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2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어서 와, 여기는 뉴욕이야
미겔 탕코 지음, 미겔 팡 그림,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15,800원 → 14,22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1년 05월 04일에 저장

안녕, 봄
케나드 박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3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1년 05월 04일에 저장

붕붕붕!
델피뉴 슈드뤼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6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21년 05월 04일에 저장
절판

내가 할 거야
장선환 지음 / 딸기책방 / 2020년 9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1년 05월 04일에 저장



2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2월 31일에 책택배받으면 좋을 것 같아서, 지르기.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사놓은 지 조금 되었는데, 택배 받은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오뒷세이아>와  나란히 놓아본다. 앞책은 호메로스가 어디에서 왔으며, 서양 문학에 준 영향, 그리고 그 평가에 대해서 논한 책이다. 호메로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빽빽한 책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오뒷세이아>는 <오뒷세이아> 텍스트를 철학적인 관점에서 해부해 놓은 책이다. 종이 질과 구성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지만 <오뒷세이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쇼코의 미소>, <빨강의 자서전>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뽑은 책인데, 뒤늦게 접해본다.

일단, 책이 도착하자 마자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앉은 자리에서 읽었는데 그 유머와 비유와 시니컬함에 반했다. '덕질의 아름다움과 비루함'을 '인간 실존문제'와 함께 엮어내 흥미롭게 읽힌다. 얇은 데도 불구하고, 꼼꼼한 비유는 폭발력을 자랑한다. 예수와 노자의 대비는 감탄하며 읽었다. 올해의 책으로 괜히 뽑힌게 아니다. 다른 책들도 틈틈히 읽어야겠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으며, 사고하는 인간 역시 마찬가지다."(p.46)


"나는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먹고, 작은 잔에 든 리큐어처럼 홀짝대며 음미한다. 사상이 내 안에 알코올처럼 녹아들 때까지. 문장은 천천히 스며들어 나의 뇌와 심장을 적실 뿐 아니라 혈관 깊숙이 모세혈관까지 비집고 들어온다."(p.10)


"진정한 책이라면 어김없이 자신을 넘어서는 다른 무언가를 가리킬 것이다"(p.11)


"침대 위로 솟은 책들의 천개를 올려다본 순간 나는 알아차렸다. 2톤짜리 닫집이 불러일으키는 상상의 무게에 짓눌려 내 몸이 구부정해진 것이다." (p.33)


 


<문학비평 용어사전>

문학 비평 용어를 공부하고 싶어서 구매했다. 옛날책이긴 하지만, 문학 비평에 필요한 용어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하니, 공부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읽어봐야겠다.


 


<롤리타는 없다> 1,2권 모두 한꺼번에 구매. 비문학은 대개 1권을 먼저 읽어보고 2권 구매여부를 정하는데 이 책은 서점에서 1권을 재미있게 대충 훑어보고 와서 주저없이 2권도 같이 구매했다. 얼마 전에 포스팅한 천명관 작가의 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문학을 대하는 태도는 '실패'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가야 한다는 데에 있다는 것....이런 글이 이 책 저자의 말에도 실려있다.

구성도 마음에 든다. 문학과 미술이라는 점에서. 게다가 대부분 실린 문학 작품들이 나의 코드라는 점에서도....(모두의 코드일지도)

책에 실린 그림들의 인쇄 상태도 상당히 좋다. 신경을 많이 쓴 듯 하여, 차분히 하루에 하나씩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질 듯 하다.


 


<미스테리아 10>, <문학동네 겨울호>

사실, 미스테리아는 즐겨보는 잡지는 아니다. 그런데, 이번 10호 표지가 너무 알흠다워서....;;;그래서 구매했다.

근데 재미있게 읽힌다. 이 잡지까지 모으기 시작하면 안될텐데 하면서,,,,이번 10호 표지만 아름답길..조마조마하며 보고 있다.

실물이 훨씬 아름답다. 표지를 뜯어서 액자에 꼽고 싶을만큼 ㅎㅎㅎ


그리고 문학동네 겨울호. 문예중앙 겨울호도 구매하고 싶었는데 재고가 없어서 구하지 못했다.

관심을 두고 있는 <문단 내 성폭력의 한국의 남성성>에 대해서 실려 있어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특집으로 구성된 <소설의 철학-당신에게 소설이란 무엇인가>도 궁금하다.


