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첼 카슨 외 지음, 스튜어트 케스텐바움 엮음, 민승남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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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다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등 20인의 작가들이

자연과 하나된 삶의 기쁨을 노래하는 스무 편의 에세이

 


원제는 Visualizing Nature : Essays on Truth, Spirit, and Philosophy

말 그대로 자연을 예찬하는 에세이를 엮은 책.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라는 한국판 제목은 아무리 봐도 찰떡이다. 개인적으로 취향 저격하는 글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만큼이나 그 외 부분도 모두 마음에 든다. 특히 주제에 충실한 파릇파릇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은 소장욕구 뿜뿜!! (책 표지 보고 데려오는 사람)

 

성인 남성 손바닥 사이즈인 책은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편리하고, 짧은 글이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잠깐잠깐 읽기 좋다. 또한 글씨가 작지 않고 행간이 넓어 가독성이 좋기 때문에 어르신이 읽으시기에도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 작가정신에서는 소설향 시리즈도 그렇고 이 판형을 애용하는 것 같다. 굿!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는데 마치 숲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해졌다. 1급수 청정지역같이 맑고 무해하며, 더없이 청정한 글이다. 위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작고 무의미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은 우리의 터전이자 잠깐 빌려 쓰는 보금자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을 지키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

 

기후위기와 팬데믹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무리 환경보호를 외쳐봐도 도시에 살고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크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자연을 느끼고, 생각하고, 나아가 사랑하게 된다면, 우리는 늦지 않게 미래의 비극을 바꿀 수 있다.

 

 

* 추천해요

1. 자연, 환경, 철학에 관심이 많다면

2.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을 좋아한다면

3. 얕고 자극적인 글에 질려서 색다른 글을 원한다면

 

 

p.75 자연은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숨 막히는 인종차별주의의 독기를 뚫고 눈부신 경치로 나아가는 길이 되어, 자신의 고통을 버릴 용기를 지닌 사람을 인도한다. 나를 적대시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연은 같은 것을 제공한다.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그들과 그들이 믿는 신 사이의 문제이며, 자연은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

 

p.182 계절은 자연의 시계이자 달력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고 자연의 단계들을 중심으로 돈다. 나는 계절을 밀어낼 수도, 끌어당길 수도 없다. 걸음을 늦추라거나 서두르라고 설득할 수도 없다. 자연은 지극히도 아름답고 잔혹하며, 내가 아무리 무수하게 애원해도 통보도 없이 나를 버려둔 채 나아가고 변화해왔다. 자연은 자애롭지도, 악의적이지도 않으며 무심할 뿐이다. 우리는 전체의 일부이고, 자연은 그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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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큐레이터 - 뮤지엄에서 마주한 고요와 아우성의 시간들 일하는 사람 8
남애리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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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0 사람들은 흔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어떤 예술 작품들은 맥락 없이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고, 지식이 있으면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미술관에 자주 가는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더 잘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이란 것은 내가 어떤 지식을 가지든, 어떤 배경을 가지든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당신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남들은 알지 못하는 그 세계에선 하루하루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요? 일하는 존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주 사소하면서도 찬란하게 반짝이는 인생의 순간들, 일하는 사람.”

 

약간 생소한 직업을 가진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문학수첩 일사 시리즈, 혹시 알고계신가요? 저는 올해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의 삶이 흥미롭고 신기해서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첫 번째 기상예보관 이야기로 시작해서, 환경감시선 항해사, 사운드 디자이너, 변호사 등 다양한 시리즈가 나왔고 이번에 그 여덟 번째 이야기, 큐레이터 편이 출간되었습니다.

