끌고 나가고 있고, 그 삶을 세상에 들려주면서 나를 비롯한 누군가에게 도전과 변화, 끊임없는 노력이 주는 삶의 열매가 얼마나 달달한지 간접적으로 맛보게 해줬다. 이제는 내가 내 삶의 열매를 맺어 그 달달한 열매를 맛볼 차례다. 열매가 언제 맺힐지, 익지 않아서 쓰기도 하겠지만 부단히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 나에 대해 알아가고 결국 내가 원하는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녀는 벨기에 생존기라면 나는 하루 생존기다. 오늘부터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할지, 내가 꿈꾸는 삶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야겠다. 위험 요소나 손해볼 것은 뒤로 미뤄두고 일단은 생각하고 시작해보는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벨기에라는 낯선 곳에서 언어를 배우고 적응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해내는 모습은 치열한 만큼 아름답고 단단했다. 그녀가 경험한 모든 일들, 그녀가 지나온 시간들은 지금의 그녀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살다가 삐거덕거리고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바람 잘 날이 없다고 생각할 때 그녀의 벨기에 생존기를 떠올리거나 이 책을 다시 펼쳐 위로 받을 것이다. 위로는 돌고 돌아 나에게, 이 책을 세상에 펼친 그녀에게 닿을 것이다. 벨기에 생존기가 그녀에게도 언젠가 위로가 되지 않을까. 그녀의 당당하고 거침없고 솔직한 모습에 반했다. 특히, 한국사람의 특징(?)을 보여준 쎈 모습은. ‘언니!’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는 팬클럽을 만들고 싶을 만큼 박력있었다. 한국사람은 절대 당하고만 있지 않다는 한국의 매운맛을 경험한 벨기에인들을 뜻깊은(?) 경험을 한 것이다(하하!). 책장을 덮어도 떠오르는 장면들이 생각난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재밌게 풀어낸 송영인 작가님에게, 그리고 이 책을 만나게 해준 꿈꾸는인생 출판사에 다시 한 번 더 감사하다.
벨기에하면 ‘와플‘ 말고 아는 게 없었는데 벨기에인의 일상을 그녀의 생존기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엿보면서 사람 사는 게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르다고 생각했다. 벨기에인과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지만-그러나 사람 일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벨기에인과는 나는 가재는 게 편도, 개미와 베짱이도 되지 못 할 거라고 확신했다 ! 벨기에인과 벨기에에서 살고 있는 그녀에게 한국에서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꿈꾸는인생‘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꿈꾸는인생 : 서평 등록이 너무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들을 수 있는 건 참 귀하고 특별한 일입니다. 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는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아서 제가 힘들 때 많이 위로가 되고, 덤덤해서 다정한 응원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노빠꾸상여자의벨기에생존기 #송영인 #꿈꾸는인생 #벨기에 #뜨겁고치열하게달린17년 #책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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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꼬마 이야기
이보라 그림, 하하 하동훈 글, MBC 무한도전 원작 / 퍼머넌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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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아재가 하하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
: 하하, <키 작은 꼬마 이야기> (북뱅크)

그림책을 읽으면서 하하님이 듣고 싶었던 말을 책 한 권에 잘 담았구나 생각했다. 키 작은 꼬마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딱 하나다. 내가 듣고 싶은 말들이 명료하게 담겨져 있으니까. 하하님 덕분에 순간 올라온 울컥함을 누르고 내 마음을 차분히 달래본 시간이었다. 울어도 좋지만, 지금 울면 눈물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꾹 참았다. 아직은 내가 버틸 만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눈물을 참기 어려울 때는 하하님이 들려준 이야기에 기대어 펑펑 울어볼 것이다. 눈물이 내 안에 쌓인 것들을 녹여서 흘려 보낼 줄 테니까.

