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목마 문지아이들
보탄 야스요시 지음, 김영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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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되어야 할 것은,

보탄 야스요시 글 그림, 여행하는 목마(문학과지성사)

(아일랜드(김지완 글 경혜원 그림/2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우수서평단 선정으로 받은 도서 1)

 

목마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 그림책이다. 목마를 매주 타러 오는 남자아이가 지어준 이름은 블랑. 블랑은 블랑이라는 이름이 특별하고 소중할 것이다. 이름이 생긴다는 건 존재를 잃지 않는 이유니까.

남자아이가 지어준 이름을 새긴 채 블랑은 곳곳을 다닌다. 곳곳을 다니면서 느꼈던 감정, 그리고 마주쳐야 했을 상황들을 생각하면 블랑은 오직 앞으로향한다. 블랑이 곳곳을 돌아다닌 것은 블랑 의지가 아니다. 그저 그 시공간에서 블랑의 역할을 다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 이름이 생긴 날, 형제의 친구들과 함께 달렸던 날, 리본을 달아 준 여자아이를 만난 날,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얼굴을 만난 날, 그리고 돌아 돌아 자신에게 블랑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남자아이였던 노인을 만나 평화롭게 보냈던 날 모두 블랑은 행복하게 기억한다. 블랑은 자신의 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등에 누구를 태울지 알 수 없는 설렘을 매번 느낀다. 자신의 쓸모와 자신의 쓸모를 할 수 있다는 설렘을 가진 블랑이 대단하고, 부럽다. 나의 쓸모에 늘 자신이 없고, 뒤로 빠지기에 급급한 나니까. 블랑은 다양한 사람과 상황을 마주하며 자연스럽게 추억을 만들어 기억으로 쌓았고, 또 다른 새로운 삶을-누군가를 등에 태워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살 준비를 마쳤다. 블랑의 새로운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 그림책을 보면, 목마 블랑이 고정되어 있다. 블랑이 고정되고, 블랑의 주변이 바뀐다. 작가가 왜 블랑은 고정으로 두고, 블랑의 주변(시공간)에 변주를 줬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이해했다. 블랑의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주변이 바뀌면서 외로움을 느끼거나 걱정을 안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감정들을 느끼면서 주변에 적응했고, 자신의 역할을 항상 다했다. 그렇게 블랑은 단단해졌다.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곧으면, 주변의 변화를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하는 지금이 훗날 떠올렸을 때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나의 마음이 단단해지는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마음은 고정으로 두고, 변하는 주변을 조금 더 유하게 바라보는 연습도 말이다.

 

이 책은 우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직접 선택한 책을 문학과지성사에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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