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개정판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수오서재 / 2017년 3월
평점 :
🌳나를 사랑해야 보이고, 얻는 것🌳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 #리얼서평 #알림설정
“내가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세상도 나를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요즘 트로트가 대세인데, 국민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정동원이 부른 ‘여백’이란 곡 가사가 떠올랐다.
“전화기 충전은 잘하면서, 내 삶은 충전하지 못하고 사네.”
친정 오빠가 한동안 이 가사에 빠져서 심취해 들었다. 노래도 잘하지만, 가사가 마음에 들어왔다. 우린 열심히 살지만, 나에게는 인색하다. 부모라면 자식을,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챙긴다. 그치만 나는 뒷전이다. 이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이 글귀가 와 닿는걸 보면 나도 그런가보다. 첫문장부터 끌려 더 궁금해졌다.
저자 혜민스님은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화공부차 미국으로 건너갔다. 대학에서는 영화를 전공했으나, 비교종교학 석사 중 출가를 결심, 박사는 종교학으로 마쳤다. 현재는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학 중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고 시작한 트윗이 놀라운 속도로 리트윗되면서 현재의 위치에 오게 되었다.
나는 이 분의 맑은 눈빛이 좋다. 영리함과 온화함. 단오함과 부드러움. 상반된 두 감성이 같이 보이는데, 쉽지 않은 이 공존에는 그만큼의 긴 수양과 과정이 있었을 것이라 더 존경한다.
이 책은 8개의 장으로 나뉘고, 각 장에는 핵심 키워드와 관련 이야기들이 연결된다. 혜민스님은 승려이기 이전에 시인인가보다. 첫느낌은 잘 쓰여진 시집이다. 그래서 호흡하기도 좋고, 부담스럽지 않다. 술술 읽힌다. 난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필사를 하는데, 이 책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좋은 말들이 너무 많아서 뽑아쓸 수가 없다.
내가 힘들면 인연이 아니고, 좋은 인연은 끝이 좋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소유’란 갖지 않는 것이 아니고, 현재 내가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는 역지사지(타인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기)가 필요하고, 일은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되게 하는 것이다. 삶은 투수라서, 예상하지 못했던 커브볼도 오지만, 뭐든 다 지나가니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사람은 혼자보다는 함께해야 행복하다. 수행하는 자는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이면 안되고, 어리석은 자는 지식이 넘치면 오히려 자신을 망친다.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다.
‘멈추면 뭐가 보이는거지?’, ‘멈춘다는 것은 뭘까?’
내가 정말 궁금했던 건 이 두가지다. 다행히 뒷부분에 정리되어 있었다.
우리는 가끔 좋지 않은 생각, 아픔, 관계들이 생긴다. 스님은 사람의 마음을 물,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흙에 비유하여 어지러운 심리상태를 흙탕물이라 했다. 이럴 때 우린 흙탕물 속으로 뛰어들어가 흙을 제거하려고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오히려 해결되지 않고 물은 탁해진다. 이럴 때는 그 마음을 다스리려 하지 않고, 친하게 대해라. 한 발 떨어져서 지켜보면 그 감정은 더욱 선명해지고, 어떤 감정인지 파악된다. 자신은 내 마음을 다스리고 바라보는 관조자가 되고, 서서히 해결의 지혜가 생긴다. 어차피 감정은 잠시 머무르다 떠날 것이니까. 이런 관조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명상, 참선이다.
내 마음이 후련해졌다. 이런 과정이구나.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이고, 다스리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이건 발상의 전환이다. 나를 위로하고, 칭찬하며 사랑해야한다. 이 모든 것들이 삶의 지혜고 열쇄다. 종교인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참 감사한 분이고, 고마운 책이다.
막연하게 힘들거나 삶의 이정표를 잃어버린 분들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충심으로 추천하고 싶다.
스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http://www.instagram.com/youm_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