키 작은 꼬마는 세상을 우러러볼 줄 안다. 키가 작아서 키가 큰 사람들은 보지 못 하는 것들을 잘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tv 프로그램에서 하하님을 자주 봤다. 땅꼬마라는 별명으로 화면 안에서 사람들을 웃기는 일을 하는 하하님 모습에서는 힘듦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렸을 때 내가 뭘 알았을까. 그 웃음 뒤에 불안과 걱정, 고민이 있었을 거라곤. 그저 하하님이 떽떽 소리지르거나 수줍게 웃거나, 멤버들과 농담을 주고 받는 게 일상인 줄 알았다. 어렸지만 재밌게 산다고 생각했다.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건 내가 예능을 재미로만 보는 게 아니라, 예능을 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때부터였다. 어느 순간, 화면 안에서 웃음을 주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손짓, 말투에 신경이 쓰였다. 그들이 불편하면 나도 불편했고, 더이상 예능이 예능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하하님이 그동안 하하님이 만들어 낸 웃음 뒤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을 잘 버텨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이제는 키 작은 꼬마 셋의 아빠가 되어 버린 하하님께 고생 많았다고, 긴 시간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 내게 위로를 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초등학생 때는 조회를 할 때 뒤에 두 번째에 설 만큼 키가 컸다. 그 키에서 2-3cm 크고 나서 키가 더이상 크지 않았다. 생각보다 성장판이 너무 빨리 닫혔다. 키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 없지만 하하님 이야기를 들으니 키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키 작은 꼬마 이야기는 키로 시작해서 삶을 받아들이고 들여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키 작은 꼬마가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무언가를 딛고 올라서서 보거나 아빠가 태워준 목마로 세상을 넓게 볼 수 있지만, 이런 도움 없이는 세상을 높고 넓게 보는 건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키 작은 꼬마는 세상을 높고 넓게 보려하기 보다는 우러러보고, 주변을 살피는 것을 선택했다. 의자를 밟고 일어서거나 아빠한테 목마를 태워달라고 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세상은 참 넓고 높았다. 생각을 어떻게 하고, 태도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세상은 모양과 깊이가 다양했다. 키 작은 꼬마는 그렇게 자신이 볼 수 있는 세상을 보면서 직접 깨닫거나 경험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아주 넓은 세상을 만났다. 기어코 가장 넓은 세상을 만난 것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자신이 꿈꿨던 것을 닿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하님은 자신이 원하는 꿈을 하나 둘, 이뤘다.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는 것 같다. 하하님의 열정과 의지라면 이루지 못할 꿈은 없다. 하하님의 도전 정신과 열정, 의지, 포기를 모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부럽다. 솔직히 고백하면 하하님이 괜한 곳에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런 안일한 나의 생각이고 쓸데 없는 오지랖이었다.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면서, 뭔가를 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면서 타인의 삶 아주 작은 일부를 보고 걱정이라니. 어리석고 한심한 내 모습을 깨닫고 나서, 하하님의 파이팅 있는 일상을 매체로 전해 들으면서 생각했다. 어떤 삶이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해 걷고 뛰는 이들을 본받아야겠다고. 나도 누군가에게 본받을 만한 존재가 되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아주 조금이라도 미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모든 문장이 기억에 남지만, ‘알아주지 않으면 어때.‘라는 문장이 마음에 콕, 박혔다. 그렇다. 알아주지 않으면 어때서 누군가 나의 수고를 알아주길 바랐던 걸까. 스스로 잘 알아주면 되는데 늘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하는 바램이 내 마음을 지옥으로 만든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도 비슷한 말을 했다. 나의 수고는 내가 잘 알아주면 된다고. 이 말에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다가도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불쑥- 고개를 쳐든다. 하하님과 진은 알아주지 않으면 어때, 라는 마음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었고 얼마나 마음이 많이 다쳤을까 생각했다. 이 말이 나에게 마법을 부리듯 받아들여지면 무겁던 하루가, 소란한 마음이 가벼워지고 차분해질 것 같다. 그래서 매일 주문을 걸듯 속으로 되뇌인다. 알아주지 않으면 어때, 나의 수고는 나만 알면 돼, 라고. 언젠가는 나의 수고를 내가 가장 잘 알아줄 날이 오지 않을까. 누군가의 인정이나 누군가와의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진 날이 너무 늦지 않게 오길, 그날을 너무 늦지 않게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를 위해, 그 누구도 아닌.

