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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큐레이터 - 뮤지엄에서 마주한 고요와 아우성의 시간들 ㅣ 일하는 사람 8
남애리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6월
평점 :
p.230 사람들은 흔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어떤 예술 작품들은 맥락 없이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고, 지식이 있으면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미술관에 자주 가는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더 잘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이란 것은 내가 어떤 지식을 가지든, 어떤 배경을 가지든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당신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남들은 알지 못하는 그 세계에선 하루하루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요? 일하는 존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주 사소하면서도 찬란하게 반짝이는 인생의 순간들, 일하는 사람.”
약간 생소한 직업을 가진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문학수첩 일사 시리즈, 혹시 알고계신가요? 저는 올해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의 삶이 흥미롭고 신기해서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첫 번째 기상예보관 이야기로 시작해서, 환경감시선 항해사, 사운드 디자이너, 변호사 등 다양한 시리즈가 나왔고 이번에 그 여덟 번째 이야기, 큐레이터 편이 출간되었습니다.
소소하게, 큐레이터 – 뮤지엄에서 마주한 고요와 아우성의 시간들
‘큐레이터’라고 하면 수트를 입고 전시회장을 또각또각 걸어다니는 우아한 이미지가 그려지는데요. 과연 현실도 그럴까요? 이 책의 저자는 생생한 일상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큐레이터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을 들려줍니다. 우리는 완성된 전시를 관람할 뿐, 한 전시를 여는데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지, 전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하죠. 미술관을 좋아하여 주 1~2회 전시를 보러 다니는 저 또한 큐레이터들은 뒤에서 전반적인 지시를 할 거라고 생각했지, 현장에서 뛰어다니며 못 하나까지 직접 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어요.
작가님은 처음부터 큐레이터를 희망했던 건 아니고, 대학원 시절 따놓은 자격증이 있어 얼떨결에 큐레이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작가님의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고 나니 작가님은 이 일을 하게 될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박물관이라는 뜻의 뮤지엄museum은 고대 그리스의 뮤즈들에게 봉헌된 제물들을 모아놓은 장소에서 유래했대요. (tmi)
플로리스트, 돼지수의사,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 등 앞으로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출간 예정인데, 개인적으로 도서관 사서와 웨딩플래너 그리고 와인 컨설턴트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일사 시리즈 너무 재미있는데 100번째 도서가 나올 때까지 롱런하길 바랍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 장차 ‘큐레이터’를 희망하는 사람
2. 미술관, 전시회 관람을 즐기는 사람
3.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