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 - 동갑내기 부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
이성종.손지현 지음 / 엘빅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아름다운 책이다.

사진이 아름답고 글의 구성이 매력적이다. 이 책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나의 마음은 이미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유럽 어딘가를 떠돌며 그 아름다움과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감상에 빠질라 치면 어느새 이 아름다운 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다시 몰입하게 된다.

 

동갑내기 부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기, 좌충우돌 험난한 우여곡절들도 많지만 그 안에서 싹트는 그들 부부의 깊은 애정과 이해, 그리고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는 책이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건만 마음먹은 대로 그 일을 실행에 옮기는 그들의 결심이 지금의 우유부단한 나의 삶과 대조적으로 비춰지며 대단한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여행이란 그 목적에 따라 참 많은 이야기가 있고 때론 아무리 훌륭한 일정을 짜더라도 각본대로 되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자전거로 그 넓고 미지의 세상을 여행한다는 것은 사실 두려움이 더 앞서기 마련일 것인데 두 동갑내기 부부 저자의 용기가 사뭇 무모하면서도 대단해 보인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여러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 그리고 뜻밖의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은 저자들이 그토록 힘든 여행을 강행하게 하는 원동력이며 지속하게 하는 추진력이란 걸 알게 된다.

 

여행한 나라의 수, 또는 어느 나라를 갔느냐보다 여행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말에 참으로 공감이 간다. 여행을 통해 부부의 갈등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힘을 내어 힘차게 자전거의 페달을 밟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뜻밖의 날씨를 만나기도 하고 계획하던 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그리고 부부관계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다 우리 자신이 극복해야 할 삶의 일부이며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이 부부도 힘든 자전거 여행을 통해 이혼의 위기에 까지 갔던 그들의 관계를 다시 비추어보고 험난한 여행을 잘 넘기면서 인생의 경험들을 매우 잘 쌓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유라시아지역을 여행하는 동안 만나는 사람들과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한 삶의 가치를 얻은 두 부부의 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는 평생 다른 삶을 살아오던 부부가 이제는 여행이라는 하나의 소통의 통로를 지나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 더 나은 삶을 향해 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는 것만큼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이 또 있을까?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길을 나서라고 말한다. 바로 더 뜨겁게 돌아오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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