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 평정심을 찾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1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제임스 롬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행 자체가 아니라 악행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분노한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음과 같이 자문한다면, 우리는 좀 더 절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저런 일을 한 적이 있지는 않았나? 우리도 저들처럼 길을 잘못 든 적이 있지 않았나? 저런 행위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득이 될까?"

p.58 죄 없는 사람은 없다 中

 



 

요새 분노를 조절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예전이었으면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갔을만한 일도 지금은 가슴이 답답하며 부글거리고 내지르지 않으면 화가 풀리지 않는다. 예전보다 날카롭고 예민해졌다고 생각하기엔 마음을 다스리는 게 이렇게 버겁고 어려웠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 느끼는 감정인가 생각을 해봤는데 요새 일상 기사만 봐도 화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느껴진다. 이러한 분노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 책은 세네카의 De Ira 중 일부를 프린스턴 대학교 출판부가 기획한 뒤 발췌 번역해서 설명을 덧붙여 만들어진 도서이다. 사이즈도 아담하고 가벼워서 출퇴근할 때 보기도 좋았다. 세네카는 자신의 형인 노바투스에게 편지의 형식으로 작성을 했지만 실은 모든 로마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고 한다. 책은 148페이지로 이루어져 있고, 분노에 대하여 1,2,3로 분류되어 있는데, 지금 세대들이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가볍지만 콕콕 정곡을 찌르면서 설명해 주고 있다. 또 글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위에 있는 소제목만으로도 참 공감이 많이 됐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보고 있노라 하면 분노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노에 대하여 1장에서는 분노 그 자체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분노는 무너져 내리는 건물과 같다' '분노에 희생당한 자들을 보라' '분노의 감정으로 벌하지 말라' 어떤 현자들은 분노를 '순간의 광기'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그 말에 아주 큰 공감이 됐다. 분노에 휩싸인 사람들은 본인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주변뿐만 아니라 본인마저도 파괴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분노에 휩싸인 내가 했던 행동들 그리고 그 이후를 생각해 보면 나에게 남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는 더 좋지 않은 감정만이 찌꺼기처럼 남아있다. 이러한 나에게 세네카는 화를 낼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라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분노란 무엇인지, 분노가 우리에게서 무엇을 앗아가는지, 분노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이러한 분노를 외면하고 미리 방어하면서 사전에 차단해야 된다고 이야기한다. 분노가 들이닥쳐 잠식하기 전에 본인만이 알 수 있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에게도 휴식이 필수인 것처럼 몸과 마음을 지치지 않게 하라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를 읽다 보면 공감이 되면서도 이렇게까지 내가 해야 한다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면서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함)라는 생각도 들었다. 날 열받게 하는 것이 참 많다고 생각하는 나를 책을 한 권 읽었다고 금방 변하진 않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에 찾기 어려웠던 마음의 여유를 잠시나마 가질 수 있었다. 종종 화가 가득 차있는 내가 가장 자주 찾게 될 책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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