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 로렌스 곽, 평화를 만드는 사람 행동하는 멘토 1
곽은경.백창화 지음 / 남해의봄날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태어날 때는 동등한 사람으로서 태어났지만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랐느냐가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정해버린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적어도 이 책을 읽어 본 나로서는 그러한 생각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할 것 같다. 기회가 주어진 땅은 그나마 희망이 있겠지만 이 지구촌에는 그것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곳이 있다는 것이 쉬이 믿기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나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이런 나라가 있단 말인가?, 정말 이런 말도 안 되는 고통과 핍박과 억압을 매일매일 고통스럽게 참고 견뎌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마치 이 땅에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인 로렌스 곽, 행동하는 인권운동가이자 팍스 로마나 세계총장인 그녀는 일찌감치 그녀의 화려하고 우아한 인생 따위는 저 멀리 던져버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고국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평화를 추구하고 그 평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내려놓고 낮고 낮은 곳에 처한 이들의 삶에 뛰어들어 그들의 애환을 듣고 때론 위험을 무릅쓰며 일 년 열 두 달이 모자라도록 세계 곳곳을 다니는 그녀의 삶이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나로 하여금 숙연하게 만든다.

국제NGO에서 25년간의 그의 삶의 기록들을 친구인 백창화 작가의 글로 만날 수 있는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의 참상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잔인한 인권파괴의 현장에 매 순간 탄식을 터뜨리고, 로렌스 곽의 치열한 인권회복을 위한 투쟁에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카스트 계급의 잔존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인도, 그리고 그 계급 피라미드의 최하위에 있는 달리트 계급의 참상은 너무나도 나의 가슴을 아프게 했고 어떻게 같은 하늘아래 이런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인권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그 가운데 로렌스 곽의 존재가 있었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자하는 그의 피나는 노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에게는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시에라리온의 인권착취와 생명 멸시 현장 또한 로렌스 곽의 증언을 통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안전'이라는 말이 사치스러운 나라라니.. 저자는 순간순간 그의 힘든 상황을 오히려 위기에 처한 많은 사람들의 상황에 비교하며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한다. 그녀의 깊은 인류애를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이 밖에도 마다가스카르, 남아프리카 공화국, 페루의 빈민촌, 콜롬비아, 멕시코의 치아파스에 대한 비극과 죽음의 고통이 존재하는 곳들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우리는 오늘 이 순간에도 목숨을 보장받지 못하며 최소한의 인권조차도 기대할 수 없는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많은 지구촌 사람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완전히 남의 나라, 남의 이야기쯤으로만 알 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아직도 이런 참상들이 곳곳에 일어나고 지속되는 이유인 것이다. 저자는 그의 활동을 통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세상 사람들의 이러한 관심들이 모여질 때 우리와 다른 세상에서 고통 받는 이들의 이야기가 더 알려지고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어른들 뿐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이 읽고 로렌스 곽처럼 인류애를 지닌 전 세계와 소통하는 그러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면서 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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