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예술 -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침묵을 배우다
알랭 코르뱅 지음, 문신원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말하는 침묵은 다양하다. '깊은 우물 속'같은 적막함이었다가, 새싹이 돋아나는 순간 같았다가, 어느새 순수하고 차분하고 선량해지기도 한다. 과거 예술가들에게 침묵은 필수 코스쯤 되는 걸까. 『침묵의 예술』 속에는 예상외로 무척 많은 예술가와 작품들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침묵에 대한 예찬론을 마구잡이 식으로 펼쳐 놓은 책은 아니다.

 

 

세상이 지금보다 30데시벨쯤 더 조용했던 시대를 살던 작가들이 고전에 투영시켜 놓은 자신들의 '침묵'을 보고 있노라니 침묵이 더 멀고 아득하게 느껴졌다. 바꾸어 말하면 친근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침묵은 자연을 마주하는 순간, 신께 조아리는 시간, 글을 쓰는 순간으로 일상에 녹아들어 있었지만 내게 침묵은 시간을 쪼개고 애써 찾아야 겨우 누릴 수 있는 사치에 가깝다 느낄만큼 낯선 것이다.

세속에 물든 나를 이제 그만 받아들여야겠구나 생각이 들던 차에 소로(월든 저자)가 "짠!"하고 나타나 주었다. 그나마 친숙한 작가를 통해 침묵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한결 마음이 가벼웠지만 그도 길지 않았다. 발뒤꿈치를 한껏 들어 올리고 그들의 세계를 훔쳐보려 열심히 노력했지만 넘사벽은 역시 넘.사.벽인가보다.

결국 책 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왜 나는 책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맨 걸까. 글을 이해하기 위해 단락마다 세 번씩은 반복해서 읽은 것 같다. 한번 더, 한번만 더 읽으면 알 것 같은데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 이 책을 완전히 이해했다 말할 자신이 없다. 다만, 읽을 수록 뿌연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들어 더 읽어볼 참이다.

침묵의 밀도가 촘촘한 그들의 세상이 부러운 밤,
내게 침묵이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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