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위하여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2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황제를 위하여

이문열은 과연 소설가이다. 그리고 사람의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작가이다. 한때는 그의 매니아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도 있었으며 고교시절에 읽은 그의 <사람의 아들>은 나의 인서에 많은 영행을 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 당시에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그 소설을 기억한다. 그러나 <선택>이후의 실망스러운 이문열의 작품들로 인하여 이문열의 소설은 억지논리로 무장한 글일 뿐이었다. <황제를 위하여>를 다시 손에 잡기는 쉽지가 않았지만 한번 잡은 소설을 덮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황제’라는 천명을 받은 이와 우리 현대사를 가로질러가는 모습은 더없이 환상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황제의 뒤를 마냥 쫓다가 격변의 현대사에서 다시 그 황제를 발견하는 모습은 전철에서 갓을 쓴 선비를 보는 것처럼 조화가 되지 않는다. 2차원의 뛰어난 이가 3차원에 나타나는 공상영화처럼 느껴지지만 나는 황제의 편이기도 하고 황제의 다른 편도 되어있다. 어느 한편을 감히 무시하지 못하고 이야기는 흘러가게 된다. 소설은 황제의 일대기처럼 흘러가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황제의 실록을 접했던 되었던 학자의 한마디는 작은 반전으로 다가온다. 세상 사람들이 황제를 미쳤다고 하는데 그것이 정말이냐고 묻는 학자의 물음에 망설이더니 열여섯에 머리를 상한 뒤 6․25를 전후해서는 차츰 정신을 찾았으나 그렇게 계속 행동한 이유인즉

<믿음이라는 것은 수(數)에 있지 않다. 단 하나라도 내게 내려진 천명(天命)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 한, 내 스스로 그들을 상심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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