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 영화에 드러난 삶의 속살
윤창욱 지음 / 시그마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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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CA(특별활동) 영화감상부에 들어가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게 됐다. 어떤 영화를 봤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그 시간이 아주 좋았던 기억은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 뒤로도 매주 영화를 보며 지냈다. 첫째를 임신하기 전까지. ㅎㅎ

 

아이를 가지면서 입덧이 심하게 왔고 영화관만 가면 먼지 때문인지 두드러기가 나고 호흡이 곤란해 갈 수가 없었다. 전화위복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오락과 재미 위주로 영화를 보던 내가 그 뒤로는 개인적으로 감명 깊었던 영화를 다시 보거나 전문가가 추천하는 작품성이 좋은 영화 위주로 감상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감명 깊게 본 영화의 공통점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세상 혹은 타인에게 상처받고 괴로워한다. 노트북, 블러드 다이아몬드, 밀양, 동주, 이터널 선샤인, 도가니, 변호인, 이프 온리, 어톤먼트 등 장르가 다양한 것처럼 상처 또한 제각각이다. 모두가 행복을 꿈꿨지만 사랑이, 믿음이 상처가 되어 돌아왔다. 상처에 경중을 따질 수 있을까? 나는 마음 아프게 봤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을 터, 누가 더 아프다 견줄 수 없는 상처이기도 하다.

 

《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이 궁금했던 건 좀 더 철이 들어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지, 영화를 통해 타인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삶을 꿰뚫어볼 통찰력 같은 게 생기진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어땠냐고? 답을 이야기하기 전에 조금 더 수다를 떨어야겠다. ;)

 

우린 종종 타인의 상처에 관대하게 굴 때가 있다. “야 너 정도면 괜찮은 거야!”, “넌 남편에 애도 둘이나 있잖아. 일하는 것도 아니고 뭐가 힘들어?”, “으이그 시집 잘 간 년~ 역시 젊었을 때 논 애들이 시집 잘 간다더니 딱이라니까.” 친한 사이여도 굳이 이런 디스를 대놓고 하거나, 친구이기에 용기 내 고백한 고민을 두고 소금 어택을 즐겨 하는 친구가 꼭 무리 중 한둘 있다. (이 친구는 내 남편을 만나본 적도 없고 연락도 일 년에 한번 할까 말까 한 사이인데 이리 말한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이야기를 보니 영화 속 시가 그녀를 떠올리게 했다.


흠결 없는 처녀 사제는 얼마나 행복한가!
세상은 그녀를 잊고, 그녀는 세상을 잊어가네.
티끌 없는 마음의 햇살이여!
기도는 허락되지만, 소망은 내려놓는구나.
- 시 ‘이터널 선샤인(영원한 햇살)’

 


왜냐고?
그 친구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출산과 동시에 세상 모든 엄마를 존경하게 되고 그게 아주 많이 티가 난다. ㅎㅎ
난 지금 그 친구에게 신이다. 그러니 신과 같은 넓은 아량으로 받아줘야겠지.
영화도 좋지만 역시 경험만 한 게 없나 보다. 물론, 영화 덕분에 먼 길 돌아가지 않고 답을 얻은 셈이지만. ;)

 

책이 소개해 준 <오래된 정원>을 보며 내일은 좀 쉬어야겠다. 이 영화를 보면 아마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유일하게 ‘주인공이 미운데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 아내이자 엄마의 입장에 과하게 몰입한 나머지 책을 읽으면서도 속이 부글부글 끓다 못해 화가 났더랬다. 영화를 끝까지 잘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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