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귀를 쫑긋 세우고 앉아 있는 토끼.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일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나눈는 중일지도 모르겠네요.
까만 눈이 아주 진지하면서도 생각이 많아 보입니다.
이 토끼를 세상에서 가장 멋진 토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책을 펼쳐 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토끼 캐릭터에 먹선이 번지듯 묵직함을 주는 그림에 시작부터 기대감을 갖고 책장을 넘겼어요.
우리의 주인공 토끼의 이름은 '별'이구요, 별이는 어느 날부턴가 자기를 따라다니는 '그늘'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그늘'을 떼어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주변에 도움을 청합니다.
자, 힘들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대상은 누굴까요?
저는 부모님이 일순위로 떠오르는 사람이라면 우선 부모 자식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도움이 되든 안 되든 걱정을 털어 놓는 것만으로도 일부는 해소가 되는 점도 있으니 말이죠. 우리 별이도 가장 먼저 엄마, 아빠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모님은 별이의 걱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어찌나 찔리던지......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이건 저의 모습이기도 해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어쩌다 그 마음을 놓치게 된 걸까요?
이렇게 훅 들어와서 반성하게 만들다니...... 좋은 그림책이죠?ㅎㅎ
"너, 그늘을 짊어지고 있구나?"
'아이가 먼저 얘기하지 않아도 이렇게 알아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어딘가에는 이렇게 너를 알아봐주는 친구가 분명히 있단다 별이야. 이렇게 다독여 줄 수 있는 엄마가 돼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