2주 전에 구매했던 책들도 아직 다 못읽었고, 그 사이사이 서점에 가서 업어온 책들이 쌓이고 있다.

그래,,,원래 책은 읽는 게 아니야, 책장에 두고 구경하는 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침에 부랴부랴 책 택배를 주문하고 오후에 책을 받았다. 12월에는 책과는 좀 멀어지리라 마음먹었지만, 막상 월말이 되니 필요한 책들이 많아진다. 선물용으로 준비해야 할 책도 있고....

 

최근 나의 관심사를 적어둘 겸 몇 가지 공유해본다.

 

 

최근 나의 관심사. 나쓰메 소세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예출판사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책들을 알라딘에 처분하고, 현암사의 전집을 업어왔었다.

연도별로 되어 있고, 뒤에 해설도 좋다.

 

이어 참고할 만한 자료들을 찾다가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일본 비평가를 알게 되었고,

나쓰메 소세키 전문가라는 소리에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을 구매했다. 본문의 첫 단어가 '나쓰메 소세키가~"로 시작한다.

잘 산듯 하고, 다른 저작들도 읽고 싶다. 가라타니 고진의 필명도 <행인>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리고 <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는 소세키의 모든 소설을 차례로 친절하게,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

정말 가뿐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유리문 안에서>는 소세키의 수필을 엮은 책이다.

 

 

 

 

그리고, 믿고 보는 정영목 번역가의 <제5도살장>이다. 커트 보니것의 소설이다. 나는 오래전에 절판 된 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새로운 번역도 매우 궁금해 구매했다. 두 권은 선물용이다.

300피스 퍼즐도 같이 와서 신나는데, 책은 세 권인데 퍼즐은 한개만........아쉽다.

 

 

 

위에 2권은 발터벤야민 선집이다. 내년에 발터 벤야민을 더 집중적으로 읽어볼 기회가 있어서 구매.

 

 

아래의 2권은 <현대철학 로드맵>과 <한 눈에 읽는 현대철학>을 읽고 있는데, 같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서 구매했다.

아는 척 하기 라는 제목은 좀 그렇지만, 목차를 보니 구성이 참 좋다. 꼼꼼히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동물시집>, 역시나 믿고 보는 황현산 평론가의 번역으로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를 만나보려고 한다.

동물을 인간사에 은유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데,  아폴리네르의 시 30편과 라울 뒤피의 판화 30점이 같이 소개되고 있다. 판화 그림도 아주 볼만하다. 게다가 재판부터는 바뀌는 부분이 있어 꼭 초판을 구매하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부랴부랴 구매. (초판 가치에 대해 관심은 없지만, 왠지 초판 판화그림이 마음에 들어.....바뀌면 어떻게 바뀔까도 궁금하다. )

 

책도 아주 얇아서, 하루에 시 2편 정도...딱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잡지들.

날씨는 춥지만, 책장 앞에서는 든든하다.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지음, 현정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백한 푸른 점방랑자들에게

 

 

1990, 214일 발렌타인데이에 인류는 우주 탐사선 보이저 2호로부터 초콜렛 대신 한 장의 사진을 받는다. 바로 그 직전, 아폴로 17호의 우주비행사가 찍은 국경 없는 지구의 모습은 새로운 인식의 상징이 되었는데, 칼 세이건은 한 단계 더 나아간 사진을 기획한다. 그는 보이저 2호가 모든 탐사 임무를 마치고 태양계 외곽으로 사라지기 전,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이저 2호기의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릴 것을 감행한다. 그렇게 찍힌 사진은 인류에게 전송된다. 사진 속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서 하나의 작고 푸른 점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한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무대 속에서 하나의 극히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인간이 가진 자부심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는 데 우리의 조그만 천체를 멀리서 찍은 이 사진 이상 가는 것은 없다. 사진은 우리가 서로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보존하고 소중히 가꿀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p.26-27)

 

