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너만 알고 있어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54
박현숙 지음, 권송이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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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또래 친구들과 편을 가르며 좋아하는 아이들끼리 서로 어울려 다니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그룹에 들어있는 아이들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지며 우리만의 비밀을 만들고 서로 공유하며 그 안에서 여러 즐거움을 추구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이 책의 저자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창희라는 비밀을 잘 지키지 않는 아이의 이야기를 언급했듯이 저마다 어린 시절 귓속말로 친구에게 너와 나만의 비밀이라며 속삭이던 기억들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장수는 유난히 남의 이야기를 비밀로 지키지 못하는 아이이다. 그런데 그 성격 탓에 비밀누설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친구의 엄마와 자신의 엄마가 크게 다투는 에피소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때로는 부부끼리의 이야기라도 아이들이 듣는데서 다른 사람의 흉을 보는 것은 참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장수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고 배우게 된다. 물론 이 이야기책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매우 좋지만 또한 아이들을 키우는 어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장수의 이야기를 통해 사소한 일이라도 친구와의 비밀은 반드시 지켜야하며 비밀을 지키지 못했을 때 자신의 경솔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교육적 메시지가 담겨있는 책이다. 친구와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 한 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장수의 모습을 통해 역시 죄를 짓고는 맘 편히 못산다는 말도 떠오른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누구누구가 오늘도 자기들끼리 귓속말을 하며 자신을 힐끗 쳐다보더라는 말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속상하기도 하고 부모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초등 1학년 딸아이와 함께 읽으며 친구와 한 비밀약속은 지키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과 할 수 있다면 비밀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들을 하였다.

재밌고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아주 잘 드러나는 그림과 함께 이 책은 재미와 교훈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매우 좋은 책이다.

딸아이가 3일 동안 가방에 넣어 다니면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 책을 읽었다고 한다. 아이들끼리도 느낀 바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장수의 이야기를 통하여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는 사실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또한 장난기와 익살스러운 아이들의 꾸밈없는 철 없는 이야기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잠시 옛 추억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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