인생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오늘 안 되면 내일 하면 된다는 말도 마음을 적셨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부정적인 생각만 하면 하루하루가 무겁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어디서 생긴지 모를 힘이 생긴다. 생각과 말, 마음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그 힘은 자주 쉽게 잊어서 문제이지만. 인생은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니 그동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바라보고 먹었던 머리와 시선, 생각을 멀리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나를 믿어봐야겠다. 타인을 믿는 것 만큼 나를 믿고 타인에게 관대한 만큼 나에게 관대했더라면 나는 더 단단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지내고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와서 하는 후회는 의미 없다. 이제부터 나를 믿고 나에게 관대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 조건 없이 나를 믿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믿음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왕이면 내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가장 가까운 곳을 너무 멀리 돌아왔다,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 나를 믿고, 나부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포기 대신 쉬었다 다시 일어나 가는 것을 방법으로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괜찮게 보낼 것이다. 삐그덕 거리는 하루가 있는가 하면 편안한 하루가 있지 않을까. 다양한 하루하루가 모여 만들어질 내 삶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은 내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된다는 것을 키 작은 꼬마 이야기를 통해 배웠다. 지금까지 나를 위해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누군가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타인의 초점에 맞춰 굴렸던 것 같다. 이제는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해 살 것이다. 내 삶을 되찾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고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왔다. 외로웠고 공허했고, 두려웠다. 이제 내가 경험할 외로움과 공허험, 두려움은 전과 다를 것이다. 내가 완벽하게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겪고 감당해야 할 감정들이다. 그 길이 쉽지 않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기를,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키 작은 꼬마를 생각하며 내가 닿을 세상을 선명하게 떠올리기를.

무한도전 2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키 작은 꼬마 이야기>는 무도 키즈에게 반갑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무한도전은 우리의 기억에 남았지만 무한도전을 이끌어 가던 멤버들이 지금은 다른 프로그램에서 열일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감사하다. 나의 어릴 적 영원한 재밌는 아저씨들의 열일이 어른이 된 지금 나의 열일에 힘을 보태어 주니까. 어렸을 때는 아저씨들이 툭툭, 던지던 어른들의 세상을 가리키는 말들이 스치는 버스 같았는데, 이제는 그 버스를 타고 있다. 그래서 찾아보면서 웃고, ‘진짜 무도에는 없는 게 없네.‘라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며 웃는다. 이 시간마저 위로가 된다. 무도 멤버들이 먼저 걸어온 어른의 시간을 이제 내가 걷고 있는데, 그때 무도 멤버들이 이런 마음으로 이런 말을 했구나, 깨달을 때마다 웃프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위안이 된다.

<키 작은 꼬마 이야기>를 언젠가 내가 가정을 이루어 내 자식에게도 들려줄 날을 상상한다. 아주 먼 미래 같아서 어색하다. 언젠가 그날이 오면 하하님이 얼마나 대단한 슈퍼맨이었는지도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하하님 덕분에 나 또한 슈퍼맨이 되기 위해 부지런히 걸어왔다는 것을.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북뱅크에서 받았습니다:)

#키작은꼬마이야기 #하하 #북뱅크 #무한도전20주년기념출간 #알아주지않으면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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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선물 피터 레이놀즈 단어 시리즈
피터 레이놀즈 지음,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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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환하게 만드는 단어들,
: 피터 레이놀즈, 『단어의 선물』 👦🏻x🐶(문학동네)
: 뭉끄 6기 3월 그림책

단어 수집가인 제롬은 긍정적인 단어를 모으기 위해 반려견 에코와 눈 쌓인 거리로 나간다. 하지만 거리에는 제롬이 원하는 단어, 마음에 드는 단어가 없다. 긍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는 거리는 삭막해보이기까지 한다. 세일, 금지, 폐업 등 거칠고 차가운 단어들이 가득한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왠지 거칠고 차가워보인다. 거칠고 차가운 단어들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 사람들이 외로워 보이고,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신경질을 내는 것 같다. 그런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제롬과 에코의 마음이 나의 마음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뭔가 필요하다, 이대로 두고 보고만 있을 순 없다.‘라고. 제롬은 단어를 모으기 위해 거리로 나섰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를 찾을 수 없었고, 고민을 하다가 방법을 찾아낸다! 제롬이 찾아낸 방법으로 세상은 전보다 다정하고 따스해질 거라는 확신이 든다. 제롬은 에코와 함께 집으로 달려간다. 그동안 제롬이 모아둔 단어들을 챙겨 마을 공원으로 향한다. 제롬은 모두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무‘를 만들자고 한다. 제롬의 부름에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공원은 다정하고 따뜻한 단어들과 함께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그토록 원하던 세상에 닿기 시작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세상.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무가 완성되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보니 내 기분이 좋다. 긍정 단어의 열매를 맺은 나무가 마을을, 마을 사람들을 환하게 비춰줄 것이다. 우리 마음에도 긍정 나무를 하나 만들어 열매가 잘 맺도록 물과 햇살을 주고, 다정한 말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결국 내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내게 좋은 것이다. 내게 좋은 것들은 분명 다시 세상에 긍정의 기운을 줄 것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단어들이 있는데, 긍정 단어보다 부정 단어가 세상에서 유독 다른 의미의 빛을 내는 것 같다. 부정 언어가 비추는 빛에 많이 노출되어 다친 마음, 악해진 마음이 많다. 그 마음을 보살피고 치유하는 건 결국 긍정 언어인 것 같다. 제롬이 차갑고 거친 단어들 뿐인 거리에서 찾아낸 방법은 그동안 자신이 모아뒀던 긍정 단어를 이젠 세상에 선물해주는 거였다. 제롬이 생각해낸 방법은 세상에 변화를 가져다줄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게 받은 것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세상이 필요로 할 때 돌려줄 수 있는 제롬의 모습은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동안 세상으로부터 모아둔 긍정 단어를 세상에게 선물로 주는 제롬의 마음은 어땠을까. 세상을,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제롬은 세상을 사랑하기에 긍정 단어를 모았고, 모은 단어를 선물로 주며 세상이 따뜻하고 다정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제롬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었던 건지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단어를 적어 나무에 거는 모습은 제롬이 선택한 방법이 거대한 긍정의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는 했어야 할 일이지만 그 누군가가 제롬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제롬은 단어 수집을 위해 나선 거리에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긍정 단어가 사라지는 것이 두려웠던 것도 같다. 두려움 앞에서 보여준 제롬의 용기 있는 모습에 세상이 아직도 살만 한 이유는 제롬과 같은 사람들 덕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제롬이 선물해준 긍정 단어가 세상 곳곳에서 숨쉬고 있다. 그 숨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 숨에 기대어 힘든 오늘을 버티고, 오늘보다 덜 버거운 내일을 살 거라고 희망을 품는 사람들이, 더 나은 하루를 사는 이들이 있다.