칼 세이건은 세계적인 천문학자로 미국의 우주 탐사 계획이 처음 수립될 때부터 NASA에서 지도자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의 이전 저서 <코스모스>80년대 초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천문과학을 인문학적 담론으로 끌어내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창백한 푸른 점>은 위 사진의 이름을 따와 1996년 출간한 책으로 우주와 행성 탐험에 관한 과학적 전망과 담론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총 2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애당초부터 방랑자들이었다”(p.11)라는 릴케의 시로 서문을 시작해, 1우리는 여기에 있다’, 22은하수를 발끝으로 누비며까지, 선명하게 인화된 태양계 사진들이 이해를 돕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첫 번째, 지구와 인간은 유일하며 심지어 우주의 작동 목적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살펴본다. 칼 세이건은 그리스 철학자와 기독교, 17세기 갈릴레오에서 20세기 아인슈타인까지 천문학 역사를 개괄하고, 지구는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p.27) 하다며 인류가 겪은 엄청난 격하를 언급한다. 두 번째, 최근 탐사계획의 발자취와 발견을 토대로 태양계를 두루 살펴보고, 외계탐사 현주소를 되짚는다. 인간 중심의 협소한 무대를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또 잠재력 면에서 훨씬 능가하는 우주”(p.71)의 현 주소를 타진하고, 인간 외의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짚는다. 토성의 타이탄, 해왕성의 트리톤 등 지구와 닮은 행성을 살펴보며 보다 깊게 지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아직 생명의 표징조차 찾아내지 못하였다”(p.166)고 말하지만, 다른 새로운 탐사 계획에서 무언가 다른 두드러진 사실, 행성의 과학의 보통 방법으로는 전혀 설명이 안되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의 생물학적 설명을 위해서 떨리는 가슴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갈 것”(p.167)이라고 예측한다. 마지막으로, 우주탐험과 외계정착에 관한 미래를 금성, 화성에서 살펴보며 이주가능성을 타진해본다. 덧붙여 지구의 미래를 꼼꼼하게 예측해나가고, 우주개척 시나리오를 서술한다.

 

책에서 가장 주목할 주장은, ‘우주 탐험의 사명이다. 칼 세이건은 이를 큰 모험과 방랑을 향한 인간의 의욕”(p.299)이라 서술하면서, 우주에 대한 새로운 전망,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자리에 대한 새로운 이해, 인간의 자기 인식에 영향을 줄 원대한 계획 등은 우리 지구 환경의 취약함과 세계 모든 국가와 민족에 공통된 위험과 책임을 일깨워 줄 것”(p.295)이라고 일갈한다. 우주탐사에 대한 지속적인 계획과 실행은 우리에게 현재 지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으며, 낙관적인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 주장한다. 더불어, ‘외계지성의 탐색’ (SETI) 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불확실성이 일구어내는 괴로움은 보다 높은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p.383)라고 말하며 모호한 상태를 감내하며 탐색해나가길 종용한다.

 

지속적 탐험에 뒤따르는 저항도 살펴본다. 우선, ‘이득과 비용의 측면을 짚는다. 당장에 유용할 일상적인 실용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p.282)지만, 우주탐사는 인간의 정신을 양양시켰고, 우주 안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자리에 관해서 우리를 계몽”(p.282)시켰다고 말한다. 정치, 예산, 시간, 관료주의의 제약에 반기를 들며, 우주탐험은 지구의 환경에 대한 이해도 명확히 해줄 것”(p.289)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궤도 전향 계획을 예로 들며 기술의 악용 가능성도 언급한다. 이는 효과적인 국제적 대책기구를 만듦”(p.342)으로써 하늘에서의 전향 기술과 지상에서의 안전 대책을 조화”(p.343)시킬 수 있다고 일축한다. 효율적 대중 교육을 아울러 실시함”(p.340)으로써 민주주의적 방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책 전반에 깔려 있는 미국 중심의 개척과 우주 식민지화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것으로 서술해 비판점이 될 수 있다. 또한, 냉전 속 국가주의와 전쟁 수단에 얼룩졌던 아폴로 계획을 문명의 발달 측면으로 더 주목한 것은 불편한 지점이다.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의 참변 등의 재난을 기술 진보를 위한 불가피한 희생으로 간주한다는 점, 무엇보다 기술의 악용 가능성에 관대하고, 외계에서도 생명을 소중히 여길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점 역시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칼 세이건이 그 날, 한 장의 사진으로 인류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볼품없는 지구와 마주 선 인류가 오만의 망상을 돌아보며 인간중심적, 지구중심적, 국가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길 바랬다. 또한, 이런 왜소함이 존재론적 허무함에 머물기보다 인류의 위치를 성찰하고,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는 존재로서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원했다. 출간된 지 20년이 지나 시대에 뒤쳐진 내용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이념적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울림 있는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창백한 푸른 점의 21세기 인류에게 칼 세이건이 전하는 편지는 어떻게 읽힐까. 그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p.27)

