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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이소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9월
평점 :
삶을 풍요롭고 다채롭게 만드는 진짜 재테크
초보 컬렉터가 가장 궁금해하는 44가지 질문에
200여 점의 미술품을 소장한 15년차 컬렉터가 답하다
장르부터 미술시장, 안목 키우기, 컬렉션 테마까지
단계별 스텝과 인터뷰로 꽉꽉 채운 아트 컬렉팅 가이드북!
“그림을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게 되고, 볼 줄 알면 소장하게 된다”
p.215 미美의 반대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사람이 미의 반대말을 추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도 미에 포함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생각해보라. 추함을 받아주는 건 예술이 유일하다. 세상 그 어떤 것도 추함을 수용하지 않지만, 오직 예술은 추함을 수용한다.
이소영 작가님은 유명한 미술계 인플루언서라서 언젠가 컬렉팅 관련 도서를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나왔다. 이 책을 쓰는데 5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그만큼 신중하게 쓴 책이라 그런지 내용이 정말 좋았다. 180도 펼쳐지는 누드제본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미술을 좋아하거나, 아트컬렉팅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으로 입문해 보시길 강력추천한다.
이 책의 장점 : 누드제본 특성상 180도 펴져서 읽기 편리함,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하고 친절한 설명, 챕터 사이사이에서 만날 수 있는 인터뷰, 미술 공부를 할 수 있는 작가, 컬렉터, 갤러리 채널과 계정 정보 등 다양하고 실용적인 지식도 같이 얻어갈 수 있음!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책 한 권으로 다 정리해서 떠먹여주니 얼마나 편리한지!
미술에 관심이 많아 공부하고 있지만 전공자가 아닌지라 정확한 지식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판화에 대해 상세하게 알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한 갤러리에서 내게 강력하게 추천했던 작품은 하급 복제품이었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고, 앞으로 판화 컬렉팅을 할 때는 신중하게 고려해야겠다.
작가님 집 사진이 일부 공개되었는데, 다양한 작품으로 가득한 거실이 정말 이상적이고 멋있었다. 그리고 작가님이 소장 중인 작품 중에 실제로 미술관에서 직접 보고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 있어서 신기했다. 김경태 작가의 <Crossing Surface>가 그것이다. 보통 1년에 200개 정도의 전시를 보는데, 아직 유명하지 않은데도 익숙한 이름이 등장할 때마다 그동안 보고 듣고 배운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했다.
한성필 작가의 사진작품 <Fly High into the Blue Sky>도 기억에 남는다. “사진을 봤을 때 어디서부터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모르겠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는 작가님의 감상평 또한 인상 깊었다.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조덕현 작가의 <Mirrorscape> 전시를 보고 큰 감동에 빠진 적이 있다. 사진이란 매체는 가능성이 정말 무한하고, 그림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한 작품 앞에 압도되었던 경험이 있어서 이 작품에도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드로잉은 그저 준비단계이고 불완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다. 드로잉은 캔버스와 다르게 작가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리거나,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그림이 아니기 때문에 솔직함이 담겨 있다는 말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깨달음을 얻었다. 또한 “유화작품에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작가의 욕망이 강하게 내재해 있지만, 드로잉은 무심해서 캐주얼한 재미가 있는 것이 매력”이라는 김동화 컬렉터의 말도 공감되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사는 것은
그 작가가 세상을 보는 시선에 공감하는 일이다.”
- 이소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