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발랄 맛있는 남미 - 상
이애리 지음 / 이서원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항상 여행하면 낯선 것과의 조우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나 역시 20대 중반의 나이에 많은 나라들을 여행한 경험이 있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겪어 봤기에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경험에 많은 것들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사람 냄새가 나는 글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박하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진솔한 여행문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을 읽다보면 쉽게 저자의 이야기에 나의 감정이 이입이 되고 나도 모르게 남미의 곳곳을 여행하고 있는 기분이 느껴진다. 때문에 설렘과 긴장, 그리고 가슴 따스해지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이다.

마치 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것과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한 것처럼 이 책의 이야기는 곧 나의 모험이 되기도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저자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가 순수하게 느껴져서 더욱 정겨운 책이기도 하다.

콜롬비아 여행에서 만난 두 언니들과의 여행은 함께하는 여행이 주는 맛과 재미를 더해주기도 하였고 때론 서로의 취향이 달라 약간의 내적 갈등도 겪게 되는 정말 인간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을 하다보면 배낭여행이 종종 그렇지만 호화스러운 여행이 아니기에 젊은 날의 특권인 불편함을 극복하는 기회를 얻기도 하고 여행의 목적을 이따금 잊고 꼭 봐야 할 것들을 비용의 문제로 건너뛰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것이 자유여행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주 많은 정보는 아니지만 저자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그리고 페루의 여러 지역들을 다니며 그가 만난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278일간의 여정을 담아내기엔 이 책의 페이지로는 역부족이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기막힌 그의 여정이 하권에서 계속된다고 한다.

후속 이야기 ‘하’편도 기다려지게 하는 책이다.

콜롬비아는 저자도 갖고 있었던 선입견처럼 마약과 커피의 나라라는 인식이 나에게도 있었는데 실제 나도 콜롬비아 사람과 함께 일해본 적이 있어 그들이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류를 쉽게 한다는 인식 때문에 콜롬비아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이러한 모습 이면에 순수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사고를 바꾸고 난 후 저자가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와 닿았다.

에콰도르 ‘살라사카’에 있는 현지인 학교에서 자원봉사 선생님으로서 그의 경험은 참으로 흥미롭다. 순수한 아이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 학교에 나오는 급식과 그가 머물던 곳의 열악한 환경, 그가 만난 현지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가 지루할 새 없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여행은 그 자체로도 즐겁지만 많은 것을 배우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것 같아 더욱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페루에서의 여행 또한 개성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잠깐이지만 잊을 수 없는 독일인 데이비드와의 로멘스, 그리고 당황스러웠던 클레의 돌발 키스 습격 사건, 마추픽추 트레일 중 일어나 자전거 사고 등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책의 제목처럼 ‘엉뚱발랄 맛있는 남미’를 맛보고 싶고 미리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좌충우돌 남미여행의 색다른 맛과 멋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