"인간 중심의 협소한 무대를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또 잠재력 면에서 훨씬 능가하는 우주"(p.71)

"다른 새로운 탐사 계획에서 무언가 다른 두드러진 사실, 행성의 과학의 보통 방법으로는 전혀 설명이 안되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의 생물학적 설명을 위해서 떨리는 가슴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갈 것"(p.167)

"우주에 대한 새로운 전망,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자리에 대한 새로운 이해, 인간의 자기 인식에 영향을 줄 원대한 계획 등은 우리 지구 환경의 취약함과 세계 모든 국가와 민족에 공통된 위험과 책임을 일깨워 줄 것"(p.295)

큰 모험과 방랑을 향한 인간의 의욕"(p.2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존재의 증거를 찾아서

 

  저자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동유럽 작가로, 때때로 밀란 쿤데라에 비견된다. 그녀의 대표작인,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20여 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우리나라 소설가 신경숙, 김연수를 비롯하여 수많은 명사들도 이 책을 권유했고, 많은 매체에서 다루기도 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1935년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헝가리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소설도 마찬가지로 세계 대전 중의 헝가리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이야기 역시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깊이 드러난다고 전해진다.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3부 연작 구성이다. 1986년 발표한 비밀노트 Le Grand Cahier’, 1988년에 발표한 타인의 증거 Le Preuve’, 1991년에 발표한 ‘50년간의 고독 Le Troisieme Mensonge’ 세 편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계획적으로 의도하지 않고, 독립된 소설들로 이야기를 구성했지만, 소설이 담고 있는 주제는 하나의 세계를 보여주며, 완결된 장편의 모습을 구성한다. 소설은 쌍둥이 형제, ‘루카스 (Lucas)’클라우스(Claus)’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1'비밀 노트'는 쌍둥이 형제가 엄마의 손에 의해 국경지대에 살고 있는 할머니 집에 맡겨지며 이야기가 벌어진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견딜 수 있는 갖가지 훈련을 하면서 그들끼리 글을 쓴다. 어느 날 찾아온 아버지가 국경을 넘으려하자, 이를 도와주면서 클라우스는 국경을 넘고 루카스는 할머니의 곁에 남게 된다.

2'타인의 증거'는 할머니 집에 혼자 남은 루카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는 야스민을 도와주고, 그의 아들 마티아스와 함께 산다. ‘빅토르’, ‘페테르’, ‘조제프를 친구로 사귀게 되고, ‘클라라와 사랑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며 루카스의 삶과 함께 그려진다. 소설 말미, 전쟁이 끝나자 루카스가 떠난 마을에 클라우스가 그를 찾으러 마을에 돌아온다. 하지만, 마을사람들은 클라우스(Claus)를 보며, 루카스가 아닌지 의심한다.

3'50년간의 고독'는 클라우스를 그리워하던 루카스는 드디어 그와 재회하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더불어, 클라우스(Claus)의 정체도 밝혀진다. 쌍둥이는 어렵게 만나지만, 클라우스(Klaus)는 루카스를 단호하게 부인한다. 이와 더불어 클라우스(Klaus)의 시선으로 1,2부 이야기를 부정하는 듯한 가족과 주변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3부까지 읽게 되면, 독자들은 많은 의문을 가지고 소설을 되새기게 된다. 이 소설의 의문점은 인간 실존 문제에 접근해 풀어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소설의 특징인 허구라는 측면을 먼저 짚어보자. 3‘50년간의 고독은 마치 1,2부의 허구를 뒤집는 진실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원제는 ‘Le Troisieme Mensonge’로 직역하자면 세번째  거짓말이다. 결국, 거짓말이라는 제목을 붙임으로써, 독자는 세 개의 이야기가 모두 거짓말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이는, 소설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반영된 구조라 볼 수 있다. 소설은 결국, ‘허구에 근간을 이룬다는 것을 긍정하고 있는 셈이다. 허구와 진실에 혼란을 주면서, 소설이 가진 특성을 생각하게 하며 배경이 된 전쟁이라는 현실을 반추하게 한다. 살인, 근친상간, S-M, 성적유린, 위악적인 인간의 모습이 자주 서술되는 것도, 현실 같은 거짓말, 거짓말 같은 현실을 드러내고자 하는 데 그 역할을 한다. 이렇듯 작품은 소설이 지닌 특성을 이야기하며, ‘메타소설의 형식을 지니게 된다. 1부에서 글쓰기 작법, 다양한 경험과 관찰을 하는 작가의 태도가 은유되기도 한다. 그 후, 작품은 소설이 실존 문제에 어떤 역할을 하는 지 풀이하면서 그 범위를 확장한다.