 

소소하게, 큐레이터 뮤지엄에서 마주한 고요와 아우성의 시간들

큐레이터라고 하면 수트를 입고 전시회장을 또각또각 걸어다니는 우아한 이미지가 그려지는데요. 과연 현실도 그럴까요? 이 책의 저자는 생생한 일상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큐레이터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을 들려줍니다. 우리는 완성된 전시를 관람할 뿐, 한 전시를 여는데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지, 전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하죠. 미술관을 좋아하여 주 1~2회 전시를 보러 다니는 저 또한 큐레이터들은 뒤에서 전반적인 지시를 할 거라고 생각했지, 현장에서 뛰어다니며 못 하나까지 직접 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어요.

 

작가님은 처음부터 큐레이터를 희망했던 건 아니고, 대학원 시절 따놓은 자격증이 있어 얼떨결에 큐레이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작가님의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고 나니 작가님은 이 일을 하게 될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박물관이라는 뜻의 뮤지엄museum은 고대 그리스의 뮤즈들에게 봉헌된 제물들을 모아놓은 장소에서 유래했대요. (tmi)

 

플로리스트, 돼지수의사,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 등 앞으로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출간 예정인데, 개인적으로 도서관 사서와 웨딩플래너 그리고 와인 컨설턴트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일사 시리즈 너무 재미있는데 100번째 도서가 나올 때까지 롱런하길 바랍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 장차 큐레이터를 희망하는 사람

2. 미술관, 전시회 관람을 즐기는 사람

3.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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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채식주의자 - 입맛과 신념 사이에서 써 내려간 비거니즘 지향기
정진아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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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한 명의 완전 채식주의자보다

열 명의 불완전 채식주의자가 더 필요하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인 정진아 작가가 입맛과 신념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써 내려간 채식, 그리고 동물권 이야기. 채소보단 육류를 훨씬 좋아했지만 더 이상은 동물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채식을 결심한 사람, 그러나 완전 채식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수차례 실패하고 또 도전하는 사람.

 

불완전채식주의자라는 제목에 끌렸다. 나 또한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고, 소고기의 소비가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육식을 할 때마다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마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될 용기도, 의지도 부족하다. 그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불완전 채식주의자. 1주일에 3일은 채식으로만 구성된 식단을 먹는다.

 

식사 약속이 없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어디 가서 채식주의를 부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지 못한다. ‘네가 무슨 채식주의야?’와 같은 소리를 들을 것이 뻔한데, 굳이 말해서 서로 감정 상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가끔 채식주의자인 친구를 만나면 비건 식당에 갈 수 있고, 이런저런 생각을 나누고 도움도 받을 수 있어서 고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조금 당당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완전한 채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완전하지 못해도, 채식을 실천하는 마음 자체로도 괜찮다고 다독여준다. 나는 어차피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될 수 없을 것 같으니, 불완전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주변에도 널리 알려서 나같은 불완전 채식주의자를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후 위기가 점차 현실화됨에 따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동물권도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세상이다. 사회가 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채식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비거니즘은 어느새 하나의 유행이 되었다. 누군가는 유행에 편승하는 보여주기식 아니냐고 하지만, 설령 보여주기식이라고 해도 어떠한가? 백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중요한 법이다.

 

채식은 단순히 건강을 위해 채소를 섭취하는 일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윤리이자, 지구의 경고에 대응하는 일이며, 다른 생명이 인간과 똑같이 존중받길 바라는 고귀한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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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감상 수업 - 하루 한 곡, 내 것으로 만드는 클래식 100
유니쓰.루바토 지음, 김은하 감수 / 뜨인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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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가장자리를 맴도는 이들을 위한

가장 친절한 클래식 감상 입문서

하루 한 곡내 것으로 만드는 클래식100

 

