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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2 - 빼앗긴 세계문화유산 ㅣ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2
김경임 지음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아직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문화유산의 슬픈 사연이 담긴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2》.
저마다 품고 있는 사연은 모두 절절한데 스토린 또 아주 다르다. '기구한 운명'을 알고 나니 골동품 보듯 하던 시선이 싹 사라진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깃든 '이야기'를 알고 나면 예전처럼 대충 보고 적당히 대할 수가 없다. 자꾸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이런 마음이 생긴 게 다행인 걸까 싶다가도 십 대에 이런 시각을 가졌다면 세상을 그리 거칠고 어둡게만 보진 않았을 텐데 싶어 아쉬움이 든다. 내 아이도 지금의 나와 같은 마음을 품고 세상을 바라보고 대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간절하다.

눈길이 간 네페르티티 왕비의 흉상.
네페르티티는 이집트어로 '미인의 출현'이란 뜻이며 기원전 14세기경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인 아멘호테프 4세의 왕비이다. 1912년 발굴된 흉상으로 그녀는 죽어서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몸이 생겼다. 몸체는 헝가리 예술팀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출품한 청동 조각상이다.
아름다운 외모에 비해 너무나도 현실적인 몸이 어울리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문화재를 조롱하고 있는 것 같다. 1백 년 가까이 문화재 반환으로 분쟁 중이었던 이집트는 당연히 반발했고 이 일로 분쟁이 폭발했다. 그동안 '유물의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문화재 반환을 거부했던 독일은 이렇게 자신들의 아둔함, 어리석음, 오만함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아직 유물을 반환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실제로 반환되기 어려운 유물로 손꼽히기도 한다.
'네페르티티의 몸'이 전시되었던 제50차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테마가 '꿈과 갈등'이었는데 이 테마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그녀의 아름다움이 더 짠하게 와 닿는다. 그녀의 꿈이 두 나라의 갈등으로 인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걸 보니 미녀라고 모든 걸 가질 수 있는 존재는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