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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철학자 루푸스 - 앞만 보며 살아가는 어리석은 인간에게 던지는 유쾌한 돌직구
안드레아스 슐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평점 :
고양이는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과 오랜 세월을 같이 해온 친근한 동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고양이가 유럽이나 옛 이집트에서처럼 귀한 대접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런 고양이가 철학을 얘기한다니....? 나는 사실 고양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양이를 통해서 철학을 얘기한다는 그 엉뚱함 때문에 관심이 갔다.
그리고 고양이와 매우 가깝게 지내는 독일인들의 특성과 철학자의 성찰이 어떻게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이 책에 담겨있을까에 대해 매우 궁금했다. 고양이는 예부터 '영물'이라했던가..그래서 고양이가 인간의 말을 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 인간의 언어를 하는 철학자 고양이 루푸스를 통해 어리석은 인간에게 던지는 고양이의 돌직구가 흥미롭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쉽게 지나쳤던 고양이들의 행동, 습성 등을 통해 인간세계에 의미를 부여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주인공인 루푸스는 특별한 고양이가 아니라 소위 '하이브리드 종(잡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일반적인 인간들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이 책은 고양이의 눈을 통해서 바라본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고양이의 7번의 '묘생'에 맞추어 7가지의 주제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고양이의 긴 수면시간을 통하여 인간에게도 충분한 '잠', 즉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를 패러디한 '아르투르 포텐하우어' 고양이 철학자를 통하여 전달하고 있고 정신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원하고 있다.
이 책에는 참으로 다양한 여러 유명한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또한 이를 패러디한 많은 고양이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이 책의 재밌는 요소가 바로 그러한 철학자들의 주옥같은 인생의 교훈들이 신기하게 고양이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슷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원하는 어떤 철학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고양이에게 억지로 끼워 맞추려하지 않고 있고, 자연스럽게 고양이의 특성과 일치한다는 것이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부합하면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책의 내용중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있다.
"인간은 늘 만족하지 못해요. 자신을 보지 않고 언제나 곁눈질로 다른 인간들을 봐요. 우리 고양이는 자기 능력 밖의 것을 바라지 않기에 행복해요. 더 이상의 것이 되거나 더 이상의 것을 가지려 하지 않아요."
나는 오늘 내가 사는 곳에서 고양이를 다시 만났다. 이 책을 읽고 나서일까? 고양이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내가 한 말들을 잘 들어보았니?'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고양이는 원래 말을 할 줄 아는 동물이었어..이제부터 널 볼 때마다 너에게서 배운 교훈들을 떠올릴께..
고양이의 움직임에서 그의 신중함을 다시 바라본다. 내가 대하는 모든 고양이는 나에게 루푸스이며 삶의 지혜를 계속 일깨워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