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실록으로 읽다 실록으로 읽는 우리 문화재 2
최동군 지음 / 도서출판 담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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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으로 읽는 궁은 어떤 모습일까?"

조선왕조실록은 긴 역사를 담고 있는 만큼 888권이라는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우리의 자랑스런 유산입니다. "유산은 지켜주는거지 함부로 들춰보는게 아니야~~" 싶은 농담이 절로 나오는 분량이지만 실록을 적절히 잘 발췌해 재미있게 엮어 놓은 책들이 여럿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죠? ㅎㅎ

 

 

창덕궁은 조선왕실이 가장 오래 머문 궁궐입니다.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면서 경복궁과 한양의 지세 문제(=터가 안좋다)로 도읍을 다시 개경을 옮겼다가 태종(이방원)이 한양으로 재천도하면서 법궁(정궁)인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을 새로 지어 이사오게 됩니다. 이복동생들의 피가 묻은 곳, 자신의 정적이 건설한 궁이니 싫어할만도 하지요.
 
공식적으로는 경복궁이 법궁이지만 태종 외에도 많은 왕들이 실제로 기거했던 곳인만큼 기구하고 긴 역사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경복궁은 다소 FM스러운 건축 그러니까 왕만 생각한 건축이었지만 창덕궁은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해 본래 지형을 훼손하지 않았고 주변과 어우러지게 설계하고 만들어 무척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궐 내 역사는 화려한만큼 붉었습니다.
 

 

태종12년 5월 22일
도성 좌우의 행랑이 완성되었다. 궐문에서 정선방 동구까지 행랑이 472칸이고, 진선문 남쪽에 누문 5간을 세워서 돈화문이라고 이름하였다.

돈화문은 동궐도를 보면 가장 좌측 아래 노란 느티나무가 있는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요. 돈화문이 의미있는건 바로
'5문3조'이기 때문이에요. 아시죠? 황제의 궁궐은 5문, 왕의 궁궐은 3문이잖아요. 경복궁의 광화문, 덕수궁의 대한문, 경희궁의 흥화문, 창경궁의 홍화문 모두 3문인데 돈화문과 중국 천안문은 5문입니다.
그럼 근정전은? 사실 3문인데 5문인 것처럼 효과(?꾀?)를 낸 거라고 해요. 월화문, 일화문을 만들어 5문효과를 낸거죠. 중국에게 절대 굴하지만은 않겠다는 마음 속 의지가 엿보이죠. :)

순종 1년 3월 10일
돈화문 밖으로 거둥하여 각 학교들과 일반 백성들의 등불 행렬을 관람하였으며, 만세를 축원하는 의식을 가졌다. ....

조선시대에도 촛불집회가 있었어요. 물론. 조금 더 크고 강해보이는 '등불'이었지만 초가 없었으니 지금의 촛불과 비슷하다 해도 되겠지요. 이 행렬은 다행히도 고종의 만수무강을 축원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비록 드라마나 영화에선 궐 안의 이야기, 왕의 모습만 보여주지만 이렇게 서민들과 왕이 화기애애할 때도 많았겠죠?

정조 즉위년 9월 25일
규장각을 창덕궁 금원의 북쪽에 세우고, 제학, 직제학, 직각, 대교 등 관원을 두었다. ...

돈화문을 지나 숱한 조선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인정전, 왕의 서재 겸 사랑채, 조선왕실 가족들이 여생을 보내거나 임종을 기릴 때 머물던 낙선재를 둘러보다 제 마음이 확~ 꽂힌 곳은 역시나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부용지였어요. 부용지에는 부용정, 규장각, 주합루, 영화당이 있습니다.

이 중 규장각이 가장 유명하지요. 정조가 즉위한 해에 곧바로 설치하고 관리직에 서얼 출신을 기용, 초계문신 제도를 도입한 곳이 바로 규장각이에요. 초계문신 제도는 이미 과거를 거친 사람 중 낮은 직급 출신으로 27세 이하의 젊은 인재를 뽑아 임금에게 재가를 받고, 3년 정도 특별 재교육을 시키는 제도였어요. 세종 때의 독서사가제(문신이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유급휴가)와 비슷하게 운영되었지만 정조가 친히(;;;) 강론에 참여하거나 직접 시험을 보여 채점하기도 할 정도로 아주 타이트하게 관리, 운영되었다고 해요. 공부 못하면 유배 ㅜ_ㅠ지만 왠지 엄청 탐나는 건.. 제가 시대 감각이 좀 떨어지는 걸까요.(누가 유배 좀 시켜줬으면 싶은 걸까요. ㅎㅎ)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쓸 때까지도 전 규장각과 주합루가 같은 건물인지 몰랐어요. ㅡ.ㅜ 역사무식자라서 그렇겠지만 눈썰미도 참 없나봅니다. 한옥은 1층이 답인줄 알았다는게 핑계가 될까요. 궐 내에 2층 건물이 있었지 뭐에요. 1층이 왕의 책을 보관한 규장각, 2층은 열람실인 주합루! 저 멋진 곳이 도서관이라니 더 부럽네요~ 역시 궁궐은 클래스가 다르구나 싶지요. 

책은 대체로 꼼꼼해요. 근데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그림으로 이어지진 않아서 빈 공간은 스스로 메꿔야할 것 같아요~ 학습용은 원래 이런 맛에 읽는 거겠죠? :)
 가을엔 공부 좀 해서 궐로 놀러가 보아요~~~~ 
(놀러가려고 공부한건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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