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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 모리









언젠가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게 다였다.

그리고 다시 읽게 된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인가, 슬프되 슬프지 않다.

많은 책들이 말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그렇지만 그것을 보여준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러한 사실들을 자신의 몸으로 몸소 보여준 이들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나 역시 자신이 없다.

나의 중심은 '인간'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중심이라는 것이 서야

내가 바로 설수 있다고 믿기에 많이도 고심했다.

난 무엇을 중심으로 살아가야할까?

그리고 어느 시점에 되면 그 사람에게 항상 묻는다.

"너의 인생의 중심이 무엇이니?"

가족, 돈 ...

그 때 내가 준비해놓은 대답은 "인간"이다.

그 인간들에게 있어서 내가 무언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너무나도 많은 모순이 있다.

이유는 내가 바로 서야 한다는 이유인데,

내가 바로 서야 한다는 명목하에 나는 이기적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리고 또한 "사랑"이라는, "인간"이라는 이름과는 또 멀어지기도 한다.

모리교수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했으나

사실은 자신이 없다.





"나는 죽어가고 있지만, 날 사랑해주고 염려해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잖나.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산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고등학교 시절에 누군가가 물었다. 너에게는 진정한 친구가 셋 있느냐고. 그당시에 아주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했다. 나의 그 무모함이 진정 부럽고도 부끄럽다. 나는 이제는 알겠다. 그 대답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는가를. 나는 지금도 좋은 친구를 여럿 두고 있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진정한 친구 셋과 현재의 셋은 다르며 나는 그 친구들 역시 믿긴 하지만 영원성을 믿지는 않는다. 나도 변하고 그들도 역시 변하며 그 주변의 환경도 변하는 것이다.



"무슨 레슬링 경기같네요"
"레슬링경기라, 그래. 인생을 그런 식으로 묘사해도 좋겠지."
교수님은 웃음을 터뜨린다.
"어느 쪽이 이기나요?"
난 어린 학생처럼 묻는다.
그는 내게 미소짓는다. 그 주름진 눈과 약간 굽은 이를 하고서. "사랑이 이기지.언제나 사랑이 이긴다네.

사랑이 언제나 이긴다...
그 사랑이라는 이름의 형체가 있다면
믿고 싶고 내가 그 사랑을 이기게 하고 싶다.
이 모리선생님의 이 자신감이 부러울 뿐이다.
그것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겠지만.



모리 선생님이 미소지었다.
"미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걸리느냐고 물었지. 하지만 내가 이 병을 앓으며 배운 가장 큰 것을 말해줄까?"
"뭐죠?"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우린 알고 있다. 그 이론은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은 받을줄만 알고 그것을 줄 줄 모른다.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아집으로 인해 줄 줄만 알고 받을 줄을 모른다.
또한 받고도 받은줄 모르기도 한다.
그리고 받은 이들은 그것이 빚이라고도 생각하는 것 같다.

언젠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보고서 많이도 울었다.
한 소년이 사랑공식을 만들어낸다.
자신이 세사람에게 아낌없는, 조건없는 사랑의 형태의 도움을 주고
그 아이는 그 사람들에게 말하길, 누구에게든
세 사람에게 그 사랑을 다시 주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사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소년은 좌절한다. 그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
다들 마음을 여는 것이 쉽지 않고 공식의 고리가 한 부분이
끊어지면 그것은 또한 이루어지기 어려움이다.
그러나 그 사랑의 이름은 널리 퍼진다.
게다가 그 공식을 이끌어내도록 한 선생님조차도
사랑은 가르치되 사랑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지만
이 사랑은 선생님마저도 변모하게 한다.

그러나 소년은 죽는다.

그리고 이 일파만파로 전달된 사랑의 도움을 받은
수많은 이들의 촛불행렬이 이어지면서 영화는 막이 내려진다...


"세상 사람들은 젋음을 강조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잘 들어보게. 젋다는 것이 얼마나 처참할 수 있는지 난 잘 알아. 그러니 젊다는 게 대단히 멋지다고 말하지는 말게. 젋은이들은 갈등과 고민과 부족한 느낌에 늘 시달리고, 인생이 비참하다면 나를 찾아오곤 한다네. 너무 괴로워서 자살하고 싶다면서...."

나도 그처럼 젊음을 시기하지 않을 그 안정감있는 중년이 노년이 되고 싶다.
여유를 즐기면서 웃으면서 젊은이들에게
그것은 "지금의 사치"라네..라고 "젊음의 특권"이라면서
젊음을 부러워하지 않는, 그런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아는 한 젊음을 다시 돌리고 싶어하지 않고 그 삶을 인정하는 이들은
분명히 안정감있고 젊은이들에게는 매력을 느끼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아직은 자신이 없다.
아직은 내 미래가 두렵기 때문일까?