말에 상처를 받는 일은 익숙하다. 익숙하지만 상처가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말로 생긴 상처는 유독 깊고, 아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물면 다행이지, 아물지 않는 상처가 대부분이다. 거칠고 차가운 말보다 다정하고 따뜻한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익숙하지 않아서이다. 세상은 거칠고 차가운 말들이 지배하고 있고, 다정하고 따뜻한 말들은 금방 시들거나 밟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긍정의 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다친 마음을 안아주고 아물게 하는 것이 다정하고 따뜻한 말이고, 그 말들이 세상이 차갑고 거칠게 바뀌는 것을 온힘을 다해 막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제롬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줄 단어를 수집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제롬을 보니 나태주 詩인님이 떠오른다.) 제롬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단어를 수집하는 일은 재밌고 흥미롭고 설레는 일이지만, 마음을 아프게 하는 단어들을 만나기도 해서 극한 직업이기도 할 것이다. 단어를 수집하는 일이 즐거워 보이지만 제롬도 분명 마음이 불편한 순간들을 경험한다. 삭막한 거리에서 보기만 해도 불편한 간판이나 삭막한 대화를 듣고 있는 것과 같은. 앞으로 제롬에게 어떤 단어가 생길지, 제롬이 선물해준 단어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지만 전보다 조금은 봄바람이 불지 않을까 생각한다.(나의 바램이다.) 제롬과 에코가 꿈꾸는 세상이 곧 우리가 꿈꾸고 닿길 진심으로 바라는 세상이다. 제롬이 단어 수집가로 있는 동안은 세상에 모든 단어가 각자 자리에서 충분히 빛낼 것이다. 단어들도 누군가의 부름을 기다릴 것이다. 단어 수집을 즐기는 제롬과 같은 존재가 단어들에게는 아주 특별하고도 고마운 존재일 것이다. 세상에 그냥 존재하는 건 없다. 세상에 이유 없이 생긴 단어는 없다. 긍정 단어든 부정 단어든 제 역할이 있는 것이다.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하며, 누군가에게 불리고 쓰이는 수많은 단어들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세상 단어들을 떠올리려니 머릿속이 좁다. 오늘도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들 덕분에 많은 이야기를 했고, 다이어리에 내 마음을 끄적일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나도 단어를 매일 수집하고 있다. 내가 수집한 단어들도 언젠가 필요한 곳에 좋은 마음으로 선물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지런히 단어를 모으면서 모두가 꿈꾸는 세상에 닿기 위해 힘찬 걸음을 내딛어야겠다. 제롬과 에코를 따라 걷는 거리가 다정하고 따뜻한 단어로 가득 차는 그날까지, 제롬의 단어 수집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제롬을 따라 에코와 나도 세상 곳곳에 있는 단어들을 진심으로 대할 것이다. 다정하고 포근하고 따뜻한 단어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모두가 행복하기를. 그런 날이 머지 않았기를.

