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급은 없다 - 부속인간의 삶을 그린 노동 르포르타주 실천과 사람들 5
레그 테리오 지음, 박광호 옮김 / 실천문학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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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노동은 신성하다는 느낌 그러나 인류의 기술이 발달할수록 노동자의 삶은 기계화된 산업의 부속으로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책 노동계급은 없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이다. 1930년대 미국의 경제 대공황을 겪었던 미국의 부모님 세대의 염원은 우리내의 6.25라는 전쟁이후 자식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부모들의 심정과 다를 바 없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배우지 못한 부모님의 한()을 한 몸에 다 받아야하는 운명이 주어졌지만 그는 그의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과수품꾼 육체노동자의 길을 선택했고 그 일을 통하여 하찮아 보이는 노동의 신성함에 대해 담담하게 묘사한다.

그 후 그는 일정하지 않은 그 일을 떠나 우연히 부두노동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책은 그가 부두노동자로 30여년의 블루칼라 육체노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경험한 노동의 세계에 대한 진솔하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인권이 매우 중요시되는 미국에서 조차 노동계급의 인권은 노조라는 이름하에 얼마나 어렵게 성취되었고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이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를 통하여 저자는 부두노동자의 세계를 보여줌으로 미국의 노동계급을 대변하여 말하고 있다. 1900년대 중반에 이르면 소위 기계화와 현대화로 인한 노동계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노동자들은 현대화된 기계 속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줄어든 노동력에 비해 오히려 남은 자들의 삶은 더 고단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난관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노동조합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그에 따르는 강성노조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도 함께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대공황 시기에 겪었던 그의 생활상과 육체노동자들의 실상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부둣가에서 일어나는 노동환경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다.

골치 아픈 노동자의 세계를 해체하려는 고용주에 맞서 저자가 속한 부두노동자들의 자신들의 신성한 육체노동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이미 노동계급이 살아져버린 전 세계의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그들의 지위를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경제적 이익논리에 그저 부속품으로 전락한 노동자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책은 다시 한 번 잊혀져가는 노동과 노동계급의 의미를 새겨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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