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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평점 :
10대 키워드들이 공통으로 의미하는 것은 경기침체,
SNS, 계속되는 사건사고에 대한 사회적 트라우마로 인한 불안과 불신이다.
‡ 경기침체
= 플랜Z소비, 램프증후군, 브랜드의 몰락, 원초적 본능, 있어 보이게
‡ SNS = 램프 증후군, 1인
미디어 전성시대, 브랜드의 몰락, 있어 보이게, 아키텍키즈, 취향 공동체
‡ 사건 사고 = 램프 증후군,
아키텍키즈, 미래형 자급자족
지난 고도성장기의 대한민국은 항상 수요가 초과하는 상황이었다. 상품이 부족하니 생산하는 대로
소비됐고, 주택이 부족하니 집값은 항상 오르고, 자금이 부족하니 이자율은 높았으며, 인력이 부족하니 젊은이들은 쉽게 취직됐다. 하지만 발전연대의
성장 공식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모든 분야이서 공급이 과잉되며 소비 부진, 취업난, 물가하락 등 경기 침체의 나선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플랜 Z 이다.
플랜 A가 원래의 생각과 의도대로 일을 진행하는 '최선의 대안'이고, 플랜
B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의 방향과 목표를 수정하는 '차선의 대안'이라면, 이것도 저것도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최후의
방안', 즉 구명보트 전략도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플랜
Z라는 개념입니다.
플랜 Z 소비는 무조건 아끼고 긴축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수입 속에서 '적게 쓰지만 만족은 크게 얻으려는 전략'을
말합니다.
미디어의 발달로 풍요로움과 '좋은 것'에 대한 소비 열망이 높아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B급 상품, 리퍼브 매장, 샘플세일, 소분시장
등을 통해 살 것은 사는 전략, 앱테크와 미끼상품을 활용해 푼돈이라도 개미처럼 긁어모르는 전략, 그리고 집에서 스스로 해결하며 혼자 노는
전략(예) 나노블럭,컬러링북,)에 이르기까지, 플랜 Z 소비는 기본적으로 계속되는 경기침체의 결과지만 장기적으로는 합리화, 선진화하는 소비
관념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불황이 극심했던 2009년,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에서는 '어슈어런스(보증)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자동차를 구매한 뒤 1년 이내에
실직할 경우 차를 무상으로 반납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실직자가 급증하던 미국 소비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며, 이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하나의 플랜 Z 구매를 가능하게 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B급 상품보다 우리가 더 자주 접하는 상품이 바로 대형 마트들의
PB상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롯데마트의 '통큰','손큰'시리즈가 대표 사례이며 이마트는 기존 PB보다 더 저렴한
'노브랜드' 상품을 출시해 대박이 났습니다. 이마트 가면 꼭 사야할 품목 BEST 10 안에 이마트 노브랜드 버터쿠키가 있으니- 말 다했죠.
감자칩도 43일만에 25만개가 팔렸다고 합니다. 이 둘을 다 사본 1인으로서 가격대비 퀄리티가 매우 좋아 놀랐습니다.
이렇게 자본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꿀팁'과 '야매'로 무장해 있어 보이게 만드는 능력자, 그들이 바로 '있어빌리티'입니다. 올해를 강타한 허세-와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돈과 센스, 인맥으로 과시합니다.
허세 소비의 정점엔 캠핑 시장이 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여유를 즐기잔 캠핑의 본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과시와 허세의 장으로 변한지 오래이지요. 제 친구도 카스에 무슨 보따리 사진을 잔뜩 올렸길래 뭔가 봤더니 2천만원어치 지른- 캠핑
장비들이었습니다.
있어 보이게 포장하는 두번째 유형은 센스를 연출하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도
빈티지한 느낌이나 킨포크 스타일을 살려 "프레임 안"에서 환벽하게 연출해내는 것입니다.
있어 보이고 싶은 마지막 아이템은
인맥입니다. 고급 인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예를 들어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부산을 방문한
배우들이 머무는 호텔에 찾아가 자신도 숙박을 한다거나, 인기 연예인이 다니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고 그것을 SNS에 올려 만족감과 동조심리를
느끼는 것입니다.
