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돌보는 세계 -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공존을 향한 새로운 질서
김창엽 외 지음, 다른몸들 기획 / 동아시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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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단순히 질병만을 몰고온 게 아니다. 백신 개발과 함께 금방 사그러들 줄 알았던 이 팬데믹은 우리 사회에 침투하여, 국제 경제와 정치부터 한 가정 내의 문제까지 크고 작은 다양한 영향을 끼쳤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재택근무라는 형태의 노동이 확산되었고, 위생과 청결의식이 강화되는 등 순기능도 없진 않지만, 이는 수많은 혐오를 낳음으로써 사람들에게 도려낼 수 없는 상처를 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저평가되었던 돌봄노동의 가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뉴스나 기사로 돌봄노동이라는 단어와 현 사태를 접하면서 관심이 생겼는데, 이렇게 단행본으로 출판되다니 좋은 기획인 것 같다. 이 책에는 질병, 장애, 의료, 젠더 등 돌봄과 관련된 다양한 논쟁을 다룬 11가지 글이 실려 있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나의 장애는 몇 점인가요?라는 글이다. 작가가 담담하게 소개하는, 그가 겪은 사건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중증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현실. 정말 돌봄이 필요한 사람 앞에서 눈을 가리는 융통성 없고 불친절한 국가와 법.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그들이 어찌하여 도움이 간절한 국민을 외면하는가.

 

이외 다양한 소재의 돌봄노동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정말 공감이 많이 갔던 챕터도 있고 동의할 수 없었던 챕터도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렇게 이슈화된 만큼 이제 더이상 돌봄노동을 무가치한 여성의 일로 치부하면 안된다는 것. 진정으로 저출생을 걱정한다면, 국가와 사회에서 나서서 책임져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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