★ 이 책은 뭉끄 6기 3월 활동을 위해 문학동네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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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개나리 북멘토 그림책 35
오윤정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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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나봐!
: 오윤정 그림책, 『언제나 개나리』 💛 (북멘토)

개나리를 보면 봄이 왔나 싶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개나리가 피는 계절이라면 개나리를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동안 노란색만 보면 ‘개나리 피었네.‘라고 했는데 그동안 개나리가 아닌 것에 개나리라고 생각하며 넘겼던 순간이 여러 번 있어서 괜히 개나리한테 이 그림책을 핑계 삼아 사과를 전한다. 내가 아는 노란색 꽃은 개나리 뿐이라는 걸 개나리가 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개나리가 활짝 피어 있을 때만 봤지 개나리가 피어나는 과정에 대해서는 한 번도 본 적도, 궁금한 적도 없었다. 오윤정 작가님이 개나리를 자세하게 관찰하여 기록해준 이 그림책 덕분에 개나리가 어떤 과정을 지나 활짝 피었는지 알게 되었다. 꽃이 피어나는 과정이야 다 비슷하지만 그래도 분명 꽃마다 자기만의 특성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개나리만의 특성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봄에 피어나는 노란색 꽃이 개나리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그동안 개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개나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봄마다 만나게 될 노란색 꽃들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잠시라도 바쁘게 움직이던 발을 멈춰 노란색 꽃을 자세하게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거나 폰을 들어 잠들지도 모르겠다. 내가 전한 인사가 내가 전하고자 하는 개나리에게 잘 전해졌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봄에 피어나는 꽃과 함께 만난 봄을 싱그럽게 만들어주는 생명들을 간단하게 만나면서 계절마다 그 계절을 느끼게 해주는 자연의 특징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 특징을, 너무 당연해서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린다는 것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가장 싱그럽고 생기가 도는 계절이 ‘봄‘이라고 생각했다. 봄을 가득 채운 자연의 색깔을 보고 소리를 들으면 겨울 내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고, 봄의 기운을 받아서 한해를 또 잘 보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 같다. 어릴 때는 새학기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스트레스여서 봄이 반갑지 않았는데, 지금은 봄이 기다려진다. 봄이라는 첫 단추를 잘 꿰어 놓으면 여름 가을 겨울은 순순히 잘 꿰어지는 것 같다. 중간에 덜커덩거리더라도 봄이 준 힘과 기운을 떠올리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오윤정 작가님 덕분에 개나리와 봄에 잠깐이라도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종이를 가득 채운 작가님의 그림과 글이 다가오는 봄과 그 봄을 마중갈 준비를 하는 내게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페이지마다 작가님의 마음과 시간, 정성이 느껴져서 넘길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방금 전까지 소란했던 마음을 차분하게 달래며 넘기면서 봄이 오고 있음을,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나말고도 많다는 것을, 기다린 봄이니만큼 봄을 즐길 준비를 하는 세상 곳곳에서 들리는 설렘 가득한 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고 있음을 그동안 굳어 있던 감각으로 느꼈다. 잠자고 있던 감각을 깨우는 일은 늘 계절이 하는 것 같은데, 봄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봄이 깨워준 나의 감각으로 봄을 마음껏 느껴야겠다. 봄이 준 선물, 이 순간이 지나면 내가 느끼고 가지지 못할 것들.
오늘 하늘 참 맑고 푸르다. 봄을 느끼기에, 봄과 같이 산책하기에 좋은 날이다. 봄이 속닥속닥, 내게 그동안 하지 못 한 말들을 하기에도 좋은 날인 걸 봄도 아는 모양이다.
봄을 마중 나갈 때 함께 할, <언제나 개나리>를 만나게 되어 좋다. 봄하면 <언제나 개나리>가 펼쳐질 것이다. 내가 어디있는 이 그림책을 펼치면 개나리에 둘러싸인 채 봄을 제대로 느끼며 행복할 내가 그려진다.