소비가 한단계 진화하며 '착한
소비'를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일방적인 물질적 기부가 아닌 공감과 공유, 교환을 통해 나누는 것이지만,
'착한 소비'가 상업주의와 결합되어 본래 취지가 흐려지면서 착하게 소비하기 위해 비싸게 값을 치뤄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발생하고 있어 기부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착한 소비의 새로운 국면을 '연극적 개념소비'라고 합니다.
한 예로 에코백은 애초에 천이나 헝겁을
재사용하여 환경오염을 줄이고자 나온 친황경 가방입니다. 근데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스타일이 더해지고, 브랜드와 결합하면서 고가의 명품으로 판매되어
에코백의 본질적인 의미를 변질시켰고 결국 '비싼 쓰레기'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에코백을 메고 1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든 소비자의 모습은 개념소비의 주인공
같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에코백과 커피 텀블러 모두 고가의 브랜드이다. 친환경적이라고 칭찬해야 할지, 사치스럽다고 비판해야 할지
모호하다.
착한 소비가 과시 대상이 되어서도, 선한 의도가 장사 수단으로
변질되어서도 안되겠습니다!!
아키텍 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어린 자녀들은 빌딩 건축하듯 하나씩 하나씩 공들여 키운다는 의미로 건축의
'아키텍쳐'와 아이의 '키즈'를 붙여 '아키텍키즈'라고 명명한다. 부모의 계획에 따라 설계된 도면을 바탕으로 검증된 공법을 총동원해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이 바로 '아키텍키즈'이다.
고도성장기인 1980년대에 태어나 본격적인 치맛바람, 바짓바람 속에서
성장한 1세대가 이제 스스로 부모가 되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육아에 대한 정답을 찾기 시작했다. 자녀를 잘 키우고 싶다는 욕망은 이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한번도 사그라든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젊은 부모들은 조금 다르다. 몸을 만들어 임신하고, 임신과 동시에 예비엄마들은 출산
준비물 리스트를 출력해 하나 하나 체크하며 준비한다. 사야 할 물건들도 정해져 있다. 너도 나도 산다는 국민 00으로 말이다.
"생후 23일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하는데 어떤 옷을
입혀야 할까요?"
'맘스홀릭베이비'카페에 올라와 있는 질문이다.
우린 엄마세대완 다르게 결혼 전까지 핵가족 속에서 자라며 '사회인'이 되기
위해 국영수를 공부했고, 직장인이 되어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 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었다. 핵가족이고, 친정이나
시댁 어른들이 아이를 봐주는 경우가 줄어들면서 젊은 엄마들은 조언을 구할 곳을 찾았고 손쉽고 빠르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았다.바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서 말이다.
학력 수준과 문화자본이 높아진 똑똑한 젊은 부모들은 아이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기르는 경쟁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포기하며 경력 단절을 감수하고 육아에 뛰어든 엄마들은 자신들이 몰두하던 직장 생활에서의 성취를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회사생활하듯 맹렬하게 육아활동에 몰두한다. 이전까지 '사회인'이 되기 위해 발달되어온 그들의 사고방식, 가치관, 행동
양식 등이 '엄마'가 되어 임신, 출산, 육아를 하면서 그대로 이어지는 현상인 것이다.
나도 첫째를 낳고 아이가 스케줄대로, 먹었으면 트림하고, 조금 놀다
안아주면 바로 자고.. 정해진 틀과 시간에 맞춰 생활하길 원했고, 몇달 안에 나는 로봇이 아닌 사람을 키운다는걸 뒤늣게 깨달았다. 그리고 이
아이는 세상이 처음이라는거. 모든게 처음이라 서툴고, 무섭고, 낯설 수 밖에 없을 것을. 아이를 키우며 깨달았다. 엄마가 되기 전 자기주도적
인생(솔직히 말하면 개인주의적?이기적)을 살았고, 엄마가 되어서도 자아실현의 노력이 육아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1살, 2살 나이를 먹으며
엄마인 나도 1살, 2살 같이 나이를 먹고 있는 만큼 깨닫는 바가 많아진다. 이렇게 성숙해져 가는 거겠지.
그러길 바래본다.
과거 성장기의 성공 체험을 과신해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고, '원숭이처럼 현명하고 신속하게' 경기침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한 해가 되기를...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몇자 적어본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