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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 - 마음의 기초체력을 올리는 진짜 휴식의 기술
김은영 지음 / 심심 / 2025년 4월
평점 :
‘이 책과의 만남은 마음 놓고 쉼에 다가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 김은영,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심심/푸른숲)(☆마음 놓고 쉬는 사람들)
이 책을 읽게 된 건 나를 돌아보고, 나를 안아주기에 제법 괜찮은 시간이었다. 이 책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땐, ‘내가 이상하거나 적응하지 못한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거였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이 위로가 될 줄 몰랐는데, 위로 받은지도 모르게 위로 받았다.
‘마음’이라는 것이 보거나 듣거나 만지거나 말하는데 한계가 있고, 까다롭고 내 것인데도 어쩌지 못하는 이리저리 튕겨지는 탱탱볼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내 것인데도 내가 어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마음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하지 못하지만 내 마음이 느끼는 것들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챕터별로 나눠서 다루는 ‘마음’과 ‘쉼‘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마음 상태는 우리가 풀어서 혹은 알아듣기 쉬운 용어로 쓴다는 것 뿐이지 전문 용어로 설명한다. 우리가 겪는 감정이나 상황 등이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로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내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상황마다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여러가지 도구를 제시하고, 나의 상황이나 마음 등 내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이유와 그후의 과정을 알려준다.
알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우리에게 친절함과 정확성을 갖춘 문장으로 꺼지지 않는 등을 모두가 볼 수 있게 위로 들고 우리가 걸어야 할 길 가장 앞자리에서 걷고 있는 이 책의 저자를 알고 싶었다. 그의 학력, 경력과 같은 딱딱한 삶이 아니라 구겨지거나 찢긴 삶 말이다. 학력과 경력이 탄탄한 그의 책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바라는 건 ‘진정성’이다. 이 책은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로 하지만, 삶과 사람을 다루기 때문에 내가 바라는 것에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진정성이라는 것, 객관성과 정확성 그리고 전문성 사이에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나는 기어코 그 진정성을 찾았다. 딱딱한 삶을 사는 그로부터 간절하게 이 책을 펼친 누군가, 어쩌다 우연히 이 책을 펼친 누군가 등등 수많은 누군가들이 ‘이 책의 저자도 나와 다르지 않는 감정을 느끼고, 고민하는구나.’를 느낀 것이다. 동질감. 동질감이라는 진정성을 발견하고 난 후, 이 책을 빠르게 넘기기 시작했다.
챕터마다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을 지금도 미루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을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늘 뒤로 미루었다. 미룰수록 나중에 일이 더 커질 거라는 것도 알면서도 말이다. 마음을 돌보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해야 하며,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책장을 넘길 때마다 느꼈다. 무엇보다 스스로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을 반성했다. 나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도망이나 숨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삶에서 쉽게 굽히고 함부로 움츠러들었다. 약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무겁고 쌓아두기만 하며, 나를 탓하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타인에게 하듯 나에게 다정했다면, 몸과 마음의 배터리가 고장나는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고장나더라도 빠르고 정확하게 A/S가 가능했을 것이다. 나는 잘하고 있었는데, 뭐가 두려워서 스스로 조급해서 채찍질하며 깎아내리기만 했을까? 이 책은 지난날의 나를 되돌아 보고,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충분히 잘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고, 나를 사려 깊게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특별하고 중요한 일인지 말한다. 나라고 나를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 내게 나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나를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질문들에 답하면서 ‘나인데도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많구나. 나를 유리구슬 다루듯 조심스럽고 소중히 다뤄야겠구나.‘, 다짐하게 만든다. 나에게 이렇게까지 집중한 건 오랜만이다. 굳이 시간을 들여 나를 이해하고 돌보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뜻깊은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300쪽이 넘는 분량을 읽는데 오래 걸렸다. 원래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이 책을 받은지 6개월만에 다 읽었다. 읽는 동안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의심하는 마음, 시간 낭비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삐죽이 마음을 만났다. 나는 의심과 경계심이 익숙하고 편한 사람인 만큼 매일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라는 평범하지만 뼈 있는 질문을 종종 스스로에게 던진다. 이 질문은 도돌이표처럼 돌기만 할 뿐, 그럴싸한 답조차 찾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 그럴싸한 답이라도 찾고 싶었다. 이제는 마음 놓고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언제나 간절했지만, 내 간절함이 부족한 건지 마음 놓고 쉬는 것은 사치 혹은 일처럼 느껴졌다. 의도적으로라도 쉬려고 하면 ’이렇게까지 쉴 일인가. 빠듯하게 사는 것도 아니고 나름 쉬면서 살고 있는 것 같은데.’와 같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달려든다.
진정한 ’쉼’이라는 것에도 조건이 늘 따라붙는다. 돈이나 지위가 넉넉한 사람이야말로 쉴 자격이 있는 거라고, 쉬는 것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가능한 거라고.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쉬는 것은 내가 쉬고자 하면 쉴 수 있고, 일단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쉼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쉬는 것을 그저 일 안 하고 하루종일 뒹굴뒹굴하는 걸로만 생각했는데, 나를 사려 깊게 돌보는 것에서부터 쉼이 시작되고, 쉼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쉼을 가볍고 간단하게만 생각하고 진짜로 쉬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진짜 쉼에 대해 무지하고, 틀리게 안 만큼 내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는 상당했다. 방전된 배터리로 살아야 하는 하루가 무겁고 빠르게 지치고, 귀찮고 무기력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요즘 지친다는 말을 자주 입밖으로 꺼내는데, 지친다고 말하고 생각할 때마다 나의 약함을 무기력하게 인정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내가 지친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었다. 나를 언제나 ‘문제 덩어리‘로만 보니, 내가 느끼고 하는 감정이나 생각이 나라는 문제로부터 가지치기를 해서 계속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는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차원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내 안에 긍정 자원이 많고, 발굴할 긍정 자원 또한 넘친다. 내가 당연히 하는 것들, 갖고 있는 것들이 긍정 자원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긍정 자원으로 내적인 부분을 견고하게 다듬을 수 있다는 것도.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부정적인 생각에 익숙한 나이지만, 이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고 내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것들이 생존 자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 발견이 낯설지만, 형용할 수 없는 이 감정이 나쁘지 않았다.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의 질문에 나름 답을 찾았다. 세상에 완벽한 답은 없다(그러면 완벽한 질문도 없다). 내가 직접 부딪치면서 답을 찾는 것이다. 내가 찾은 답이 쌓이면서 ‘완벽한 답‘에 가까운, ’나에게만큼은 완벽한 답’을 결국 만날 것이다. 질문도 답도 내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만들고 찾아낸 것들이 ‘내 마음이 살아있음‘을 틈틈이 알려줄 것이다. 생각보다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라는 것도.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푸른숲‘에서 받았습니다. 서평단 활동이 너무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며, 오랜만에 의미와 조금의 여유를 가진 시간을 선물해준 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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