☁️ ˚₊· 💛 ˚₊· 🌼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북멘토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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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성의 마법사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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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과 사랑, 역풍을 맞았지만
: 루이스 새커, 『호랑이성의 마법사』 (창비)

고전 동화를 읽은 느낌이라면 이런 걸까.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을 느꼈다. 모든 작품에서 부정하다가 결국 인정하고야 마는 사랑을 만나버린 것 같다.
1523년 르네상스, 에스콰베타 왕국은 몰락의 위기에 처해서 툴리아 공주를 옥사타니아 왕국의 나이 많은 달림플 왕자와 정략 결혼을 시키려고 한다. 이 둘의 정략 결혼은 어렸을 때부터 정해졌다. 순탄하게 결혼까지 이어지면 굳이 이 책이 세상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 툴리아 공주가 견습생 필경사 피토와 사랑에 빠지고 나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호랑이성의 마법사 ‘아나톨‘에 의해 더 빠르고 몰입감 있게 전개된다. 툴리아 공주와 피토의 관계를 알게 된 왕은 툴리아가 달림플 왕자와 무사히 결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물약을 만들도록 아나톨에게 지시하고, 피토를 감옥에 가두고, 달림플 왕자의 요구대로 피토를 처형할 것을 명령한다. 툴리아가 어렸을 때부터 지켜보고 알고 지내왔던 아나톨은 공주를 배신할 수 없다. 그래서 툴리아와 피토에게 서로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물약을 만들어 마시게 만든다. 물약을 만들고 마시게 하는 과정에서 아나톨은 피토와 대화를 나누면서 피토가 죽게 내버려둘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아나톨은 둘에게서 서로의 기억을 지우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해내고 만다. 그러나 상황은 아나톨과 툴리아, 피토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셋은 정치적 음모와 언제까지 쫓길지 알 수 없는 불안을 피해 탈출을 감행한다. 탈출에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건 그들이 언제 어디서 궁 사람들에게 발각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어찌저찌 수도원에서 당분간 지내게 된 셋을 보면 언제 들킬지 모르는 불안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봄이 오면 끊겼던 발걸음이 이어지니까- 로브 속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춘 그들이 가장 안전하게 느껴진다. 로브 밖에서는 여러 죄목에 뒤엉켜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며 죽게 되는 운명이니까. 왕을 속이고 정략 결혼을 파토내고, 탈출을 감행했으니.
셋의 위험하면서도 서로가 있어서 다행인 관계가 참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누구 하나 놓을 수 없는 관계만큼 무겁고 잔인한 관계가 있을까. 툴리아와 피토는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둘이 살고 있는 시대에서는 말이다. 공주와 필경사라니. 가장 처절하고 애달픈 사랑은 계급이 다른 이들의 사랑인 것 같다. 계급을 떼고 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이들. 왕의 명령은 잔인하다. 감정은 가장 투명하고 변덕이 심한 것인데, 그것을 지우라니. 그 명령을 따라야만 하는 아나톨은 당황스럽고 슬펐을 것이다. 자신도 툴리아와 피토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아나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둘을 지켜냈다.(적어도) 위대한 마법사 아나톨이 만든 물약을 만든다고 해도, 그 물약으로 서로를 품었던 기억이 지워졌다고 해도 감정만큼은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나톨의 물약을 피해 숨은 감정이 두 사람 깊은 어딘가에 살아 숨쉬고 있다가 기회를 엿보고 폭발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바람이기도 하고, 아나톨이 이뤄졌으면 하는 반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나톨은 진짜 위대한 마법사다. 먼 미래까지 내다보고 계산하여 둘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한 그 시대의 사랑꾼이었을지도 모르고.
삶과 사랑의 역풍을 맞은 공주 툴리아와 필사경 피토의 모험과 사랑 이야기를 아나톨의 시점으로 들을 수 있어서 더 와닿았다. 아나톨의 삶이 참 매력적이게 느껴진다. 아나톨이 들려준 이야기는 오랫동안 세계 곳곳에서 많은 독자에게 기억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것이다. 전해지는 과정에서 아나톨은 가장 위대한 마법사와 유머를 놓치지 않는 마법사라는 수식을 제대로 갖게 될 것이다. 툴리아와 피토가 아나톨과 헤어지고 나서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잘 지냈기를, 쫓김에서 자유로워져 서로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해도 그 감정을 속이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전 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청소년 작품의 작가인 루이스 새커를 <호랑이성의 마법사>를 통해 알게 되어 반갑다. 그가 낸 작품을 손꼽아 기다리며, 나는 알지 못한 그의 세계에 천천히 발을 들일 것이다. 설레고도 긴장되는 순간이 내게 찾아온 것이다.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그의 세계에서 찾아내어 사랑 하나 더해도 좋을 것 같다. 툴리아와 피토의 사랑만큼은 아니지만.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창비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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