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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초대장 ㅣ 돌개바람 51
이소풍 지음, 천은실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쪽?
반쪽하면 무엇이 떠 오르나요?
불완전한 부족한 모자란 미완의 무엇 등.
하지만 이 동화를 읽는 순간 반쪽은 설레임이 되었답니다.^^~
반쪽짜리 초대장에는 숲 속에 사는 깜찍한 세 친구가 등장합니다.
바로 멧돼지 둥이, 토끼 토루, 생쥐 샤로이지요.
둥이는 엉뚱하지만 생각이 깊은 친구고요,
토루는 예쁜 꽃무늬 주전자에 향긋한 차를 나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요,
샤로는 책 읽기를 정말 사랑하는 친구에요.
어느날 둥이는 반쪽짜리 나뭇잎을 발견하고는 누군가 자기를 초대했다며 엄청 설레어합니다. 누가 언제 어디로 누구를 초대한건지도 모르는 초대장을 보며 말이죠.
그러고는 둥이와 친구들의 여정이 시작되죠. 우리 친구들의 설레는 초대는 어떻게되었을까요? ㅎㅎ ㅎ
p11
둥이
'이 초대에 꼭 가고 말테야.'
아무도눈 여겨보지 않을 반쪽짜리 나뭇잎. 둥이 눈에 들자 어엿한 초대장이 되었어요.
p16
토루
"거기가 어딘지는 잘 모르지만 너만 괜찮다면 말이야...... 나도 같이 갈까?"
"나랑 같이 가면 세상에서 가장 달고 향긋한 차를 마실 수 있어."
p19
샤로
"내가 방금 생각해봤는데 나도 너희와 함께 가면 어떨까?"
"나도 같이 가면 내가 아끼는 이 책을 가져가서 읽어 줄 거야!"
자기 생각에 빠져 행복해하는 둥이와 둥이를 믿고 함께 가는 친구 토루와 샤로.
하지만 토루와 샤로 또한 자기만의 이유가 있지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들도 자기만의 세계에 빠졌을 때가 있었겠지요?
정말 사랑스러운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는데 그 때는 그냥 지나쳤구나하고 번뜩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읽는 내내 세 친구가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답니다.
순수하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세상을 알아가는 시기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고 세상에 맞춰 사고하게끔 교육받고 자라나는 아이들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세 친구들이 초대한 집 찾기에 계속 실패하며 불확실성에 불안하고 두려워하는데 우리는 아이들이 그런 고생을 하지않길 바라서인지 자꾸 가르치려고 들지요.
하지만 동화 속 친구들처럼 자기만의 모험을 하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경험을 하고 모험을 떠나기 전보다 한 뼘 성장하게 되겠지요. 믿고 지켜볼 줄 알아야 할 텐데요. ㅎㅎ
p27
둥이
"나 어때 보여?"
"좀 커 보이는데?"
토루가 대답했어요.
"그리고 또?"
"내 생각엔 제법 용감해 보여."
이번에는 샤로가 개답했어요.
"그럼 됐어."
둥이는 씩씩하게 걸어갔어요.
동화책을 읽으면 주인공 친구들 모습에 감동하기도 하지만 저도 어른이다보니 동화 속에 등장하는 어른의 모습에 저절로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아, 나도 저런 어른이어야 하는데.' 하면서요.
곰아저씨처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두어야겠어요. 꼬마 친구들을 위해서요. 아니 우선 우리집 세 친구를 위해서요. ㅎㅎㅎ
마음 속에 남는 베스트 문장!
P30
"저, 혹시......우리를 초대해 주지 않을래요?"
"우린 벌써, 초대받을 준비가 다 되었어요."
저는 이 문장이 이렇게 읽혔어요.
"저, 혹시...... 우리 친구하지 않을래요?"
"우린 벌써, 친구가 될 준비가 다 되었어요."
초대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친구를 만들 때도 용기가 필요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