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고 싶다는 말 -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전새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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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문체 곳곳에 따뜻함이 어려있는 글들이 좋았다. 굉장히 일상적인 내용이지만 누구에게나 있는 일상에서 이토록 세심하게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표현한 점이 좋았다. 여름이 끝나가는 지금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으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제목인 '닿고 싶다는 말'이 책의 모든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닿고 싶다는 말을 외치며 살고 있으니까. 무엇이 되었든 닿고 싶은 존재는 있기 마련이니까. 오랜만에 따스한 책을 만나 계속되는 비에도 웅크리지 않았다. 담담하게 스며드는 글을 찾고 있다면 조용히 권하고 싶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여행과 사랑은 닮은 면이 또 있다. 그것이 끝나도 효과가 계속 된다는 점이다. 여행지에 있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 않아도, 그것들은 우리를 계속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눈앞에서 멀어지는 게 아쉬울 수는 있어도, 여행과 사랑은 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것들이 충분히 남는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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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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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게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의 죽음이든 막상 맞닥뜨리면 언제나 허둥지둥하게 되는 것 같다. 삶이 시작되는 순간 죽음도 공존하는 것임을 저자는 여러 글을 통해 일깨워주고 있다. 무척 담담한 그의 글들에 놀랐는데, 가끔 쿵 하고 내려 앉는 듯한 솔직한 글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마 그의 글들 중 가장 솔직한 글이 아닐까 싶다.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 온다면 이렇게 글을 써야겠다. 나의 마지막의 마지막을 남기는 글을. 저자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은 맑고 아름다웠다. 이런 시선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는 얼마나 자신의 렌즈를 닦고 또 닦았을까. 그 어떤 것보다 값진 '눈물 한 방울'이 그의 삶을, 또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로해 준 것 같다. 그의 글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쓰라리지만, 그는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건네주었다.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가야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눈물 한 방울들을 모아 쏟아내야지. 어떤 가뭄이 와도 마음껏 나눠줄 수 있는 그런 눈물 한 방울이 되어야지.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달을 보듯이 먼 달을 보듯이 내가 나를 봐야 나는 존재한다. 황홀한 느낌으로 오른손으로 왼손의 맥을 짚어본다. - P23

쫓아 다니던 것, 물끄러미 바라다본 것. 그것들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었음을 알 때까지 사랑하자.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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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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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닌, 아버지의 이야기를 산문으로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고 어떤 감정이었을지 가늠해 보았다. 아버지 또한 타인인데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멋대로 걱정했다. 작가가 서술하면 그 사람의 인생은 그런 인생이 되는 것이니까. 이 책은 아버지를 찬양하지도, 아버지를 나무라지도 않았다. 정말 이야기를 했을 뿐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가 느꼈을 아픔들을 담담히 되짚어본다. 차분히 이어가는 그의 글이 오히려 애달픈 구석이 있었다. 인간의 삶이 크게 놓고 보면 똑같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소설에서의 하루키와 산문의 하루키는 다르다. 소설의 하루키는 다채로운 색으로 여러 전경을 보여준다면, 산문의 하루키는 단색의 깊이감이 있다. 한 사람과 이어지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한 사람이 지나가며 패인 깊은 자국들을, 쓰다듬으며 따라가는 또 다른 한 사람을 그리며.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는 결국, 어쩌다 우연으로 생겨난 하나의 사실을 유일무이한 사실로 간주하며 살아있을 뿐이 아닐까. 바꿔 말하면 우리는 광활한 대지를 향해 내리는 방대한 빗방울의 이름없는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고유하기는 하지만, 교환 가능한 한 방울이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의 빗물에는 한 방울의 빗물 나름의 생각이 있다. 빗물 한 방울의 역사가 있고, 그걸 계승해간다는 한 방울로서의 책무가 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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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길남, 연결의 탄생 - 한국 인터넷의 개척자 전길남 이야기
구본권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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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의 개척자인 전길남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인터넷의 미래까지 사유하는 폭 넓은 책이었다.

전길남의 다양한 업적 또한 대단하지만, 삶에 대한 그의 태도와 사유방식이 더욱 인상깊었다. 스스로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몰입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들의 취미로 즐기는 그의 모습은 본받고 싶었다. 한 가지에 몰두하게 되면 '나'를 잊는 경우가 많은데, 나를 돌볼 줄 알아야 목표하는 것에도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삶을 따라가며 알게 되었다. 본 내용도 알찼지만 부록의 대담에서 그의 생각들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인터넷이나 인공지능 등에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177p. 남이 먼저 만든 것을 비슷한 방식으로 하지 마라. 이미 있는 것은 가져다 쓰면 된다. 이미 있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새로운 것을 하라.

335p. 사람이 기술을 통제하고, 미래 사회와 인간을 위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기술에 대해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공지능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독립적인 사고가 가장 중요합니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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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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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고 하면 책상에 앉아 책을 펴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 또한 하나의 선입견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사실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이 일종의 공부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 오래 걸렸다. '공부'에 대한 선입견과 두려움을 심은 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인 것 같다. 초등학교 더욱 빨리 시작하면 유치원에 다니는 나이부터 정형화된 '공부'라는 것을 시작한다. 배우고 싶은 것을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의사와 관계없이 이해하고 마땅한 성과까지 내야하는 우리나라의 교육은 잘못되었다. 잘못됐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그 교육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정신없이 공부해 대학에 들어왔다. 나의 10대를 온전히 쏟아부어 공부한 것의 결과는 대학 입학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대학에 들어온 순간부터 학창시절의 공부는 사실상 쓸모가 없었다. 10대 때부터 대학의 전공과목처럼 분야를 정해 학습할 수 있다면 대학에 들어갈 나이쯤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의 문제점을 명확히 드러내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최재천 교수님의 깊은 사유를 따라가며 공부에 대한 나의 태도 또한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공부는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다.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오늘도 아등바등 책을 펼친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독서는 일입니다. 빡세게 하는 겁니다.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책을 그늘에 가서 편안하게 보는 건 시간 낭비이고 눈만 나빠져요. - P144

한 번 사는 인생을 왜 남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삽니까? 우리는 눈만 뜨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뭔지를 찾아야 합니다. 쭈그리고 앉아있지 말고, 나가서 뒤져보고 찔러보고 열어보고, 강의를 들어보고, 책도 읽어보면서 찾아야 합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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