클래식 감상 뉴스레터 <다카포 페이퍼>의 발행인이자 현대음악 작곡가인 유니쓰와 루바토가 지난 2년 동안 발행한 원고를 수정해 편집한 책이다미발행 원고를 포함하여 친숙한 클래식 고전 음악부터 생소한 현대음악까지 100곡이 엄선되어 있으며리듬·선율·화음·구성·음색·테크닉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은 미술에 비해 비교적 서적이 많이 출간되지 않는 것이 아쉬웠는데마침 이 책이 출간되었다미술은 사진 자료를 첨부하면 되지만 음악은 책에 삽입할 수 없으니 제작에 어려움이 있을텐데이 책에는 곡마다 QR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쉽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100곡이나 되는 음악에 각각 알맞은 영상을 찾아서 허락을 구하고 QR코드를 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까 싶어 존경심이 들었다이렇게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일단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눈에 띄게 감각적으로 잘 뽑았다내부 구성도 훌륭하다음악가 이름곡 제목, QR코드 등이 깔끔하게 나열되어 있다그리고 시간대가 수직선 위에 표기되어 있어 한 눈에 알아보기 쉬웠다곡의 설명과 함께 다양한 tmi가 실려 있어서 재미있고음악 이론으로 다양한 상식을 쌓을 수 있어서 유익하기까지 하다실로폰으로 알고 있던 악기를 요새는 글로켄슈필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부른다는 사실만 듣고 이유는 몰랐는데알고 보니 그 악기의 명칭은 원래 글로켄슈필이 맞고 그동안 실로폰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새로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100곡을 언제 다 듣지 싶었는데 읽다 보니 금방이었다물론 너무 긴 곡은 중간에 스킵하긴 했지만간만에 클래식을 들으며 힐링하니 좋았다. 100개의 소주제로 나뉘어져 있어서 중간중간 끊어서 쉬엄쉬엄 읽어도 좋고건너뛰어서 관심 있는 음악가 부분만 읽어도 좋다나름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자부했는데아는 곡이 100곡 중에 24곡밖에 없어서 충격이었다겉핥기식으로 너무 대중적이고 유명한 노래만 알고 있었나보다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상식도 많이 쌓고 음악 지식이 많이 확장되었다새로운 음악가와 음악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1. 평소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 서양음악 덕후라면

2. 책 한 권으로 클래식에 대한 지....을 쌓고 싶다면

3. 클래식에 입문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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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밀려온다 (레인보우 리커버 에디션) - 지금이 힘겨운 당신과 읽고 싶은 위로의 문장들
매기 스미스 지음, 안세라 옮김 / 좋은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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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밀려온다지금이 힘겨운 당신과 읽고 싶은 위로의 문장들

하늘 속 무지개가 영롱하게 빛나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에 띄는 책. 미국 시인 매기 스미스가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겪으며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트위터에 쓰기 시작한 에세이와 짧은 문장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아마존 베스트셀러다. 디자인도 예쁘고 담겨 있는 내용도 따뜻하다.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내 자신에게,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 부모님께, 회사와 집안일로 치여 숨쉴 틈 없는 지인에게 선물하기 좋을 것 같다.

 

p.204 명왕성을 생각하라. 그것은 인간이 정해놓은 분류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그 자체로 존재한다. 누구도 당신을 정의하거나 당신의 가치를 결정할 수 없다. 그들이 당신을 무엇이라 부르든 그대는 행성처럼 존재하라.

 

명왕성은 한때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인정받았으나 현재는 퇴출당한 비운의 행성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것은 한낱 인간의 기준이었을 뿐이다. 처음부터 명왕성은 그냥 그 자체로 존재했다. 명왕성이라는 이름 또한 인간이 편의에 의해 붙인 것뿐. 굳이 날 선 타인의 말에 신경쓰고 상처받을 필요 없다. 나는 그저 나일 뿐. 누구도 나를 멋대로 정의하거나 판단할 수 없으니까. 내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다. 그러니 나는, 자신에게 잘하면 된다.

 

일본에는 깨져서 쓸모없게 된 도자기의 상처를 이어 붙이고 금으로 덧칠해 더욱 아름다운 그릇으로 만드는 킨츠기라는 공예 기술이 있다고 한다. 당장의 시련도, 아픔도 모두 훗날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니, 그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아름다운 성장을 위해 한 걸음 도약해 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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