  작품 속 소설이라는 글쓰기 행위는 인간 실존 문제와 깊이 닿아있다. 이는 구조상에서도 드러난다. 1부에서 쌍둥이들이 글을 쓰고, 2부에서는 마티아스와 빅토르가 글을 쓴다. 나는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p.302)라는 빅토르의 서술을 통해서 인물들은 자신의 존재를 글쓰기의 행위로 확인한다. 존재의 증거를 글쓰기로 남기고자 한다. 후에 루카스는 자신의 원고를 클라우스에게 전해주며 " 네가 이걸 끝내도록 해.“(p.487)라는 부탁을 한다. 그래서 1,2부의 이야기는 클라우스가 루카스의 존재의 증거로 기록한 노트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는 루카스가 지어낸 허구이기에 빅토르와 마티아스의 존재는 알 수 없게 된다. 게다가 3부에서는 클라우스가 이 모든 것을 서술하게 되면서 이전 내용이 모두 허구일 수 있게 되고, 루카스 뿐만 아니라 클라우스의 존재까지 흔들린다. 작품은 소설 밖에 소설을 덧씌우는 액자소설로 구성된다. 덧씌움이 반복될수록 실존의 문제는 이야기가 갖는 허구 때문에 계속 흔들린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용기도 없는 나 자신이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p.394)라는 표현은 작품 속 글을 쓰는 루카스, 클라우스 뿐 아니라 작품 밖 저자의 말이기도 하다.

 

  실존이라는 문제는, 소설 속 인물간의 관계’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작품에는 존재는 관계를 통해서 유의미하다 라는 주된 철학이 내포되어 있다. 쌍둥이 형제는 각자 홀로 살아가는 법”(p.257)을 배우기 위해 헤어지지만, 결국 서로의 존재를 끊임없이 의식하며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밖에 없다고 깨닫는다. 이는 얼핏 쌍둥이의 분리불안처럼 보이기도 하나, 이보다는 인간의 궁극적인 욕망이기도 한 관계를 향한 욕망에 근거한다. 루카스만 찾는 엄마의 모습에서 느끼는 클라우스의 소외감, 장애를 가진 마티아스가 루카스에게서, 루카스가 클라우스에게서, 클라우스의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느끼는 상실감 등이 그러하다. 마티아스, 빅토르, 루카스, 어머니 등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지 못하자, 그들은 결국 극단의 선택을 한다. 다소 잔혹할 수 있는 서술 속에서 관계 속의 존재은 죽음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소설의 마지막 어머니만 돌아가시면, 나는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p.552)라는 클라우스의 독백 역시 이 소설을 관통하고 있는 관계와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이는, 철학자 지젝이 이야기 한 이웃이나 상대방이 진정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쌍둥이/부부/조부모 및 부모와 자녀 등의 다소 기이할 수 있는 가족의 모습으로 긴밀한 타자와의 관계를 재현하는데, 모든 존재는 관계와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음을 극화시켜 전달된다.


 즉,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불확실성을 가장 큰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펼친다. 참담한 전쟁을 겪은 저자의 부조리한 삶 뿐만 아니라, 인간존재의 의의, 그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실존적 고뇌가 깊이 담겨져 있다. 게다가 메타소설액자소설이라는 다층적인 구조 때문에 내면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하지만, 때론 유머러스하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며 흡입력있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쌍둥이 형제가 고군분투하며 삶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무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유럽의 근현대사를 짚어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진실과 거짓이라는 두 가지 모순 속에서 흔들리는 존재의 증거를 찾아보며, 글쓰기와 소설의 의미를 되짚어 봐도 좋겠다.

 

 

"나는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p.302)

"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용기도 없는 나 자신이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p.394)

"어머니만 돌아가시면, 나는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p.5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