오늘의 추천도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엘봅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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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님 2004-04-2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황제를 위하여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2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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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위하여

이문열은 과연 소설가이다. 그리고 사람의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작가이다. 한때는 그의 매니아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도 있었으며 고교시절에 읽은 그의 <사람의 아들>은 나의 인서에 많은 영행을 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 당시에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그 소설을 기억한다. 그러나 <선택>이후의 실망스러운 이문열의 작품들로 인하여 이문열의 소설은 억지논리로 무장한 글일 뿐이었다. <황제를 위하여>를 다시 손에 잡기는 쉽지가 않았지만 한번 잡은 소설을 덮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황제’라는 천명을 받은 이와 우리 현대사를 가로질러가는 모습은 더없이 환상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황제의 뒤를 마냥 쫓다가 격변의 현대사에서 다시 그 황제를 발견하는 모습은 전철에서 갓을 쓴 선비를 보는 것처럼 조화가 되지 않는다. 2차원의 뛰어난 이가 3차원에 나타나는 공상영화처럼 느껴지지만 나는 황제의 편이기도 하고 황제의 다른 편도 되어있다. 어느 한편을 감히 무시하지 못하고 이야기는 흘러가게 된다. 소설은 황제의 일대기처럼 흘러가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황제의 실록을 접했던 되었던 학자의 한마디는 작은 반전으로 다가온다. 세상 사람들이 황제를 미쳤다고 하는데 그것이 정말이냐고 묻는 학자의 물음에 망설이더니 열여섯에 머리를 상한 뒤 6․25를 전후해서는 차츰 정신을 찾았으나 그렇게 계속 행동한 이유인즉

<믿음이라는 것은 수(數)에 있지 않다. 단 하나라도 내게 내려진 천명(天命)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 한, 내 스스로 그들을 상심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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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1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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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김형경

 


반대로 자기 중심적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사랑하지. 빈틈없는 자기애를 바탕으로 항상 자신을 새롭게 하고, 또한 그 신선함으로 상대방을 긴장시키지. 자기를 사랑하는 만큼 상대를 사랑하는 거야. 그런 사랑은 부담스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긴장과 탄력을 유지하지. 너라면 고통을 주는 사랑과 긴장감을 주는 사랑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니?


김형경의 소설은 대체로 항상 제목이 길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긴 제목은 의미심장하게 뇌리 속에 남는다. 그래서 이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지만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 역시 제목은 알고 있다.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면 운다’ 그리고 제목만으로 여운과 호기심이 든다.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역설이다. 우리 인생 속의 역설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칼국수에는 칼이 없듯이 이름 그대로의 형상에 속지 말지어다. 이름은 이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지도 모른다. 인생에는 무언가 있을 것 같지만 아무 것도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을 지 모르는 인생에는 역설처럼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가봐야 아는 것이고 우리는 항상 지나고 나서야 역설적인 일상이라든지 지나온 과거의 의미를 깨닫는다. 여기의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힘들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인 듯 격정의 젊음을 지나왔지만 그들의 인생의 앙꼬로서 그 젊음이 기억이 된다. 그러나 또 그것이 큰일인 양 호들갑떨었던 젋은 날들은 또 지금의 아무것도 아닌듯이. 이야기는 역설적이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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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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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헝가리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는 고인이 된후에야 이 작품등으로 더 빛을 보게 된 작가이다. 재발간 이후로 독일 등지에서 최고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내용은 간단하지만 그 안에서 꿰뚫고 있는 삶의 모습은 간결하지만 던져주는 바가 크다.

“모든 일이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세.(...)누구나 스스로 일을 자초하기 마련이지. 스스로 자초하고, 불러오고, 피할 수 없는 일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네. 인간이란 원래 그렇다네. 자신의 행위가 치명적이라는 것을 처음 알면서도 그만두려 하지 않아. 인간과 운명, 이 둘은 서로 붙잡고 사로 불러내서 서로를 만들어내 간다네. 운명이 슬쩍 우리 삶으로 끼어든다는 말은 맞지 않아. 그게 아니라 우리가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오고, 또 우리는 더 가까이 오라고 청하는 걸세.”

“어느날 우리의 심장, 영혼, 육신으로 뚫고 들어와서 꺼질 줄 모르고 영원히 불타오르는 정열에 우리 삶의 의미가 있다고 자네도 생각하나? 그것을 체험했다면, 우리는 헛산 게 아니겠지?”

한 노인은 41년을 기다려온 다른 한 노인을 맞는다. 다른 한노인은 콘도르, 주인공의 젊은 시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우정의 존재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날 갑자기 도망치듯이 떠나고 그리고 세월을 인내하면서 주인공은 그것에 대해서 계속 고민해온다. 그리고 41년이 지난 후에야 돌아온 그에게 묻고자 한다고 하지만 주인공의 독백으로 그 의문의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그들에게 허무를 남겨준, 아니면 나름대로의 다른 의미를 준 사건들 속에서 그들과 우리는 인간의 운명과, 정열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의 회한 어린 고백 속에서 우리 인간의 어쩔수 없는 본성과 이 본성에서 비롯되는 운명에 대한 깊은 인식을 볼수 있다. 우리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안다 해도 대부분 원하는 것과 다르게 행동한다. 왜?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진정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에 사회보다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 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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