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과 시민불복종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정치평론집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서경주 옮김 / 지에이소프트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하면 함께 언급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그의 삶에 영향을 끼친 멘토 혹은 벗들. 그 중 하나인 존 브라운은 헨리 D. 소로처럼 깨어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존은 백인으로 태어났지만 흑인노예를 반대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고스란히 물려 받았습니다. 존의 아버지는 행동하는 흑인노예 반대파로 주인과 고된 노동, 학대로부터 도망쳐 해외로 도피하려는 흑인 노예들을 숨겨주고 거둬주었으니 존에게 끼친 영향이 꽤 컸으리라 짐작됩니다.

 

존 브라운(애칭: 캡틴 존)의 애초 계획은 '하퍼스 페리' 무기고를 습격해 무기를 털어 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습격은 실패로 돌아갔고 그 자리에서 아들 둘과 동료들을 잃고 존 브라운은 결국 처형되고 맙니다.

 

무기고를 습격한 지 2주 뒤인 1859년 10월 30일부터 존 브라운이 처형된 1859년 12월 2일까지 반복된 연설이 바로 『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입니다. 이 외에도 《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과 시민불복종》에는 『존 브라운의 최후의 나날들』과 『존 브라운 교수형 이후의 논평』, 『시민불복종』과 해설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두고 헨리 D. 소로는 "녹슨 칼이나 칼집에서 칼을 꺼낼 수 없는 무능으로 우리의 평화를 공언하지 말고 최소한 평화가 스스로 칼을 갈아 날카롭게 빛나도록 하자."며 평화주의자들의 무저항을 복종으로 간주하며 존의 행위를 '조국이 옳지 않을 때 조국과 맞서는 용기를 보여주었다.'고 평했습니다.

 

'자유의 종'을 울리기 위해선 종을 힘껏 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민주주의를 되돌아보며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국민 의식이 많이 고취 되긴 했습니다만, 많은 이들이 그간 축적된 피로에 현 정권에 대한 신뢰가 더해져 정치에서 한걸음 물러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이 달콤한 휴가가 얼마나 갈까요? 우린 정말 쉬어도 괜찮은 걸까요?..

 


그런데 평화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폭력으로 흑인노예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캡틴 존을 소로가 지지한다?

 

이 전부터 해소되지 않던 의문이 있었습니다. 전 『월든』을 읽고 소로가 평화주의자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그가 무력으로 자기 의사를 표출하는 이를 지지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헨리 D. 소로의 책을 여럿 읽었고 나름 공부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오해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위인전도 역사책처럼 여러권을 읽어야 퍼즐이 맞춰지나 봅니다.)

 

저는 그 동안 소로의 글을 통해 생명을 중시하는 자연주의자의 모습만 보았기에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에 쓰일 세금을 내지 않아 투옥(시민불복종을 쓰게 된 계기이지요.)된 것이 '전쟁 혹은 살육, 폭력'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라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한데 실은 멕시코를 정복해 노예제도를 인정하는 지역이 확대되는 것이 싫어 멕시코와의 전쟁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은 분명 지조있고 남다른 용기와 깊은 인간애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동시대를 사는 다른 인간의 복리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었던 수 많은 영웅들처럼 캡틴 존 또한 교수대에서 처형되는 순간까지 자신의 소임을 다 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윤동주와 송몽규처럼 글로 사람들을 고취시키는 이가 있는가 하면 행동으로 앞장서서 다른 이들을 이끄는 이도 있습니다. 이처럼 글과 행동은 고귀한 것과 천박한 것으로 나누어 우열을 가릴 수 없습니다.

 

그의 무력은 누군가에게 원한을 갚거나 복수하고 응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노력이었습니다.

 

 

 

+

책 중에 존 브라운의 아내에 대해 짧게 언급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옥중에 있는 브라운을 면회한 부인은 그가 체포될 때 입었던, 온통 칼과 총검에 찢기고 뚫린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 부인은 감옥에서 그런 옷들을 꿰매며 시간을 보냈고 기념품으로 피 묻은 핀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며느리의 입장에서 본 아버님의 (노예들을 숨겨주고 거둬준) 노력과 위기의 순간들, 남편의 위태위태한 행동과 언사들, 두 아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된 사상을 지켜보고 결국 하퍼리 무기고 습격 중 아들 둘을 잃어야 했던 어미의 마음을 아무리 엿보려 해봐도,,, 그녀의 강인함이 상상되질 않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일생을 바친 온 가족의 노력을 엿보기엔 너무 감질났습니다. 고증할 자료만 있다면 그의 아내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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